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초일까?
길마다 아름다운
꽃잔치 ~
그 예쁜 꽃들에게
살짝 입술을 맞추고 싶은 마음
지쳐가는
나에게 기쁨을 주었잖아~
- 푸엔테 라 레이나를 가며-
푸엔테 라 레이나 마을에 도착하며
순례길 7일차
오바노스 마을을 벗어나자
작은 길로 접어들고 . . .
한낮의 태양빛 아래
붉은 빛 양귀비가 산뜻하게 피어있다.
초록과 빨강
원색의 느낌이 참으로 강렬해~
길가의 꽃들의 모습에
마음은 더욱 싱그러워지고~
사랑초일까?
길마다 아름다운
꽃잔치 ~
그 예쁜 꽃에
살짝 입술을 맞추고 싶어~
내리막길을 걸으며 . . .
다시 펼쳐지는
노랑 유채화의 향연들~
계속 전진해야 하는데
이 아름다운 풍경들이 아름다워
가던 발걸음 또 멈추며 . . .
순례자 안내 비석위에
작은 돌멩이 하나 주워
올려놓는다.
마음 속의
소원을 담아서 . . .
저 멀리 내가 내려왔던 길에
사람들이 보이네?
뜨거운 한낮이고 늦은 시간이라
이젠 순례자들의 발길음 뜸할텐데 ?
같은 목적을 가진 누군가가 오고 있다는 걸 아는 순간엔
늘 마음이 놓이곤 한다.
그들이 누군지 몰라도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 . .
푸엔테 라 레이나 가기 위해서
건너야 하는 큰 자동차 도로
아무런 신호가 없으므로
조심히 건너야 한다.
큰 자동차길을 건너면
다시 작은 오솔길이 이어지고 . . .
오로지 한 사람만 걸을 수 있는
작은 길
이런 길들이
참 좋다.
큰길이 아닌 작은 오솔길이 ~
저 멀리에서 보았던 사람들은
어느 새 나의 앞을 지나가고~
친절한 노랑화살표를 따라서
남의 집 벽을 돌고~
파아란 하늘
하아얀 구름
상큼한 공기
몸도 마음도 두둥실 떠 가는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 . .?
작은 오솔길을 벗어나니
푸렌테 라 레이나 마을이 시작되고 . . .
그 초입에 럭셔리한 호텔이 보인다.
하쿠에 호텔 부속건물에 있는
하쿠에 알베르게
이 알베르게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다른 알베르게에 비해 괜찮다고 . . .
이 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여기서 쉴까?
아니면 더 걸어갈까?
그런 갈등은 잠시
나는 계속 걷기로 하였다.
내가 숙소를 정하는 원칙중엔
내가 머무는 마을 중심부에 숙소를 정해야 한다는 . . . 그런 . . .
이유는
마을 초입에 있으면 다음날 출발할때도 시간이 더 걸리고
초입에 있거나 마을의 끝에 있으면
그 마을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걸어다닐 때
거리가 멀어서 더 걸어야 하니까 . . . 암튼~
내 앞에 걸어가던 두 사람도
하쿠에 알베르게 앞에서 한참 머물고 서로 의논하다가
다시 걸어간다.
마을입구의 어느 건물 굴뚝위에 있던
새 둥지~
집 사이즈가 어마어마 해~
푸엔테 라 레이나 마을을 걸어가던 중
마을 사람이
자신의 집을 페인트 칠 하는 모습을 보며 . . .
집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가?
자신의 집이기에
자신이 원하는 칼라로 페인트로 하고
집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을 자주 터치한다.
그럴때마다
마음속에 잔잔한 파도가 꿈틀거리는 것 같고. . . 에효~
길은 두갈래로 갈라졌다.
하나는 큰 도로였고
다른 하나는 순례자길
순례자는
순례자길로 걸어야 함이 마땅하다.
설령 그대가 순례자가 아니라고 우긴다 할지라도
이 길위에서는 같은 부류로 보기에
그대는 이 법칙을 어기면 아니되기에~
하여
그 순례자길에 들어서니
오래 된 성당이 보인다.
순례자길 위에 있는
Iglesia de Crucifijo
십자가상 성당
성당 벽에 붙여져 있는
어느 성인의 모습
푸엔테 라 레이나 마을에서
유명한 분인 듯?
십자가상 교회 앞 벤치에서
꿀잠중인 프랑스 사람 티보씨
무루사발 마을에서 잠시 만났던
티보씨는 잠시 쉬고
다른 마을을 향해 갈려는 듯~
운치있는 아치형 문을 통과하며 . . .
무사히 도착하였다는 마음과
새로운 마을에 대한 설레임이
이 문을 통과하는 사이
몸의 피곤함이 사라지는 것같은
이 느낌은 뭐지?
넓은 길을 걸어가는 순례자들의 모습
아마도 계속 걸어서
다른 마을을 향해 걸어가려는 걸까?
그러나 나는
이 마을에 머물 계획이므로
일단 숙소부터 찾아야 한다.
이미 여러 알베르게를 알리는
홍보용 광고글을 읽었지만
알베르게 보다는
호스텔을 알아보기 위해
좁을 골목길을 걸어간다.
작은 길이 미로처럼 여기저기 수 없이
펼쳐져 있는 골목길
여기가 그길이고
그길이 여기인 듯
비슷비슷?
@.@
마을 중앙쯤일까?
어느 골목길에 위치한
레스토랑겸 카페가 함께 있는
작은 호스텔을 발견하고
체크인 하니
2층의 코너에 있는 방으로 올라가라고 . . .
작은 골목안에 있는 호스텔인만큼
방 역시 다닥다닥
그리고 캄캄한 복도
열쇠가 달려있는 큰 나무걸이에 적힌
21 이라는 숫자
이런 숫자마저
오늘 나하고의 인연인가보다~
배낭을 내려놓고
냄새나는 등산화를 벗어 던지고
침대에 벌렁 떨어지다시피 몸을 던지고 보니
긴장이 모두 풀린다.
오늘 걸은 걸음 수
16305
왼쪽 발등의 통증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천천히
조심히 걸었던 하루
우테르가에서
푸엔테 라 레이나 마을에 도착하며
순례길 7일차
4/23/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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