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다리가 아파서

통증을 줄이기 위해

압박붕대를 칭칭감고

스틱에 의지하여

한 걸음 헌 걸음 걸어가고 있는

여성 순례자

그녀는

왜 이 길을 걷는걸까?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며 . . .

숙소를 나와

순례여정에 오르기 전

동네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던 두 사람

새벽에 어디에서 이 곳 오기 전

아래 마을에서 출발해서

쉬는 중이라며 . . .

나는 이제  출발인데

항상 어딜가나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더라는~

^.^

순례길은 마을 끝 길인

경사가 심한 오르막 길 부터 시작되고 . . .

지난 밤에는

길고양이 녀석들이 오르락 내리락 하였던

그들의 놀이터가

낮에는 순례자들의 통로가 되고~

아직은

웃음의 여유가 넘친다.

왜나하면

이제 시작인

아침이니까~

그저

행복하고

즐겁고

유쾌하고~

마을을 빠져나와 산위로 오르는

그 경사진 오르막은 계속 이어지고~

산티아고에 도착한 후 다시

프랑스 생장으로 향하는

어느 순례자의 여유로운 모습

그 옆엔 자전거로 힘겹게 오르고 있는

바이커 순례자의 모습이 대조적

사람들은 왜 산을 오르냐고 . . . 묻는다.

다시 내려올 길을. . .?

나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저 두사람 모습을 보며

그 흔하게 들었던 질문이

교차되는 순간~

처음 자신이 출발하였던 그 곳을 향해

다시 돌아갈 것을

왜 저 남자는 산티아고까지 걸었다가

다시 걸어가는걸까?

눈을 들어 사방을 둘러보는 데

봄이 칼라가 예쁘게 나타나 준다?

참 아름답구나~

또 다른 방향은

어두운 칼라의 분위기~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자연의 이채로운 풍경에

숨을 크게 내 쉬며

다시 길을 걷는다.

아침시간이어서인지

순례자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한사람 혹은 여러 사람들이~

친구같은 노랑 화살표를 따라 

계속 오른다.

촉촉한

숲속의 향내

나무냄새가

참 좋다~

하늘이 조금씩 검게 변하는 걸 보니

비가 내릴 모양이다~

나의 앞을 걷던 여성 순례자가 . . .

산속엔

야생화인 듯 아닌 듯한

작은 꽃들이 제법 보인다.

큰 꽃도 좋지만

작은 꽃이 더 끌리기에 ~

사랑스러고

예쁘다.

너의 고운 모습이~

조금 전 보라색 꽃을 담던 여인 뒤에

일본인 순례자가 걸어간다.

이 사람은

팜플로나에서 부터 걷기 시작하였다고 . . .

자신과의 싸움을 위해

이 길을 걷고 있다는 일본인 순례자는

함께 걷기를 원하였지만

나는 내 페이스대로 걷는 게 편안하기에

다시 뒤에 처지고~

비가 잠시 멈추자

다시 걷기 시작

숲길을 빠져 나오면서 만나게 된

카이도스 기념비

스페인 내전 당시 전사한 사람들을 기리는 

카이도스 기념비

그런데 왜 이 기념비를 순례자길에 세웠을까?

스페인의 역사를 전 세계에서 다녀가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의미인걸까?

마침 그 곳에 도착한

어느 바이커 순례자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 . .

이 십자가는

순례길에서 생명을 잃은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 하기 위하여 세운 거라고 . . .

경사가 45도?

약간 미끄러운 길을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 길에 가랑비가 뿌리고 있기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걸어 올라가며 . . .

비가 내 리 는 솔 나 무 길

그래서 인지 더욱

향이 강한 솔향

흠껏 흡입해 본다.

아~

참 좋 다 . . .

끝없이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

정말 길게 길게 이어져 있다.

언제 끝이 나올까 싶을 정도로 . . .

그 길을

비와 함께 

걸어간다.

몸은 점점 추워지지만

마음은 

무언가 알수 없는

평온함으로 가득하며

.

.

.

비야프랑카에서 산 후안 마을을 가며

순례길 16일차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