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아름다운 향이 또 있을까?

로즈마리에 대해 유난히 끌리는 마음

그동안 여러 마을을 지날 때마다

로즈마리 꽃길을 걸었는데도

만날 때 마다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

.

.

나바라테에서 벤토사 마을까지

순례길 12일차

높은 고지에 위치한

나바레떼 마을을 벗어나와

노랑화살표를 보며

길을 떠난다.

노랑 조개비

노랑 화살표

빨강 꽃들의 안내를 받으며

계속 길을 걷는다.

한적한 길을 걷는다.

고요함과 적막함이 가득한 

.

.

.

날씨가 흐린가 싶었는데

조금씩 비가 뿌린다,

이슬비처럼

아주 가느다란 비가

.

.

.

날씨는 흐리고

이슬 비는 내리지만

이미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고 . . .

동그란 시멘트 통위에

한껏 올려져있는 소원을 비는 돌들

그리고

굵고 강하게 그려져 있는

노랑화살표

이 길위에서는

돌멩이 하나 하나 올리면서

무언가 소원을 빌고

그리고 걷고 . . .

참으로 단순한 삶의 반복

두런두런 이야기하면 걷고 있던

그들의 뒷 모습이

조금씩 멀어져 가고 . . .

길 옆의 포도주 밭을 지나며 . . .

 포도주의 생산고장답게

라 리오하 주의 농촌길은

계속 포도밭으로 이어지고

그 포토밭 가운데엔

포토주 생산공장이 있고 . . .

로즈마리의 향이 좋아

그 꽃들 앞에서

잠깐 걸음을 멈춘다.

향기가 진해서인지

벌들이 여기저기 앉았다 떠나고

또 날아오고 . . .

다시 길을 걸으며 . . .

길은 넓게 펼쳐져 있지만

시선 끝은 작은 점으로 끝이 난다.

오묘한 지구

신비로운 길 

오후 3시 넘어 4시로 접어 드는 시간

한적한 길에

자전거 순례자가 휭~ 지나간다.

그래

누구라도 이 길에서 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외롭지 않은거야

그런데

내 몸이 지쳐간다.

다리도 아프고

발도 아프고

.

.

.

오늘의 목적지

벤또사

중간에 휴식을 취하였던

나바레테 마을에서부터 8킬로미터의 구간의 거리

그 길이 오늘따라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

벤토사를 향하는 길을 걷다가

하마트면 

저기 보이는 노랑 화살표를 따라 갈 뻔 하였다.

그건 순례길이 아니라

숙소를 구하는 사람에게

따라오라는 표시였는데?

몸이 지치다보니

어서 도착지가 나타나 주었으면 . . .

하는 간절한 바램.

하지만

이런 사인판만 보아도

마음이 좀 가볍긴 하다.

벤또사 마을이 다가온다는 의미니깐.

"이보시오 젊은이

나를 유혹하지 마시오

나는 그쪽으로 가지 않을 것이오니"

.

.

.

여기서부터 새롭게 등장하는

나무 스틱으로 된 산티아고 안내표지

그리고보니

라 라오하 주의 상징이었던

크고 작은 두 개의 돌기둥은 

언제부터인지 사라져버렸어? 

@.@

헉헉 거리며 걷는 중에

만난 조그만 꽃 한 송이

흔한 꽃 일지라도

지금의  내 마음은

너가  이 길에 있어 주어서

마음의 위로가 된다는  . .

그 런 

.

.

.

순례자 화살표를 따라

걷는다. 사복 사복 . . .

푸른 하늘 아래의

돌 십자가

그 십자가 아래

이 길의 주인공인

야고보 성인.

당신이 이 길을 따라 걸으셨다지요?

그래서 세상 사람들도 당신의 뒤를 따라

걷고 있다는군요~

어느 순례자는 당신처럼

십자가를 메고 걸었다고도 하고

어는 순례자는 

당신의 순교에 감사하여

자신의 죄를 사죄하는 심정으로

길을 걷는다고도 하는군요.

그런데 저는

그런 믿음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저 세상을 탈피한 심정으로

이 길을 걷고 있으니까요.

야보고 성인께서는

이미 아시겠지만  . . .

그런데

지쳐가네요.

당신처럼 좋은 신앙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불쌍히 여기시어

저에게

에너지 조금만 불어주시면

아니 될까요?

길가에 서 있는 십자가상의

야고보 성인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앞을 바라보니

저 멀리

벤또사 마을이 보인다~

벤또사 마을을 향해 걸어가면

보았던 들판의 풍경

벤또사 마을 앞 마당은

 풍요함이 일렁이는 것 같은~

숙소를 찾아 마을을 올라간다.

정확히 말하면

조금 전 길가 풀속의 돌멩이에 적혀있던

호텔을 찾으러 . . .

이 조그만 마을에 호텔이 있다니

신기한 마음?

마침 동네입구의 Bar가 열어져 있기에

그 안으로 들어가 호텔의 위치를 물어보는데

바 주인인 듯한 젊은 여인이

그 호텔주인이 바에서 맥주 마시고 있다며

호텔주인에게

손님 왔다는 듯한 이야기를 건네준다.

그런데 그 남자는

자기의 호텔은 저쪽으로 돌아서 어디로 가면 나온다는 이야기를 하며

계속 맥주를 마시.....? @@

로그로뇨에서 벤또사 마을까지

순례길 12일차를 마치며

4/29/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