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케타 마을의 Bar에서 보았던

여성 순례자가

내 앞을 스쳐 지나간다.

두 손을 살랑살랑 흔들며

가볍게 걷는 발걸음이 

마치 소풍가는 것처럼 

경쾌하게 느껴지고 . . .

- 비야마요르 마을을 지나며 -

아스케타 마을에서 비야마요르까지

순례길 9일차

에스테야 마을을 출발해서 

아에기 마을을 스쳐

도착한 곳은

아스께따 마을

마을로 들어오기 전부터

벽에 그려진 그 이름이 

순례자들의 눈에 바로 들어온다.

일반적으로

마을을 알리는 사인판이

정갈하게 길가에 세워져 있거나

운치있는 나무에 새겨져 있었는데

이 마을은 벽에 그림은

낙서처럼

인디언의 문양같기도?

동서양의 푸전 문화가 느끼는

독특한 마을 이름을  적어놓았는데

나름 괜찮았다.

아스케타 마을의 빈티지 나는 창문을 보며 . . .

어느 집 텃밭에

상추가 새파랗게 자라나는 모습

순간

된장에 쌈싸 먹고 싶은. . .

아무런 반찬없이

그저 싱싱한 상추잎 몇장이면 되는데 . . . ^^

동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도니

Bar 가 있었다.

모든 순례자들 거의 다 들리는 듯

많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바 안에도

바 밖에도 . . .

혼자인 나는 늘 안에서 쉬곤 한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자리를 비울 경우 

나의 소지품을 관리 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러나

안에서는 안전하였다.

누구에게 달리 보아 달라고 부탁하지 않아도

서로 순례자들이 눈치로 보아 주곤 하였고

카페나 바 주인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 . .

순례길을 떠나면서

아침식사는 거의 하지 못하고 출발하고 있다.

아침 먹을 때가 마땅치 않기에

길을 걷다가

어느 마을의 카페나 바가 문을 열면

그 곳에서

카페 콘 레체 한잔과 비스켓

아니면 토스트 2쪽.

이 식사가 아침겸 점심이 될 수 있고

행운이 따른다면

순례자 메뉴가 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는

마을을 만날 수 있고 . . .

그러나 아직까지

나바라 주 에서는

순례자 메뉴를 점심으로 제공하는

레스토랑은 만나지 못하였다.

아스께따 마을의 바에서 먹는

카페 콘 레체 맛은 참으로 좋았다.

달콤한 맛이 피곤을 풀어줄 정도로

.

.

.

바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마을안으로 통하는 순례자길로 접어 든다.

길 중간에

고양이 한 마리 지나가다

걸어가는 순례자를 바라본다.

녀석의 앞다리는 정지되었는데

뒷다리는 걷고 있는

아주 어려운 동작을 하고 있군~

쇠줄에 묶여있는

개를 보면서 . . .

측은한 마음

땅 바 닥 으 로  기 어 가 는

그대는 뉘시요?!!!

머리위에 달린 뿔 같은 형상이

귀엽고만.

자세히 보니

몸 중간부터 생긴

줄무늬도 특이하고 . . .

아스께따 마을을 빠져 나와 되돌아 본

마을의 전경

마음속으로

굿바이 . . .

길가에 핀 하얀 꽃들

찔레꽃 비슷하여 . . .

애잔한 마음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

아직 아무런 농작물이 없는 땅을 보며 . . .

그러나 트랙터 자국이 있는 걸 보아

이 땅에서도 땅의 소산물이

번성하리라.

내가 지금

걷기 겨우 9일차이기에

아직도 순례길에 대해 잘 모르는

저 황무지 같은 빈 땅같을지라도

언젠가

저 땅의 소산물이 나오는 것처럼

내 순례의 여정중에

무언가 아름다운 결정체가

여물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며 . . .

노래를 부르며 

상쾌하게 걸어가는 

이름도 모르는 순례자지만

"여길 한번 보시요".....하니

아주 션하게~

"푸하하하~~"

거리낌없는 웃음한번 날리면서

카메라앞에 포즈를 취한 후 ~

호탕하게 웃던 청년이

다시 그 모습대로 걸어간다.

두 손을 바지 포켓에 넣은 채 . . .

앞에서 볼때는

배낭이 별로 무겁게 보이지 않았는데

뒤에서 보니~

헉~

@.@

저 멀리

다음 마을인 

비야마요르의 상징이 눈에 들어오고 . . .

마을의 Bar에서 보았던

수 많은 순례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아니하고

다시 길에는  홀로 되고 . . .

노랑 화살표 지시대로

그 길 걸어간다.

밀밭길 사이로

돌담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 돌담 중간쯤에

운치있는 작은 건물이 눈에 들어오고 . . .

돌담위의 핀 노랑 유채화

그 길을 걸어오는

순례자들의 발걸음

모든 게 그림처럼 평화롭다.

노랑 유채화와 푸른 밀밭속에

둘러싸인 작은 집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 . .

4월이라는 계절의

선물이리라

여기 지나갈 때는

이 건물에 대해 잘 몰랐다.

나중에 가이드북을 찾아보니

무어인의 샘이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가이드북을 

처음부터 소지하지 않았다.

짐이 무겁기 때문에 . . .

대신에

셀폰에 중요 포인트만 저장해서 갔는데

걸으면서 셀폰을 꺼내 보는 것조차 버거워

그냥 그대로 길에 안내되어 진 사인과

안내글을 읽으며 길을 걷게 되었다.

저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안이 깨끗하지 않았다.

지나가는 순례자들이 쓰레기를 버린 것도 있고

청소가 안 된 상태.

이처럼 상징적인 건물은

청소가 잘 되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 여운이 오래 남도록

.

.

.

조금 전 

아스께따 마을의 Bar에서 보았던

여성 순례자가

내 앞을 스쳐 지나간다.

두 손을 살랑살랑 흔들며

걷는 발걸음은 가볍게 느껴지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