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길을 돌아서
제 길로 찾아 간다는 것
매력있는 경험이었어.
그러니까
너무 고달프다고
생각하지 마 . . .
에우나테에서 오바노스 마을까지
순례길 7일차
산타마리아 데 에나우테 성당에서 잠시 머문 후
오늘의 목적지인 푸렌테 라 레이나 마을을 향해 길을 나선다.
처음엔
에나우테 성당을 본 후
다시 원점인 무니사팔 마을로 되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성당의 관리인 할아버지의 설명으로는
그 길로 다시 되돌아가지 않고
오바노스 마을을 들려서 갈 수 있다며
성당 왼쪽으로 돌면 길이 있다는 친절한 설명에
마을을 나가는 길을 찾았다.
조그만 길을 오르다보니
노란 화살표가 보인다.
초록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운치있는 샛길 . . .
이건 정상적인 길이라기보다는
아는 사람만 걸어가는 샛길인걸거야~
걷다가
아쉬운 마음에
산타 마리아 성당 한번 더 돌아보며 . . .
경사가 있는 언덕을 오르며 . . .
날씨가 더워서인지
갈증이 난다.
언덕위의 한켠에
수도꼭지를 발견
일부러 그 곳까지 걸어갔다.
혹시나 물이 나올련가 . . . 하는
기대감으로 . . .
그러나
물은 한방울도 나오지 않고~
허탈한 마음으로
다시 돌아나오며 . . .
언덕을 넘으니
조가비 표시를 만났다.
저 조가비는
왼쪽으로 가라는 걸까?
그러나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왜냐하면 서쪽으로 가야 하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내 자신이 기특혀~
방향감각에 대해서 빵점인뎅~
쿠르르~~ ^.^
언덕을 올라 서쪽으로 가다가
바라 본 에나우테 성당
동네 여인 둘이서 걷는 모습
이들은 나와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오랫동안 걷다가
큰 도로에서 나는 노랑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걷고
그들은 계속 한 방향으로 걷고 . . .
나중에 알았는데
저 여인들이 걷는 흙길따라 계속 걸어도
푸엔테 라 레이나 마을이 나오더라는~ @.@
그러나 순례 초보자는
그저 노랑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착하게 따라간다.
한적한 시골길에
무시무시한 바퀴의 트랙터가 지나간다.
@.@
거대한
트랙터가 지니가자
길위엔
다시 고요가 찾아오고 . . .
한참을 걷다보니
자동차가 다니는 큰 길이 나온다.
팜플로나 . . .
한번 다녀온 곳이라고
마치 고향의 이름 대하듯
낯 익다니?
큰 도로를 건너
사복 사복 길을 걸으며 . . .
뉘 집 담벼락에
그려진
하늘색 화살표
노랑색이어도 좋고
파랑도 좋고
파랑이 변해서 희미해진
하늘색 도 좋고
길을 안 잃고 잘 걷고 있다는 사실엔
평안한 마음으로 걷는
무더운 오후 . . .
갑자기
어디선가 바람이 분다
시원하다
소리 없는 바람
이 촉감이
.
.
.
저 멀리 위로
마을이 보인다.
푸른 하늘
초록벌판
그리고
집
.
.
.
에우나테 마을에서
한참을 걸어 나왔는데
여기에서도
에우나테 라는 지명이름을 대하다니?
내가 서치한 안내글에 의하면
에우나테 마을에 Casa Rural 이라는 숙소가 있었는데
그럼 이 동네에 있다는 의미인거였어?
나처럼 순진한 사람은
그 동네에 있다고 하면
말 그대로 그 동네에 있는 줄로 생각하는데
한시간 이상 걸어야 나오는 곳에 있다는 설명을
왜 안 덧붙였을꼬?
뭐 빨리 걸으면 30분일수도 있겠지만 . . .
오르막 길을 올라
내가 걸었던 길을 바라보며 . . .
내가 저 길을 걸었구나
흐뭇한 마음
그러나 다시 되돌아간다면
기진맥진 할 것 같은 심정.
또 오른다.
45도 경사진 언덕길을 . . .
드디어
오바노스 마을의 표지판을 만나며 . . .
높은 지대에 있는
오바노스 마을의 초입 풍경
그 마을에 들어서자
무루사발 마을에서 온 순례자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
.
.
여기서 이렇게 합류되는거였구나?
난 비록 샛길을 따라
이 마을에 도착하였지만
샛길만의 매력이 있기에
2.5킬로미터 더 걸었다는 일에
내 자신에게 점수를 후하게 줄거야~
마을에 들어서자
카페....안내 화살표를 따라 걸어가서
물 2병을 구입한 후
한 병은 그 자리에서 바로 마시고
다른 한병은 배낭 포켓에 찔러넣고
다시 출발을 하며 . . .
오바노스 마을의 중심을 걸어가며 . . .
마을 중심에 있는
오바노스 마을의 광장
이 곳은
시청일까?
마을이 적으니까
군청쯤?
아니 그보다 더 적으니까
면사무소?
그런데 이미 오후 2시가 넘어서인지
거리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모두들 낮잠을 자러 집에 있는 듯?
마을 중심부를 통과하며
길 바닥에 박혀있는 조가비 표시를 보고
계속 걷는다.
그동안 순례길 중에서 보았던
조가비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조가비 표시.
Iglesia de Juan Bautista
성 세례요한 성당
예수님의 열두 제자인 성 요한에 대한 이야기는 많고
그에 대한 기록도 많았지만
세례요한에 대한 기록이나 기념관은 거의 보지 못하였다.
그런데 이 곳 오바노스 마을에
세례요한 성당이 있었다니?!!!!!
솔직히 놀랍고 경이로운 심정
지극히 겸손한 세례요한
그래서 더욱 존경스러운
그 성인을 기념하는 성당이 있었다니
.
.
.
마을 광장 우측에 있던
Iglesia de Juan Bautista
너무도 가냘픈 예수님의 형상
이 마을의 슬픈 전설
이 마을의 아타니아 공작이라는 사람에게
펠리시아와 기옌이라는 예쁜 남매가 있었는데
어느 날 딸인 펠리시아가 소명을 받고 나바라 지역의
에구에스 계곡에 있는 아모카인으로 숨어 들어갔다.
그러자 그녀의 오빠인 기엔이 동생을 찾으러 그 곳까지 갔는데
동생인 펠레시아가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자
그 오빠가 분노해서 여동생을 죽였다.
그 후 기옌은 통곡하며
신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산티아고로 순례를 떠났고
마침내 수사가 되어 오바노스 근처의 아노노떼게에서 여생을 살면서
산타아고로 가는 순례자들을 도와 주었다는 . . .
사도 바울의 성당의 입구에서
성당의 문이 잠겨 있기에 들어가 보지 못하고 . . .
인자하신 성모 마리아 모습을
누군가 훼손하였어 . . .
마리아님 에게도
안티 팬 (Anti Fan) 이
있는건가?
마을 중앙에 있는 우물터?
마을 광장을 한바퀴 휭 돌아 본 후
마을을 빠져 나가는
운치있는 아치형의 문
그 문 오르쪽에
파란색의 친절한 순례자 표시를 보며 . . .
순례자 길에 있는
오바노스 마을의 체육관
2009 라는 숫자
그 해에 이 마을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을까?
생각외로
잘 정돈되고 아름다운 마을, 오바노스 . . .
뜻밖의 세례요한이라는 이름을 가진
성당이 있었다는 것에
환희적인 감동을 느끼며
그 마을을 떠난다.
순례길 7일 차
에우나테에서 오바노스 마을까지
4/23/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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