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걷던 사람이
문득 가던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들판을 바라본다.
내가 다가 갈 때까지
한참이나 들판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게
올라~
인사를 한 뒤
"왜 걷냐고" (두 손가락으로 걷는 모션으로 보끼또 ~) 물으니
이 분 역시 손으로 밀밭을 가리키며
"저기 보이는 땅이 나의 밀밭이라오."
자신의 땅을 가리키는 농부의 모습이
당당하게 느껴졌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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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되돌아 본
비암비스타 마을의 모습.
언덕위에 있지도 않고 낮은 평지안에
평화롭게 보이는 마을의 풍경이
평온하게 보인다.
그런데 진실로 그 마을의 느낌은 평온하고
맑았다.
생수가 나오며 물이 풍부한 동네의 모습이 그랬고
소박한 광장의 모습이 그랬고 . . .
만약 이 마을에 며칠동안 머무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글을 쓰는 사람은 글을 쓰는데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 같고
마음속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다소 회복할 수 있는
그런 평화로운 마을 중의 한 곳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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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나오면서부터 나의 앞에서 걷고 있던 사람.
처음엔 순례자인 줄 알았는데
모습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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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과의 간격을 두며
거의 1킬로정도쯤 걸은 듯?
왜 저 사람은 길을 걷는걸까?
그것도 동네에서 한참이나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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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던 사람이
문득 가던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들판을 바라본다.
내가 다가 갈 때까지 한참이나 들판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게
올라~
인사를 한 뒤
왜 걷냐고 ( 두 손가락으로 걷는 모션으로 보끼또 ~) 하냐고 물으니
이 분 역시 손으로 밀밭을 가리키며
저기 보이는 땅이
자신의 밀밭이라고. . .
그런 의미인듯한?
스페니쉬로 이야기 한다.
조그만 더 걸으면 곧 다른 마을이 나온다는
친절한 안내를 해 주는 마을 사람에게
사진을 찍겠다는 양해를 구하니
멋적은 모습으로 카메라를 바라본다.
"그라시아스~"
자신의 땅이라고 겸허한 모습이면서
당당하게 이야기 하던 농부와 헤어지며
나의 길을 걷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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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들판속에 모습을 보여주는
낡은 건물이 보이는데
아마도 수도원이나 성당이었을 듯 . . .
폐허가 되었다해도 허물지 아니하고
그 형체를 그대로 두어 과거를 느끼게 하는
이런 모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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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나오니 자동차길이 보이고
그 길을 건너 순례자 표시를 따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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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노사 델 까미노 마을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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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국 나라의 국기를 표시하며
알베르게를 홍보하는 안내판을 보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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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노사 마을안으로 들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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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무도 없는 한적한 마을
사람구경하기 무척 힘든 스페인 이라는 나라
낮에는 모두 낮잠자는 시간(씨에스타) 이라며
사람들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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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카페나 바는 문이 열려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특별히 구입할 물건이나 음식물이 있는 건 아니지만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들린다.
그리고 그냥 나오기 미안해서
물이나 바나나 정도를 구입하고 . . .
카페의 벽에 걸려져 있는 여러 사진중에
유난히 중국의 화폐가 눈에 띈다?
중국사람이 다녀간 듯?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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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시스 양식으로 건축된 성모 승천 교구 성당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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믈이 콸콸 나오는 모습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그러나 물을 함부로 마시면 안 된다,
수질을 믿을 수가 없기 때문.
그래서 먹을 수 있다고 표시된 물만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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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마을을 통과하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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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알베르게 앞을 지난다.
허름한 건물의 벽
노랑 칼라가 인상적
이 알베르게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별로였다라고.....나중에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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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게 벽에 노랑 화살표
그 건물앞에 세워져 있는
순례길에 들려야 하는 도시 이름들이 적어져 있는
재미있는 표시를 보며 . . .
마지막 칸의
이 알베르게 아름인
라 깜빠사 는 0.0 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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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의 극치.
에스피노사 마을을 나와
다시 길을 따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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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을 벌써 수확한걸까?
초록색이 아닌 흙색이 들판이 새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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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제처럼 바람이 분다,
오월의 바람이 . . .
바람부는 날을 좋아하였는데
이 길을 걸으며
바람의 소리
바람의 촉감에 취하며 걷는다.
마치 꿈결처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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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걷는 길위에서
고독감이 밀려온다,
바람 부는 밀밭 위에
서 있는 정보통신망 기지? 가
눈에 들어온다.
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도
저런 깃대봉이 산 꼭대기 위에 서 있었는데
마음이 시큰해지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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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만큼에서 길을 걷고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두 사람은 친구들인데
한 친구가 몸이 안 좋은데
다른 친구가 동행해 주는 중이라고 . . .
자신들의 부인들이 자동차로 먼저 비야프랑카 마을에 도착해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을거라며
천천히 걷고 있는 중이라고 . . .
아름다운 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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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 아름다운 두 사람이
지나간 길을 걸으며 . . .
나에게도
저런 아름다운 우정이 있는걸까?
내가 아픈 몸이 되었을 때
나와 함께 이 길을 걸어 줄 우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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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펠리세스 수도원의 유적지를 보며 . . .
디에고 뽀르셀로스 백작이 노후를 외롭게 보낸 수도원의 터
이제 세월은 흘러
건물은 없어졌지만 건물의 한쪽이라도 남아 있어서
보존되고 있다고 . . .
언덕 아래에 있는 이 수도원의 터를 보기 위해 내려가서
돌담을 만져보며 안을 들여다 본다.
안에는 아무것도 안 보인다.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구멍 주변으로 피어있는
노랑 야생화가 정겹다.
디에고 뽀르셀로스 백작은 과거엔
화려하고 천하에 부럽지 않을 삶을 살았을터이지만
지금은 그저 허름한 돌집만이 그를 기억한다.
이 얼마나 인생무상함인가 . . .
순례자 비석의 표지를 보며 다시 길을 떠나고 . . .
저 멀리 오른쪽으로 비야 프랑카 마을이 보인다.
앞으로 걷고 있는 순례자 앞으로
우정이 아름다운 두 사나이들과
그들의 부인이 만나서 걷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 . .
길은 두 갈래로 나타났다.
한 길은 자동차길이고
한길은 풀밭길이고 . .
모두 비아 프랑카 마을안으로 진입하는 길이기에
아무 길을 걸어도 상관없다.
나는 자동차길보다는
풀밭길을 선택하고 그 길을 걸어간다.
조그만 나무다리
그 밑으로 흐르는 냇물의 소리
다리를 건너기 전에
숨 한번 크게 쉬며
하루의 피곤을 씻어내린다.
마을로 들어가기 전의 마지막 오르막길
눈앞에 마을이 보이므로
이젠 오르막길은
전혀 힘이 들지 않고
오히려 콧노래가 나올려고 한다.
수풀 속에서 보였던 하얀 꽃송이들
반짝이는 별들처럼
왜 이리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는 것인지~
이 꽃들을 보며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오늘 이 하루의 마지막 선물은
너희들이었구나~
Camino de Santiago
아무리 읽고 읽어도 좋은 글
까미노 데 산티아고.
까스뗄델가도 마을에서부터 출발해서
비야프랑카 마을까지 7개의 마을을 거친
24킬로의 구간
일반인에게는 별 무리없는 거리일텐데
나에겐 무척 긴 여정의 하루
무사히 도착함을 감사~
비야프랑카에 도착하며
순례길 15일차
5/2/2015
- 뱔 빛 속 을 걸 으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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