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나는 흑인인데

자신은 아메리칸이라고 소개를 하자

제프가 진지하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

파란색 반팔입은 프랑스 남자 제프가

미국 콜로라도에서 온 다이아나에게 

" 당신은 진실로 

온전한 아메리칸이라고 생각하는가? "

 라고 . . .

시루에나 마을에 도착하며

순례길 13일차

황토 흙길

그 사이의 억새풀

시간은 늦은 오후

이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길을 걷는다.

걸어야 한다.

걷기 위해서

나는 이 길을 선택하였고

지금 이 길위에 있지 않는가 

.

.

.

물이 흐르는 계곡을 강을 본다.

3층 폭포도 있고? 

물가에 내려가 발을 담그고 싶다.

그러나 마음 뿐 . . .

포도밭 길에 자동차가 서 있다.

이 고요한 벌판에

갑자기 트랙터 움직이는 소리가

울림이 되어  사방에 퍼지고

.

.

.

풍경이 아름다워서

또 해찰을 하고 

.

.

.

언덕길을 오르고 나니

나타나는 마을의 전경

아 저 마을이

바로 시루에나 인가?

골프장을 지나며 . . .

저 멀리에서 골프하는 사람들 모습이 보았다.

평화로운 그림처럼 느껴진다.

일상의 한 부분은 평화가 있는데

길을 걷는 인생은

 육신과의 버거운 실랭이로

끙끙 거린다.

그러나 나도 이 여정이 끝나면

골프장의 사람들 보다 더 평화로운

일상을 만들리라 . . .

골프장 곁에 서 있는

순례자 형상이

참으로 반갑다.

아~

이제 다 왔나보다~

드디어

시루에나 마을 도착~!!!

사실은 산또 도밍고까지 걷고 싶었는데

산토 도밍고까지는 앞으로 6킬로미터를 더 걸어야 한다고.....

그럼 2시간을 더 걸어야 하는데

그 길은 그냥 평길이 아니라

산을 넘어야 한다.

이 상태로는 아무래도

오늘은 이 마을에서 머물어야겠다.

이미 몸이 파김치가 되어버린 상태인지라 

.

.

그런데 마을에 사람도 안 보이고

지나가는 자동차도 없을 뿐더러

그 아무것도 움직이는 물체는 보이지 않는다.

움직이는 물체는

오로지 나 혼자

마치 꿈속에서

가위 눌린듯한 그런 이상한 느낌?

숙소를 찾는 중에

발견한 샘터와 벤치

갈증이 심한 나는 물부터 찾는데

물이 나오지 않는다.

입술이 바싹 마른 채

벤치에 가서 털석 주저 앉았다.

학창시절 800미터 달리기

체력장 준비 한다고

운동장 4바퀴 돌던 그때가 생각난다.

다 뛰고 나서

얼마나 숨이 차고 힘이 들었던가?

그때 내 오장육부가 다 신음하는 것 같았던

그 때의 처절한 상황을

지금 이 시루에나 마을 어느 빈 쉼터에서

다시 겪고 있다니?

얼굴은 온통 일그러지고

몸은 흐늘흐늘 

도마위에서 이리저리 흐느적거리는 거리는

인간 해파리가 되어

벤치에 앉아서

사방을 두리번 거리면서 본 풍경

카페나 바

혹은 알베르게나 호스텔

무슨 팬션같은

아무런 안내표시도 보이지 않을 뿐더러

어디에 있는지도 알수 없고 . . .

더구나

거리엔

사람은 고사하고

움직이는 길고양이조차도

안 보이니

.

.

.

집들이 깨끗해 보이고

새로 조성된 주택단지 같은?

한참을 앉아 있는데

마침 어느 한 가족이 그 앞을 지나간다.

그 가족들에게

알베르게가 어디 있냐고 물으니

한참을 더 올라가면 알베르게가 나온다고

계속 올라가라고?

한참을 걸은 후에

알베르게 사인을 발견

버진 과달루페 알베르게

이 알베르게에 대해서 리뷰를 읽었을 때

그리 좋지 않았기에

다른 알베르게를 찾으며 . . .

떠내려가는 강물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이 마을에 또 다른 알베르게에 대한 홍보글을

오면서 보았던 기억이 나기에

그 곳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 . .

역시

같은 알베르게 홍보

나헤라 마을을 떠나면서

종종 길위에서 보았던

꼬마 순례자가 길을 걷는 형상의

알베르게를 찾아간다.

이 알베르게는

마을 끝이기도 하고

길의 끝에 위치하고 있었다,

빅토리아 알베르게 도착하니

마침 저녁식사 시간이 다 되었다고

바로 식사장소로 내려오라고?

그래도 샤워는 해야겠기에

샤워를 하고 자리에 가니

아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속 오른쪽에 활짝 웃고 있는 제인이

나를 알고 있다고?

어디서 나를 봤냐고 하니

우테르가 알베르게에서 보았다고?

그리고보니

와이파이 비번을 알려주었던?

그렇다고 한다?

"아,,,,그랬구나

그때 콜로라도에서 사촌끼리 산티아고 길을 걷는다고 하였었지?"

기억을 한 나는 반가운 인사를 하고 . . .

무엇보다

낯익은 얼굴은

어제 벤또사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였던

프랑스의 크리스토프와 제프 두 사람이

이 곳에 먼저 도착해서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

파란색 반팔입은 프랑스 남자 제프가

미국 콜로라도에서 온 다이아나에게 예리한 질문을 하는 중

다이아나는 흑인인데

자신은 아메리칸이라고 소개를 하니까

제프가 진지하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

" 당신은 진실로 오리지널 아메리칸이라고 생각하는가 " 라고. . . .

그때 콜로라도에서 태어났다는 다이아나의 대답은

"아니다" . .. 라고

자신의 엄마는 미국인이지만 아버지가

미국인이 아니었다고 . . .

노우  . .라는 이 말을

프랑스 남자 제프가

원하는 대답이었을까?

다이아나에게 끝까지 그녀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하는 

프랑스 남자 제프

백인 특유의 야비한 느낌이 든다.

나의 과민한 반응일까?

.

.

.

닭 가슴살 구이로

저녁을 먹으며 . . .

앞에 앉은 크리스토프씨가 빨간 고추 같은 걸 권하며

이걸 많이 먹으라고?

할리피뇨는 아닌데 맛이 괜찮았다.

느끼한 고기에 잘 어울리는 맛

빅토리아 알베르게 바로 앞에 있는

들녁을 바라보며 . . .

오후 8시가 넘은 시간인데 아직 햇살이 조금은 남아있다.

구름이 낮게 내려오고

.

.

순례길 13일차를 마치고

4/30/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