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건너기 전

길 한켠에 세워져 있는

가느다란 나무 십자가

산또 도밍고 마을을 떠나는 순례자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려는 듯 . . .

길가에 있는

작은 성당을 지나며 . . .

닫혀 있는 성당 현관문에

누군가 생화를 문에 꼿아 두었다,

이 성당문 위에도

닭 두마리의 형상이 있고~

닭이

산또 도밍고 에서만큼은

무척 위대한 존재라는 걸~

오하강이 흐르는

운치있는 다리를 건너며 . . .

언덕에 세워져 있는 십자가

용감한 자들의 십자가

이 십자가의 유래는

산또 도밍고 마을과 그라뇽 마을주민들 사이에

밭을 두고 서로 비옥한 땅을 차지하기 위해 각 마을에서 싸움 잘하는 사람 한명씩을

대표로 뽑아서 어느 한 사람이 죽을 때가지 결투를 하다가

이긴 마을이 그 비옥한 땅을 차지하였는데

죽은 자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십자가를 세웠다고 . . .

그런데 왜 옛날 사람들은

싸움을 해도 무시무시하게 싸웠을까?

용감한 자들의 십자가 아래

누군가는

 노트에 글을 적어서 묶어두고 . . .

누군가는

사진과 함께 사연을 남겨놓기도 하고 . . .

사진을 올려놓으며

끈으로 묶을 때

그 심정이 어떠하였을까?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 작별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되리라 . . .

강하게 보이는

용감한 자의 십자가

t신앙심이 얇은 내 자신이지만

그 십자가 아래에 잠깐 

기도 드린다.

이 길의 여정 마칠 때까지

용기를 잃지 않도록

지치지 않을 힘을 주옵소서

십자가 언덕에서 바라 본 풍경

크게 숨 한번 쉬고

다시 길을 떠난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진리인가?

내리막길이 시작되고

바이커 삼총사가

요란 스럽게 지나간다.

저 멀리

다음 마을인

그라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

그러나 저 마을에 도착하려면

한참이 걸린다는 걸~

나는

작은 돌멩이가 있는 길을

타박타박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