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형체는 안 보이지만
대지가 흔들리는 듯한
그 소리가 참으로 좋다.
거리낌없이
휘청거리는 이 바람을
나는
언제부터 좋아하게 되었을까
.
.
.
카스텔델가도 마을에 도착하며
순례길 1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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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을 헤메는 듯한 경험을 한
그라뇽 마을을 나오니 까미노 안내 표지가
기다렸다는 듯이 눈에 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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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되자
들판엔 바람이 일렁이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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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떠나면서
뒤돌아 본 그라뇽 마을
그라뇽 마을은
많은 순례자들의 글중에서
제일 좋았다 . . . 라고 읽은 기억이 나는데
나에겐 좋은 기억이라기보다는
30분 동안 카페에서 쉬고 나오니
갑자기 골목길을 가득 채운 수 없이 사람들의 모습에
당황스러운 기억을 안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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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을 걷는다.
초원의 모습은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아름답기만 하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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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555
산또 도밍고의 인포메이션 센터의 유리창에 적힌
그 555 라는 숫자가 생각난다.
거기서 부터 산티아고까지의 거리가 555 킬로미터 남은 줄 알았는데
여기서부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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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아래에
걸어갈 길이 펼쳐져 있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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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왼쪽으로 껵어서 다시 언덕길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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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오후
조용한 길
그 길을 걷는다.
자유로운 발걸음이
왜 이리 좋은겐지 ~
아 무 도 나 를 구 속 하 지 않 고
나 의 존 재 에 대 해
방 해 하 지 않 는 이 시 간 이
좋 다.
정 말 좋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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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초록및 세계가 바람소리를 내며
이리저리 휘청거리는 모습들
바람이 너무 세어서 쓰고 있는 모자가 날아가지 못하도록
자켓에 달린 모자를 한번 더 쓰니
모자가 안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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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골과
너무도 흡사한 풍경
밀짚모자가 바위 위에 덮여 있는 모습을 보니
씨익 ~
웃음이 나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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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낮게 내리는 언덕을 오른다.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는 모습
바람은 많이 부는데
몸은 땀에 젖는다.
내가 땀이 많이 흘리는 체질이라는 걸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왜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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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레온 자치주가 시작된다는
커다란 사인판이 보인다.
라 리오하주와 부르고스 주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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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땅 사이의 경계
무심하게 지나가곤 하지만
그 경계를 넘어서면서 달라지는 문화와 풍습에 대해
조금씩 차이가 났다. 같은 나라안에서지만 . . .
그래서 나는 흥미로움이 더 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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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 초기의 나바라 주에서는
숲길을 건너서 마을에 들어서고 나갈 때마다
숲속에 문이 있어서
일일이 문을 열고 그 문을 닫고 출입을 하였는데
색다른 느낌이 참 좋았고
라 리오하 주는
순례자를 상징하는 로고와 두개의 크고작은 비석이 서 있었던 것과
나무로 된 스틱으로 산티아고까지 얼마 남았다는 안내 해 줌이 좋았다.
그리고보니
555킬로 라는 산또 도밍고의 인포센터앞의 의미가
그 의미였구나?
라 리오하주에서는 555킬로미터 까지라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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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을
주저리 주저리 하면서 걷고 있는데
뒤에서 사람의 기척이 난다.
나의 뒤에 바싹 따라오는 사람들
누군지 모르지만
나 혼자만 걷는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안심과 반가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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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상으로보니
곧 부르고스 도시가 나올 것 같고
조금 걷다보면
레온까지 도착될 것 같은
희망적인 느낌~
그런데 부르고스 주의 안내판에
까스띠야 레온 이라고 적혀 있는지는
혼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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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무잡잡
촌스러운 여자가
손가락을 올리며
행복하게 웃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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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스주가 시작되는 길을 걸으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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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함께 한 일행이 있었는데
혼자 휭 ~ 하니
앞서 걸어가는 순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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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이 빠른 사람은 빨리 걷고
걸음이 늦은 사람은 늦게 걷고~
그러다 걸음이 빠른 사람이
기다려 주기도 하고~
저 멀리 마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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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을을 향해 걸어가는 순례자
영화를 보는 것같은 착각이 드는 풍경을 보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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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 유채화속에 세워져 있는
노랑 화살표의 방향표시대로 걸으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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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입구의 인포메이션 센터
그러나 문이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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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데시야 델 까미노 마을 입구에서 . . .
부르고스주에서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순례자 안내표지석
부르고스 주에서는
순례자가 마을에 도착하면
그 마을의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소개를 해 놓았다.
예를들면, 알베르게가 있으면 침대로 표시하고
먹을 수 있는 샘터가 있으면 수도꼭지 표시같은 . . .
이 표시가 대체적으로 많이 일치하였지만
간혹은 정확하지 않은 마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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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스떼야 레온 주의 자치구라는 표지석
스페인 나라에 잘은 모르지만
각 고장마다 자신들의 영토에 대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 같은 . . .
분명 부르고스 주인데
레온의 주의 자치구가 자리하고 있다는 게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 . . .
However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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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주 역시
다른 마을에서처럼
죄인을 심판하는 심판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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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안내 표시를 보며
마을로 들어가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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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도착해서 마을을 돌아보고 있는 순례자가
나를 보고 알베르게가 가깝게 있다고
따라 오라며 안내해 주기에 따라가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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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해 준 알베르게 안을 들어가니
속이 으스스 하게 캄캄하다.
그리고 거인처럼 큰 사나이들이
어슬렁 거리고 한켠에서는 담배를 피는 사람들이 있고 . . .
지난 번 팜플로나에서
페르돈 언덕을 넘기 전의 사리끼에끼 마을의
알베르게가 바로 연상이 되었다.
그때 알베르게가 작은 방에 2층침대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숨이나 제대로 쉴 것 같지 않아
바로 나와서 저녁시간대에 그 페르돈 산을 넘었던 . . .
친절하게 안내해 준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다른 마을을 향해 계속 걷기로 한다.
알베르게에서 나오니
뒤 늦게 도착한 순례자들 역시
무언가 망설이는 듯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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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데시아 마을을 걸으면서
어느 집 창문에 장식된 그림을 보며 . . .
순례자 대신에 곰이 타고 . . .
말 그림 아래에
산티아고 라고 적힌 글자를 읽으며
씨익~
곰이나 말은
정의로운 템플 기사단을 상징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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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광장앞을 지나며 . . .
까미노의 성모성당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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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의 종의 모습
안에도 종이 있었는데
지붕위에 종 하나 만들어져 있는 모습이
이색적.
작은 모습일지라도
소박한 종 모습이
눈에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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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나오기 위해 걸으면서 본
마을의 집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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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수 많은 돌로 만든 담벼락 가운데
벽돌이 보인다.
그리고 윗부분은 회색 세멘트 같은 , , ,
덧붙이고
또 덧붙이는 담의 모습일까?
그럼에도
나의 눈에는 예술처럼 고상하게 느껴진다.
일괄적인 패턴보다는
자유로운 모습들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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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무는 집을 보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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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어져 가는 집의 돌담아래
둥지를 틀고 번져가는 풍성한 잡초들
서정스런 풍경들이
자꾸 내 발길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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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데시아 마을을 빠져나오자 마자
시작되는 큰 도로길
자동차 다니는 길과 나란히 걸으며 . . .
시간은 이미 늦었는데
내가 이 마을에 머무르지 아니하고
다른 마을을 향해 걷고 있는 이 선택이
옳은 것인지 한번 더 생각해 본다.
후회가 될 때도 있었지만
한번 결정하고 선택한 일에 대해서는
되돌아보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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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 화살표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하얀색 화살표도 있었네?
알고보니 부르고스 주에서는
노랑화살표 가 아닌
하얀색 화살표로 순례길을 안내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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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벌판 너머에
마을의 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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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형체를 보여주는 마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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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시골스러운 마을
까스텔델가도 도착
발음하기가 좀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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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계획상에는 없었던 마을
까스텔델가도 마을에 대한 정보는 가이드북에도 별로 없었지만
해도 저물어가는 시간인지라
더 이상 다른 마을을 향해 걷는 건 무리다 싶어
이 마을에서 하룻밤 머물기로 하며
숙소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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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북에 의하면
이 마을엔
호스텔이 있다하여 찾아가니
이 곳은 순례자를 위한 숙소가 아닌
트럭기사들이 쉬었다 가는 그런 용도의 허름한 곳.
주인이 열쇠를 주며
2층으로 올라가라 하기에
알려준대로 계단을 따라 올라오니
사방이 깜깜
아주 깜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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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복도를 돌아 커브를 지나 나타난
또 다른 방 겨우 방 번호를 확인하고
방문을 여니
겨우 침대하나 달랑 있는 좁은 공간
배낭을 내려 놓으며
휴~~~
오늘 하루
시루에라 마을에서 까스텔델가도 마을까지
20여킬로미터 구간의 거리
비를 맞으며 걸어서인지
몸이 더 무거웠지만
그 어느 길보다
평화롭고 행복하였던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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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에나에서 까스텔델가도 마을까지
순례차 14일을 마치며
5/1/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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