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본 마네루 마을

그 곳을 통과하는 내내

단 한사람도 보지 못하였지만

평온한 마을이라는 이미지를 가슴에 두고

이제 떠난다.

시라우끼 마을 입구엔

분위기있는 가로등이 몇개 세워져 있었고

그 사이사이엔 순례자들이 쉴 수 있는

벤치가 놓여있었다.

내가 그 곳에 도착하니

벤치에서 런치를 먹고 있던 어느 여성 순례자가

자리를 일어나면서 그 자리에 앉겠냐고 하기에

고맙다....고 인사하고

그 여인과 바통을 이어받은 선수처럼

그 자리에 배낭을 내려놓았다.

내가 앉은 벤치에서 바라 본 모습

노랑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은?

무얼 먹을 수 있는 카페나 Bar

그러나 간혹

글자에 신경을 안 쓰고

그저 노랑 화살표만 따라갔다간

헛걸음 할 수도 있음을 . . .

실제로

순례길이 아닌 알베르게나 슈퍼마켓을 인도하기 위해

노랑 화살표를 마치

순례자 길 표시처럼 하여서

혼돈하는 경우들이 있기에 . . .

내가 잠시 쉬며

물을 마시는 동안

스위스 사람 알탄씨가 나타났다.

그는 반가운 인사를 하고

자신의 가이드북을 꺼내

이 곳에 대한 페이지를 찾는 중

이제 순례길 첫날인 그는

마냥 행복하나 보다.

유쾌함이 가득

나는 좀 더 쉬었다 가기로 하고

그가 먼저 떠났다.

그는 계속 걸어야 한다면서 . . .

그 후로

알탄씨를 순례길에서 본 적이 없고 . . .

살모사의 둥지 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갖고 있는
시라우끼 마을 앞에 있는 안내도를 보며 . . .

가까이서 본 마을은 모습은

멀리서 바라 본 그림같은 풍경과는 많이 다르고 . . .

언젠가 한국의 부산을 방문하였을 때

보았던 어느 마을과 비슷한 모습?

다만 부산에서 보았던 마을은

옥상이 있었고

그 옥상위엔 물탱크들이 보였는데

이 시라우키 마을은

지붕으로 덮어져 있었고

창문들이 많다는 게 다르게 보이는 . . .

마을을 통과하는 입구를 찾아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브라질에서 순례길을 왔다는

브라질 사람 안토니오

빠른 발걸음으로 가기에

먼저 가라며 인사하니

부엔 까미노 하며 손 흔들고 ~

천천히 마을들을 구경하면서

걸어간다.

이 시라우키 마을은

흙길이 아니고

포장 된 길?

현대식 마을인걸까?

멀리서 볼때는

낡아보였는데?

어느 집 창밖에

보라색 꽃 화분을 내어 놓았다.

별꽃모양처럼 5송이의 꽃모양이

참 예쁘다. 

순례자 상징인

가리비

그 걸 보호하려는 의미였을까?

철창으로?

이 또한 인상적임에 . . .

굳건히 닫혀있는 문

아치형의 문

사자의 입에 물려있는 초인종 역할을 하는 문고리

내가 자주 보지 못하였던 풍경들이기에  

흥미가 더해 가고 . . .

미로같은 마을의 길을 이리저리 걸으며 . . .

마을 중앙의 광장앞에서 

마치 영화세트장 같은 마을의 모습들

거리의 예쁜 벤치에 앉아있던 동네분들.

물어보지 않았는데도

순례자길은 저쪽으로 계속 가면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가리켜 주셨던 친절하였던 . . .

아마 무슨 말이라도

지나가는 순례자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주고 싶었던

마음이었으리라

.

.

.

그럼에도
길을 잃지 않으려고

순례자 표시 가리키는 것을 확인하면서

미로같은 마을을 지나간다.

마을의 모습 하나 하나가

마치 동화속에 머무는 것처럼

정신이 미몽해지기도 하고 . . .

나는 현재형인데

이 곳은 과거형처럼 느껴지는

이 아리끼리한 느낌이라니 ~

마을을 빠져나올 무렵 보았던

어느 할머니

입고 있는 옷도 그렇고

들고 있는 물건들도 그렇고

뭔가 일반적이진 않은 그런 . . .

저  할머니는 일부러 저런 옷차림으로

분장을 한

연극배우일것 같은....

진실로

내가 어느 영화속의 현장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듯한 착각~

@.~

신기한 마음으로 

미로같은 길을 걷다보니

어느 새 마을을 빠져나왔다.

마치 시험문제를 받아들고

어느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또 한 마을을 통과하면서 

.

.

.

순례길 8일 차

시라우끼 마을을 지나며

4/24/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