먼지, 진흙, 태양 그리고 비

이것이 산티아고 가는 길이다.

수많은 순례자들이

수 백 만년의 세월동안 이루어온 길.

순례자여, 누가 너를 부르는가?

별이 빛나는 벌판도 아니고

대성당들도 아니고

나바레 사람들의 용감성도 아니고

라 리오하 지방의 포도주도 아니고

.

.

.

나헤라 마을을 지나며

순례길 13일차

나무 사인판 위

노란 화살표 따라 길을 걸으며 . . .

나헤라 마을 도착하기 전

쉼터가 나타났다.

눈에 띄는 태극기 모습

이 태극기와 

그 아래 적힌 글은

지난 번 프랑스 피레네 산의

성모상 아래에서도 보았던 것인데?

그 누군가 이 길에서

나보다 며칠 앞서 걷고 있는

한국인이 있는가보다.

4/12/ 2015  라고 적힌 

예전과 같은 날짜. . .

아무튼 대단한 한국인임엔

틀림없는 듯 . . .

나헤라 마을을 향해 걷는 중에

길 담벼락에 시 같은 글들이

적혀있다?

독일어와 스페니쉬로 적혀있는 글들

글은 잘 이해를 못할지라도

이 길에서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길 가는 순례자들의 축복을 비는

내용일 것 같은?

먼지, 진흙, 태양 그리고 비

이것이 산티아고 가는 길이다.

수많은 순례자들이

수 백 만년의 세월동안 이루어온 길.

순례자여, 누가 너를 부르는가?

너를 이끄는 이 알 수 없는 힘이 도대체 무엇인가?

별이 빛나는 벌판도 아니고

대성당들도 아니고

나바레 사람들의 용감성도 아니고

리오하 지방의 포도주도 아니고

갈리시아 지방의 해산물도 아니고

까스티야 지방의 들판도 아닐 것이다.

순례자여, 누가 너를 부르는가?

너를 이끄는 이 알 수 없는 힘이 도대체 무엇인가?

까미노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아니고

시골 풍습들도 아니고

역사나 문화도 아니고

깔사다의 수탉도 아니고

가우디의 궁전도 아니고

폰페라다의 성채도 아닐 것이다.

지나가면서 나는 이 모든 것들을 보았네.

물론 그런 것들을 보는 것은 기쁜 일이었지.

그러나 나를 부르는 음성,

그것은 내 깊은 가슴속으로부터 오는 것이라네.

나를 뒤에서 밀어주는 힘,

나를 이끌어주는 힘,

그것이 무엇인지를 나는 설명하기조차 어렵네.

단지 하늘에 계신 그 분만이 아실뿐.

- 출처 Web-

신부님이 지으셨다는 시 내용이

한국어로도 변역이 되어 있거나

영어로라도 적혀 있었다면

이해가 더 쉬웠을텐데~

아쉬운 마음으로

다시 길을 걷는다.

산또 도밍고 라는 글자와

부르고스 라는 글자

앞으로 지나가게 될 도시이름들

그러기에 

피부로 더욱 와 닿은 이름들

조금 더 걸을까? 하다가

아무래도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 후 걷는 게 좋을 것 같아

 식당으로 들어갔다.

런치타임인지 사람들이 제법 있다~

낮시간인데도

사람들은 주로 와인을 많이 마시고?

@.@

점심식사를 든든히 하고

다시 길을 찾아 걷기 시작~

나헤라는

마을이라기 보다는 크고

도시라기 보다는 작은 그런 규모?

나헤라 마을은

입구에서부터 마을을 나오기까지

계속 자동차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

인도...사람이 걷는 길도 좁고

무언가 옹색하지만

참고 걸어야 할 수 밖에 별 도리 없다.

다리위로 휘날리고 있는

기사들의 깃발들~

무언가 느낌이 다른 분위기?

다리를 건너 순례자 표시를 따라 길을 걸으며 . . .

마치 무슨 굴을 들어갔다 나왔다

미로를 따라 걷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고 . . .

미로같은 골목길을 다 통과하면서

나타나는  넓은 길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노란 화살표를 따라 걷는다.

붉고 커다란 바위산을 끼고 있는 나헤라는

라 리오하주의 주도였다고 . . .

좁은 미로를 빠져 나오니

나헤라의 상징인

기사들의 회랑이 있는 광장앞에 도착.

산따 마리아 라 레알 수도원 앞에서 

무슨 행사가 있는 듯

사람들이 부스를 만드는 모습이 분주하게 보인다.

이 광장에서

무슨 이벤트가 있는걸까?

궁금한 마음 가득하지만

머물지 않고

계속 걷고 . . .

오스트리아에서 왔다는 듀퐁씨 부부

두 사람의 뒷 모습이 전투사들 같아~

그들은 다음 마을인

아소포라에서 오늘은 쉬겠다며

부엔 까미노~ 

인사 한 후

먼저 앞서 가고~

수도원 시계탑은

오후 1시 10분 전을 가리키고 . . .

뜨거운 태양이 머리위에서 빛나는 시간

성당의 꼭대기의 모습을 보며 . . .

지붕위에 자라나는 들풀들이

인상적이다~

수도원 벽에 새겨있는

두 천사들을 보았다. 검을 들고 있는 . . .

그대는 천사가 세상에 있다고 믿으시나요?

네. 저는 천사들이 세상에 있다고 믿습니다.

보이지 않는 날개를 단 천사들을

여러번 만났으니까요

.

.

.

다시 언덕을 오르며

이제 나헤라 마을을 떠난다.

순례길 13일차

4/30/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P.S

그날 나는 

나헤라 마을에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걸었던 지난 시간을 후회한다.

나헤라 마을은 특별하였고

무엇보다 시원한 강물이 흐르는 

상큼한 도시였는데

그날 정한 목적지까지 걸으려 하였던

나의 고집스런 판단으로  

그 하루가 얼마나 고되기도 하였고

산티아고 길 위에 있는 수 많은 마을 중

나헤라 도시만의 

특별한 느낌이 있는 곳도 드물었기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