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치기를 바라며

걸어가는 데 뒤에서

소리가 났다.

Hello~~

처음엔 별 의식 하지 않고

그저 걷고 있는데

더 다급한 목소리로

Hello~ !!!

너무 무섭다며

급하게 뛰어다싶 걸어오는 여인.

비에 다 젖은 모습이 나와 똑같다.

천둥과 벼락소리에 놀라워 하는 그녀에게

"We are survivors~!!!"

라고 하니

그녀도 그렇다며

환하게 웃는다.

- 로스 아르코스 마을 근처에서 -

로스 아르코스 마을에 도착하며

순례길 9일차

이 마을의 전체적인 이름은

비야마요르 데 모하르딘

Villamayor De Monjardin

그런데 이름이 길어서

비야마요르 . . . 라고 줄여서 부른다.

비야마요르 마을의 거리는 깨끗하고

무언가 정갈하다는 느낌~

자건거로 순례하는 분이

천천히 패달을 밟으며

마을 여기저기를 살피면서 지나가고 . . .

어느 집 뜰을 지나며 , . .

보라색 붓꽃이 흐드러질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름다워 ~

마을길을 걸으면서 보이는

성 안드레스 성당

비야마요르 마을의 중앙에 있는 알베르게

이미 지나간 순례자들의 말에 의하면

이 알베르게의 시설은 좋고 저녁식사도 훌륭하였다고

이 알베르게를 놓치지 말라고 . . .

순례중에

좋은 알베르게를 만나는 것도

행운? 중 하나.

마을 길을 천천히 걸으며 지나가는 데

성당의 종소리가 울린다.

뒹그렁~

뒹그렁~

산 안드레스 성당의 종탑에서 울려퍼지는

종소리

맑은 종소리가

가까이에서 들으니

참 좋다. 마음이 . . .

어린시절 주일학교 성탄절에 배웠던 노래 중 하나

탄일종이 땡땡땡

은은하게 들린다.

저 깊고 깊은 산속 오두막집에도

탄일종이 들린다.....

가사가 다 맞는 지 모르겠지만

그때 그 어린아이 심정 그대로

종소리가 내 가슴에 퍼지는 것 같은

.

.

.

이제 마을을 빠져 나간다.

마을의 끝에 있는 

어느 집의 꽃송이들이

잘 가라 . . . 고

인사 하는 듯~

높은 고지에 있던 비야마요르 마을을 벗어나서는

내리막길

비 개인 뒤의 풍경은

푸르름의 신록이 더 강한 느낌

길의 끝에 보였던 

헛간같은 집의 지붕위에 

새겨진 형상들을 보며 . . .

아버지와 아들이

자전거를 타며 달리는 모습

그들은 한참 나의 시야에 있다가

어느 언덕너머로 사라지고 . . .

귀에 꼿은 이어폰을 통해 흐르는 노래

-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천번이고 다시 태어난대도 

그런 사람 또 없을 테죠 

슬픈 내 삶을 따뜻하게 해 준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그런 그댈 위해서 나의 심장쯤이야 

얼마든 아파도 좋은데 

사랑이란 그말은 못해도 

먼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 

모든걸 줄수 있어서 사랑할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나 태어나 처음 가슴 떨리는 

이런 사랑 또 없을테죠 

몰래 감춰둔 오랜 기억속에

단 하나의 사랑 입니다. 

그런 그댈 위해서 아픈 눈물쯤이야 

얼마든 참을 수 있는데,

사랑이란 그 말은 못해도

먼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 

모든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도 

그대 웃어준다면 난 행복할텐데

사랑은 주는 거니까 그저 주는 거니까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이 영화 보면서

시큰하였는데

주제곡을 다시 들으니

또 다시 시큰해지고

.

.

.

길은 계속 이어지고 . . .

저 멀리 유채화의 노랑 꽃산이

눈을 황홀하게 하누나

바람결에 춤추는

밀밭을 보며 . . .

노랑 화살표만 보아도 고마운데

누군가 벗어놓은 신발위에

꽃다발 올려놓았네 . . .

버려진 신발위의

싱싱한 야생화의 꽃단지가

들려주는 메시지

그 대 의 

발 길 에

축 복 있 으 리

.

.

.

하늘은 점점 어두어지고

바람은 세어지는데

나는 풍경에 취해

그만 해찰을 하고 말았다.

난 지금 꿈속에 있는것이니까

.

.

.

로스 아르꼬스까지

5.7킬로

이 거리가 어디만큼일까?

밀밭 사이로도 걸어가고 . . .

자주 보게 되는

보라색 식물의 꽃

콩열매가 열릴 것 같은?

스페인 나바라주의 시골의 모습

4월엔 이런 풍경인거구나 . . .

기름진 땅과 풍성한 농작물의 모습이

이 참 좋다.

한량스럽게

이 풍경을 감상할 때쯤

빗방울이 떨어진다.

어?

어?

하는 사이

비는 소나기처럼 퍼붓기 시작

급하게

비를 막기 위해

카메라는 배낭 안으로 넣고

배낭 커버를 씌우고 . . .

평안한 길을 걸을 때

부엔 까미노  . . 라고

외쳤을 사람들이

날씨가 험악해지자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달리는 모습이

이게 바로

인간세상인게야 . . .

빗방울이 더욱 거세어지고

내 몸은 완전 비에 젖은 생쥐처럼 다 젖었다.

신고있는 등산화 속에도 물이 가득 찼고 . . .

어서 비가 그치기를 바라며

걸어가는 데

뒤에서

소리가 났다.

Hello~~

처음엔 별 의식 하지 않고

그저 걷고 있는데

더 다급한 목소리로

Hello~ !!!

같이 가자고 황급한 목소리로

너무 무섭다며 

급하게 걸어오는 여인.

비에 다 젖은 모습이 나와 똑같다.

천둥과 벼락소리에 놀라워 하는 그녀에게

"We are survivors~!!!"

라고 하니

그녀도 그렇다며

환하게 웃는다.

스페인 여인의 이름은 비앙카

이 여인과는

며칠 같이 걷게 되다가

잠깐이지만

이 길위에서 친구가 되기도 하고 ~

나 역시

바지위에까지 흠뻑 비가 다 젖고 ~

천둥 번개가 멎을 때까지

같이 걷다가

비가 좀 주춤하다 먼저 걸어가는 비앙카

비앙카는

 같이 걷고 싶어하였지만

나의 짧은 다리가

긴 다리의 비앙카와 보조 맞추는 게

버거웠어 . . .

내 Pace 대로 천천히 걸어야 하는데

비앙카의 빠른 발걸음을 따라가려다보니

내 걷는 리듬이 깨져버렸거든 . . .

비가 점점 수그러들고

다시 살랑살랑 걷도 있는데

나보다 더 살랑거리며

내 앞을 지나가는

노랑배낭의 청년

지팡이를 어깨에 매고서 . . .

저 멀리 로스 아르꼬스 마을이 보인다.

드디어 로스 아르꼬스 마을 도착

마을 입구에서 조금 더 걸어가니

마을의 안내와 함께

숙소안내 표시들도 보인다.

숙소를 찾기 위해

로스 아르코스 마을안으로 걸어가며  . . .

비에 흠뻑 젖은 나는

마을의 중앙 광장앞의

호텔을 정하기로 하고

그 곳에서 방을 구했다.

오늘 걸었던 걸음 수는

크게 많지도 않고

적당하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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