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아 할머니의 선물들

비스켓 몇개과 오렌지 하나.

내일이면 

이 자리에 없을 사람인데

주고 싶다며

따뜻한 손으로 건네 주는 손길에

그만 마음이 찡해온다.

.

.

.

벤토사 마을에서

순례길 12일차

스페인의 도로구조는

배수구가 길의 가운데에 있다.

빗물은 길의 중앙으로 모여서 빠지고 . . .

길 가운데에 물이 젖어 있는 걸 보니

조금 전에 이 마을에도

비가 내렸었나 보다~

마을 밖에서는

그저 마을의 전체적인 윤곽만 보였는데

마을 안으로 들어오면

집집 마다 꽃장식으로 길을 걷는 순례자들에게

밝은 마음을 갖게 하고 . . .

조화가 아니고

생화......

화려한 꽃장식된 집들을 보며 . . .

길 끝엔 허르스름한 창고도 있고 . . .

화려한 꽃장식도 좋지만

헛간같은 창고도 운치가 있어서 좋아보인다.

간혹 순례자 표시인 조가비를

현관문 위에 붙여놓은 집들도 있고 . . .

어느 집 벽에 붙여있는 조가비들을 보며 . . .

집벽의 페인팅된 칼라도 좋고

무언가 색다른 분위기인것도 좋고  . . .

손으로 색칠하여 벽에 붙인

그 마음이 느껴지는 벽

언덕을 올라

마을의 성당을 찾아갔다.

산 사뚜르니노 교구 성당

녹이 슨 돌 십자가 상

세월의 흔적을 느낀다.

성당 뒷뜰에

돌로만든 벤치가 놓여있다.

이 역시 이끼와 녹으로 된 걸 보아

수 많은 세월들이 지나갔음을 느끼며 . . .

오늘의 이 모습이

훗날 또 다른 순례자들이 다녀갈 때는

더 색바래 있을터인데 . . .

벤또사 마을의 성당이 있는 곳이

이 마을에서는 제일 높은 곳

성당 한 켠에서 사람들을 보았다.

마을사람들인듯 하다.

스페인안에서

제일 많이 통하는 인사

올라 (Hola)

이 한마디면

처음 만났을지라도

어색함이 사라지고 . . .

마을의 주민인 여인이

마을을 가리키며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그러나 스페니쉬를 잘 모르는 나는

그런거구나 . . . 하며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응답을 한다.

벤또사 마을의 지붕들

색상이 비교적 통일되었고

영화에서나 그림에서 어렴풋이 본 기억이 나는

그런 마을의 지붕들

이국적인 풍경에 한참을 바라보았다.

어느 집 지붕위에는

풀들이 자라고 .  ,  ,

마을 주민의 개 가

풀밭에서 넘어졌다 일어나고

또 넘어졌다 일어나고~

같은 식구인 듯 한데

두 분은 말이 없다.

그러나 함께 있는 모습은 

아름답다. 거기에 개 한마리까지 있으니

더욱 더 . . .

굳게 닫혀 있는

성당의 문

성당을 떠나면서 한번 더 바라 본

성당의 종

동네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성당을 내려오며 . . .

또 다시 마을을 돌아본다.

마을의 입구에서

노란색으로 된 글자를 보았다.

나헤라 까지 11킬로라는

그리고 노랑 화살표

아~

내일 여기서부터 출발하면 되는거구나?

길 위치나 방향감각이

거의 제로인 나는 떠나기 전날에

순례자길로 합류하는 길을 알아놓는 게

습관이 되었다.

그럼에도 늘 헤메이곤 하지만

.

.

.

큰 도로가에 마을 분들이 앉아서

무슨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하고 있다.

처음엔 무심코 지나가려 했는데

노인 한분이 무어라 말씀을 하며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 노인분은 나헤라 가는 길은 어디로 어디로 가라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그리고 또

.

.

.

큰 길가 버스정류소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벤또사 마을쪽이 아닌 

다른 마을쪽으로 걸어가는 두 할아버지 . . .

할아버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시던

할머니~

이름이 아멜리아 (Amelia) 

아멜리아 할머니는

처음 본 나에게

당신 집으로 놀러오라며

집이 저기 어디에 있다고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아멜리아 할머니가

당신 집으로 놀러오라고 하였지만

어떻게 가기도 그렇고 . . .

대답대신 그냥 웃고 헤어졌는데 . . .

아멜리아 할머니와 헤어지고

숙소로 올라가는 중에 본 거리 모습

여전히 빈티지풍의 

벤또사 마을의 모습

그 길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골목 모습~

현대와 과거가 함께 공존하는 세상?

동네를 어슬렁 어슬렁 하는데

그만 아멜리아 할머니를 또 만나고 말았다.

아멜리아 할머니가 마침 자신의 집에 가고 있다며

같이 가자고 손으로 잡아 이끈다?

전혀 생각지 못한 

산타이고 여정중에

현지인의 집을 방문하게 되다니?

- 할머니 집의 거실에서-

아멜리아 할머니 집 창문의 레이스를 보며 . . .

손수 손으로 짜지 않았다해도

레이스가 있는 집은

평온한 느낌이 먼저 들고 . . .

할머니가 먹으라고 내어 준

다과

비스켓과 오렌지 하나

비스켓에 그려있는

만화영화같은 캐릭터?

차마 한 입에 베어먹기엔~

늦은 오후 시간

저녁식사 타임

순례자길 중에

노란 스카프를 두른 할아버지가 있는 식당의

파스타는 알아주는 메뉴중 하나

여기 저기 숙소에 머물고 있던 순례자들이

식당을 찾아 가는 모습

오늘 내가 하룻밤 머물

숙소의 모습

공식적인 말로는 호텔인데

사실은 민박집 ~

2층 왼쪽 방이

오늘 내가 머무는 곳~

숙소의 현관 문

얼마나 굳게 만든 철문인지? @.@

한번 닫히면 열어지지 않아~

여주인은

나에게 열쇠를 주며

밖에 나갔다 올때는

열쇠를 사용해서 문을 열으라고~

저녁 7시 30분

드디어 식사 시간.

숙소를 정할 때

호텔의 여주인이

저녁식사를 주문할거냐고 물었다.

그래서 'Yes" 라고 대답하니

저녁 7시 30분까지

1층의 식사 테이블로 오라고~

하여

1층으로 내려가니

이미 여러 사람들이 식탁에 앉아있다~

숙소 주인이 직접 만들었고

일일이 서빙을 해 주고 . . .

배고프면

시장이 반찬이라고 했던기..........?

맛은 참으로 좋았다.

메인 요리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음식인

빠야 .

쌀이 들어간 볶음밥 같은 요리었는데

이 역시 

꿀맛이었고~

먹을 만큼 덜어서 먹고

또 덜어서 먹고 . . .

디저트 먹을 때

여 주인이 갑자기 Surprising Time 이라며 

특별히 케익을 만들었다고?

그러면서

나의 이름을 부르며

생일축하? 한다고???

순례자 여정중에 마을에 도착하여

숙소를 정할 때

알베르게나 팬션에서 꼭 여권을 요구한다.

이 여주인도 여권을 보고

나의 생일이 오늘 인 줄 알고

나름 기쁜 시간을 마련한 듯?

그러나 나의 진짜 생일은

여권의 날짜가 아니었는뎅?~

특별한 데코가 없는 작은 케익위에

촛불 하나 올려져 있고 . . .

사람들이 촛불을 끄라고 한다?

그래서 촛불을 불려고 하는데

프랑스에서 온 크리스토프씨가

눈을 감고 소원을 빌라고 . . . ?

눈 을  감 고

소 원 을  빈 다 .

짧 은 시 간 이 었 지 만

내 마 음 속 의

진 실 한  소 원 을

.

.

.

함께 한 사람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 . .

프랑스에서 온 두 사람

그리고 영국에서 온 두 부부

전혀 생각히 못하였던

생일 파티

그리고 나의 앞에 놓인

케익 한 조각

스페인의 벤또사 마을에서의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말 그래로

 Surprising~

숙소의 테이블에 있는 방명록

누군가 이 집에서 하룻밤 머물며 

감사의 글을 남긴 걸 읽으며

나 역시 이 집 주인에게

감사의 인사 한줄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