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먼저 도착해서 쉬고 있는
스페인 여인 비앙카가
활짝 웃으며 기다리고 있었다고 . . .?
생각지 못하였는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그 한마디가
반갑고 따뜻하게
들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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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로리아 마을을 나오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초록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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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처럼 작게 보이는
자동차도 달려가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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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으로 버스도 달려가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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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보이기 시작하는
부르고스 라는 지명
새로운 땅에 입성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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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한마리
어? 나비가 있네?
흔한 나비인데 처음으로 봤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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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그림자되어
들판을 덮은 모습을 보며 . . .
산 그림자는 자주 보았지만
구름 그림자가 온 들판을 덜는 모습은
생소하여 자꾸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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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에 비앙카가
제일 앞장서서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로스 아르꼬스 마을 도착하기 전
천둥번개가 무섭다고 함께 가자던 그녀가
지금은 순례자들의 선두에 서서 앞서 걷는다.
그녀의 걸음은 무척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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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신기루가 있듯
밀밭엔 아지랑이가 아른거리는
그 길을
순례자들이 줄 맞춰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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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사거리 길이 보이고
사람들은 왼쪽으로 꺽여서 걷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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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형광조끼를 입은 순례자
그리고 앞뒤로 배낭을 맨 순례자
여러 모습의 순례자들을 길에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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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길을 오르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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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의 끝에서 본 표지판
왼쪽은 부르고스
오른쪽은 로그로뇨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만나게 되는
몇개 안 되는 큰 도시이름
그 중에 한 도시는 이미 지나왔고
앞으로 한 도시는 만날 도시
푸르른 밀밭을 배경으로 서 있는 두 표지판의 화살표가
운명의 표지처럼 느껴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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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고속도로와 평행으로 이어져 있다.
이제 비앙카외 그룹으로 걷던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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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사람들은
서로를 위한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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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내려오면
눈앞에 마을이 환상처럼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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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마요르 마을
이 마을엔 강이 있나보다~
Rio 라는
스페니쉬 단어가 저절로 익숙해 졌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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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들어가기 위해
큰 길을 건너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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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UB
심플한 스펠링
무슨 클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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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들어가며 . . .
마을을 들어갈 때는
늘 오르막
그게 마치 마을마다 약속을 한 것처럼
순례자들이 통과해야 하는 길은
오르막을 걸으며 마을을 들어가고
마을을 빠져 나갈때는
내리막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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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들을 보고 흥분하는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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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없이 자유롭게 다니는 견공~
마치 코요테같은 . . .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받은 견공은 줄이 매여있고
숙식이 제공받지 못하는 견공은 자유롭게 떠돌아 다닌다.
식사는 보장받되 자유를 잃은 견공의 생이 좋은건가?
아니면
야성미를 가지고 떠돌아다니는 견공의 생이 좋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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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마요르 마을의 광장에 들어서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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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광장 한쪽의 벤치에 비앙카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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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먼저 도착해서 쉬고 있는 비앙카가
활짝 웃으며 기다리고 있었다고 . . .?
나는 생각지 못하였는데
기다리고 있었다는
그 말이
반갑고
황송하도록
따뜻하게 들리다니?!!!!
^.^
비앙카는
자신의 엄지 발톱이 아프다며 보여주는데
물집이 생겼다.
내가 바르는 후시딘 연고를 빌려주려고 하는데
괜찮다고?
하지만 지금 이 상태가 제일 아플텐데 . . .
길을 걷는 순례자들은 물집과의 싸움은 예사이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지만
그래도 걸을 때 스치면
아픔이 느껴지는 건 어쩌지 못하고 . . .
한 여성 순례자가 마을 광장으로 들어오니
동네의 강아지가 친히 환영하고 . . .
여성 순례자도 허리를 굽혀서
강아지에 대한 답례를 하며~
발에 입 맞춰주는
강아지의 환영 세레모니~
녀석이 참 사랑스러워~
세레모니를 마친 여성 순례자가
무언가 사진촬영 하는 모습
큰 카메라를 가진 순례자를 아직 보지 못하였는데
저 분은 참으로 대단하다~
등에 맨 배낭도 만만찮아 보이는데?
카메라가 무겁지 않냐고 물으니
No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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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에서 혼자서 순례길에 왔다는 Mrs.Baker
당차고 시원스럽운
멋진 여성 순례자
웃는 모습도 상큼하다.
엄지 손가락 하나 올리며
부엔 까미노~
굿바이 하고
.
.
.
역시 호주에서 홀로 온
케이 할머니.
지금 가이드 북을 한장씩 한장씩 찢고 있는 중
무겁다면서 . . .
나 역시 로그로뇨에서 구입한 가이득 북을 한장 한장 찢으면서
걷고 있는데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었다니?
진실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려거든
자신의 눈썹마저도 덜어내고 걸으라는
말처럼
그 말이 실감나는 여정이기에
나 역시 무게가 나가는 것이라면
일단 조금이라도 줄일려고 몸부림 치는 중인지라
케이 할머니의 저 모습이
공감이 되고 . . .
케이 할머니는
미국 아이다호에서 온 로즈 할머니처럼
뭔가 차가운 느낌?
동네 강아지가 할머니 앞에 어슬렁 거리니까
귀찮다는 표정으로
스틱으로 강아지를 쫒아낼 정도로~~~
이 케이 할머니와는
잊어질 만하면 어디서 만나고
또 잊어질 만하면 어디서 만나고~
그러다가 어느 작은 마을에서 만나게 되었을 때는
마치 이산가족 상봉한 것 마냥 반가워하며
나를 친구라고 사람들에게 소개하였던
미스테리적인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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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지나면서 본 풍경들
집앞에 나란히 나란히 놓여있는 파란색 화분들
화려한 가든의 꽃보다
낡은 화분속의 꽃이 정감이 간다.
가식없어 보이는 모습이어서일까?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인 듯~
구멍이 뚫여진 저 문속으로
누군가 얼굴을 쏘옥 내밀것 같은 . . .
예전의 동네사람들도
2층으로 집을 만들어서 생활했나보다?
집들의 높이가 높은 걸 보면. . .?
녹이 슨 초록 양철 담벼락밑엔
잡초들이 자라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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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벗어나는 길에 있던
예쁜 노랑색 페인트 칠한 집
괜시리
눈길이 머물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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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동안 휴식을 취하였던
비야마요르 마을을 떠나
다시 길위에 오르니
밀밭의 바람이
시원스럽게 불어오고
.
.
.
비야마요르 마을을 떠나먀
순례길 15일차
5/2/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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