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내리지만

운치 있는 풍경이다.

그건 아마도

나무 때문이리라 . . .

숲길 앞에 서 있는

나무 십자가

2000년 전 예수님께서

이런 십자가에 매달려서 돌아가셨을까?

십자가는

크리스쳔의 상징이면서

고통의 상징이리라

나의 앞을 지나가는

순례자 두 사람

오후 시간이 되면

대부분 순례자는 그날 일정을 마치기에

걷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누군가 이 길에 함께 한다는 게

무언가 안도감이 되고 . . .

마을 입구에 있는 돌담

우리나라 제주도를 연상케 하는 돌담이

계속 이어져 있는데

정겨운 느낌이 든다.

철조망 같은 담벼락이라면

절대 그런 마음 안 들었을텐데?

마을 입구를 들어가며 . . .

어느 마을처럼 허술하고

낡은 집들

현지인에 들은 바에 의하면

집들이 낡고 허술해서

주민들이 다시 개축하고자 하지만

정부에서 허락하지 않는다고 . . .

낡은 모습 그대로

지나가면서 저절로 보게되는

순례자들에게 스페인의 정서와 문화를

보여주고자 하는 정부차원이라고 . . .

순례자들이 보고 지나가는 

아름다운 밀밭 역시

정부의 숨어있는 정책이 있다며 . . .

아름다운 밀밭과 포도밭을

그대로 두게 하여

사시사철 스페인을 방문하는 순례자들을 통해

스페인의 순례자길에 대해 꿈을 꾸게 하려는

그 나라의  정책

나는 그 나라의 정책이 옳다에 손을 들어본다.

바꾸지 않고

허물지 않고

그대로 두고

불편해 하는 주민들에게는

따로이 새로운 집을 만들어주어 이주하게 하고

각 나라에서 이 길을 걷기 위해

찾아오는 순례자들에게는

과거를 보여주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아름다운 여정이 될 수 있도록 배려 하고 . . .

물론  보이지 않는

경제적인 이익이 있겠지만

.

.

살랑살랑 걷다보니

어느 덧 아헤스 마을 도착

까미노 안내판에

누군가 낙서를 해 놓았다.

이렇게 낙서를 심하게 한 경우는

산티아고 여정중에

유일한 마을

길가에 있는 알베르게를 지나며 . . .

알베르게 간판이 적혀 있는 2층 창가로

침대 모습이 보인다.

저 창가를 통해 밖을 바라 볼 수 있는 자리를 맡은 순례자는

행운이겠구나 . . .

그러나 2층 침대는

오르락 내리락 하기 불편도 하고

배낭의 소지품을 따로이 관리하기도 힘들더라는 . . .

신발장에 신발이 가득한 걸 보니

 Full . . .

내 마음과 달리

이미 나의 발은 이리저리 노랑화살표 따라

계속 마을을 걷고 있고?

마을의 공원인 듯~

어느 집 담벽에 놓여져 있는

초록색 벤치 하나를 보며 . . .

벤치 . . . 

그토록 많이 보았음에도

벤치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는

그 벤치가 . . .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저 벤치에 앉아 쉬어 갔을텐데 . . .

낡은 집 앞에 피어 있는

풀들을 보며 . . .

한국의 시골을 연상케 하는 집들을 보며 . . .

한쪽의 집 지붕의 모습이 코믹해~ ^^

대문의 모습이 인상적~

초록색 페인트 칠해진

낡은 창고 앞의 잡풀들을 보며 . . .

허물을 벗고 있는듯한  집을 보며 . . .

아마도 창고같기도 하고~

마을을 벗어나기 전

견고한 어느 건물

이 건물을 먼저 본 게 아니라

사실은

건물 앞에 있는

초록벤치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벤치.

순례길 상에서 수 없이 만나는 벤치들

나무벤치

석조벤치

쇠로 만들어진 벤치ㅣ

칼라로 각각 다르지만

벤치는 참 좋은 이름을 갖은 것 같다

길가는 나그네에게

앉을 자리를 제공해 주고

쉼을 주는 그런 

아름다운 역할을 하는

벤. 치. . . .

아헤스는 참으로 작은 규모의 마을

오로지 순례자들이 잠시 쉬었다 다음 마을을 향해 걸어갈 수 있는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듯~

비 내리는 조용한 마을

아헤스 마을을 떠나며

순례길 16일차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