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로 올라와

다시 길 떠날 준비를 한다.

오늘의 목적지는 산또 도밍고로 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이건 희망사항

나의 체력이 어느 마을까지 허락될 지는

내 자신도 모른다.

항상 생각하기를 

절대 무리하지 말자.

힘들면 그 자리에서 멈추고

쉬었다 떠날지라도 . . .

벤또사 동네를 걸어나오면서 본

미스터 견공께서

아침산책을 하는 듯~

녀석도 

참~

^.^

어제 미리 보아 두었던

순례자 길을 찾아 동네 입구쪽으로 향해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동네 할아버지께서

그쪽 길로 가지말고

동네의 언덕쪽으로 가면 바로

순례자길이 나온다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거듭 알려주신다.

전혀 생각지 못한 골목이었는데

길이 이렇게 나오다니?

이런 일들이 산티아고 도착하기까지

여러번 있었다.

어디선가 나타나서 알려주었던

동네의 사람들이 . . .

나는 이런 분들을

천사라고 생각하였다.

내가 위급할 때 도와주는 천사도 있지만

길을 헤메지 않도록 도와주는 분들도

천사라고 . . .

어제 미리 알아보아 두었던 도로길도

틀린 길은 아니지만

자건거로 순례하는 사람이나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였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그리고보니

어제 동네 할아버지와 아멜리아 할머니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어디로 가라고 하였던 

그 말이 그말이었던거였어 . . .

벤또사 마을의 성당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 . .

성당 옆의 나무

그리고 성당 뒤뜰에서 재주를 부리던

개와 친절하였던 할머니

모두들

안녕히

.

.

.

들판에 세워져 있는

노랑화살표가

이색적!

순례자 한 사람이

스쳐간다.

부엔 까미노~

조용한 길에

두 사람의 순례자가

스쳐간다.

산길을 벗어나니 큰 도로가 보인다.

자동차길 옆을 걸으며 . . .

억새잎들이 하늘거리는 모습을 보는 순간

가을의 느낌이 들고 . . .

천천히 걷고 있는 나의 옆을

한 여성 순례자가 지팡이를 옆으로 들고

등엔 작은 백팩만을 매고 지나간다.

가볍게 걷고 있는 모습이

좋아보인다.

길위애

양말 한 컬레가 빨래집게에 꼿아 있는 채

떨어져있다.

어떡하지?

이 양말을 땅에 그대로 두고 간들

주인이 되돌아와서 찾아갈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내가 주워서

주인에게 전해줄 수 있는 방법도 없고?

내 생각엔

포도밭을 지날 때

내 옆을 스쳐가던 홀로 걷던 그 순례자의 양말인 것 같은데

내 걸음속도로는

그 사람을 붙잡을 수 있는 건 불가능한데?

갈등끝에

일단 양말을 주워서

사람들의 눈에 보이도록 배낭옆에 끼워두었다.

그 안이 궁금해서

들어가 보니

이렇게 여러 돌들이 붙여져 있고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이 곳은 롤단의 언덕이며

롤단이 이 곳에서 무슬림의 거인 페라구토를 돌멩이로 맞혀서

죽였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라고 . . .

이 롤단의 언덕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지나가는 순례자들에게

상징적인 장소가 되고 있다고 . . .

전설일지라도

작은 자가

큰 자를 물리칠 수 있다는 교훈이 있기에

나름 좋은 것 같다.

조금 더 걸으니

맑은 물가가 나온다.

근처에 몇개의 벤치가 있고

몇몇의 순례자들이 쉬고 있었고 . . .

내가 길을 따라 걷고 있는데

그들이 큰소리로 나를 부르며

그 길로 걷지 말고

잔디밭을 가로 질러 가라고

가르켜 준다.

고맙다.

순례를 한다는 공통점 하나만으로도

이 길에서만큼은 

나라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주는 사이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