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통증은 더 아프게 느껴진다.

어디에 잠시 쉬고 싶었는데

거리엔 아무런 쉴 곳도 없고 . . .

이 돌담을 기억한다.

그때 나의 발등의 통증이 심해졌을 때

한참을 멍한 상태로

기대었던 곳이기에 . . .

조용한 트리니다드 마을을 지나며 . . .

마을의 중앙을 지나는 길에

한 처자가 개와 즐겁게 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시각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개들을 훈련시키는 트레이너들~

개들이 사랑스럽게 안기는 모습들을 

한참 보다가 . . .

다시 길을 걷는다.

마을 중앙에 있는 공원과

이름모를 성당을 바라보며 . . .

성당 앞 공원의 벤치에

할머니가 조그만 개와 함께

따뜻한 햇살을 즐기고 있다.

조그만 개가 귀여워서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어느 학교의 입구

그늘막이 인상적인 건물을 보며 . . .

무언가 의미가 있을 듯한

조형물도 보고 . . .

길거리 카페

간단한 무엇이라도 먹을까 . . . 하다가

자리에 앉게 되면

시간이 지체될 것 같기에

그대로 걷는다.

그 마을을 지나 걷다보니

또 다른 마을이 나타나고 . . .?

마을이라기 보다는

도시같은~

이 곳엔

버스도 다니기에

나는 이 곳이 팜플로다 인줄로 

착각~

그런데

Burlada 부를라다 라는 

마을이라고~ 

이로츠 마을 지나 어느 산에서

자비를 베풀어 달라던 마리오씨는

팜플로나가 조금만 간다면 나온다고 하였는데

걸어도 걸어도

팜플로나는 안 나오고

또 다른 마을이 나타나?

^^

걷다가 그만 노랑화살표를 잃어버린 바람에

방향을 잡지 못하여

어디로 가야 하는거지? 하며

사방을 두리번 거리는데

마침 지나가던 경찰이 보인다.

길을 물어보니

이 곳에서 4킬로만 걸으면

팜플로다에 도착한다고?

.

.

.

4킬로면

한국적인 계산으로는

10리

옛날에는 10리 하면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고 생각되었던 시절인데

지금 나에게는

그 10리가

100리처럼 느껴진다.

길바닥에 그려진

노랑 화살표를 발견

놓치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다시 걷기 시작~

길 건너편의 건물이 멋지다. . . 라고 생각하며

바라보는데

나의 왼쪽 발등의 통증을 느껴진다.

처음엔

그냥 싱겁게 생각하였다.

왜 발등이 아프지?

신발을 잘못 신은건가?

그런데 점점 

통증은 더 아프게 느껴진다.

어디에 잠시 쉬고 싶었는데

아 . . . 거리엔

아무런 벤치도 없고?

이 돌담을 기억한다.

그때 내가 발등의 통증이 심해졌을 때

기대었던 곳이기에 . . .

등산화 신발끈을 느슨하게 하고

걸어도 통증은 여전하고 . . .

할수없이

스틱에 의지하면서

한발 걷고 한발 옮기고

절뚝거리며 걷는다.

이제 팜플로나까지 3킬로 남았다는

표지판을 보며

그저 걸어야 한다는 생각으로만

다리 하나를 질질 끌다시피 하며

걷고 있는데

이탈리아 사람 프랑코씨도

다리를 절룩거리며

나의 앞을 지나간다.

자신도 너무 아프다면서 . . .

다리가 아프다고 절뚝거리며

나의 앞을 지나가던 프랑코씨는

어느 새 저 멀리 사라져 가고 . . .

나의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간다.

다리의 통증으로 힘이 더 들기도 하고

이대로 못 걷게되면 어떡하나

하는 공포감도 밀려오고 . . .

걔속 이어지는 시멘트 자동차길 

한번 걷고

한번 멈추고

헌번 걷고

또 한번 멈추고 . . .

병아리가 물 한 모금 먹고

하늘 한번 쳐다보듯이 ~

어서 팜플로나에 도착하고픈 마음과 달리

거리는 그대로인듯

줄어들지 않고

.

.

.

가까스로

팜플로나 들어가는 입구까지 도착.

멀리서부터 보이는 다리가 

푸르름속에 운치있게 보인다.

다리위를 걸으며 바라본 물의 풍경

멋지다.....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운데

나는 기진맥진한 상태로 

패잔병된 모습으로

팜플로나에 도착하다니 . . .

막달레나 다리를 건너면

바로 나타나는 로터리

먼저 도착한 프랑코씨가

아들을 만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나도 다리를 절뚝거리며

 계단같은 자리에 털석 앉았다.

 프랑코씨는

아들에게 많이 화가 난 듯

큰소리로 아들에게 말을 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다리가 아픈데

너는 왜 마중을 안 나왔냐~"

하는 듯?

이탈리아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아들을 사정없이 혼내주고 있는

이탈리아 아버지를 처음 보았다.

잠시 후

프랑코씨는 아들과 함께 

오른쪽 방향으로 숙소를 찾아 떠나겠다며

자기들과 같이 갈거냐고 그 와중에

내 생각까지 해 준다.

그런 프랑코씨에게

아니다 . . . 라고

나는 다른 숙소를 구하겠다고 하니

See you later 라는 말을 하고 

헤어진다.

다음에 볼 기약이 있을련가 싶지만 . . .

프랑코씨와 아들이 떠나간 뒤에도

나는 한참이나 그 자리에 앉아서

발의 통증이 나아지기를 기다는데

나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왔던 

어느 부부가 이제 막 도착한 

모습이 보인다.

두 사람이 팜플로나 무사도착함에 대한

기쁨의 세레모니를 하고 있는 듯~ 

오는 도중에

내가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을 보고

조심하라고 염려를 해 주기도 한 두사람이

발등의 통증으로 힘들어 하고 나에게 농담을 한다.

다음 마을인 시수르까지

계속 걸을 마음 없냐고?

@.@

더 이상 다리 앞에 앉아 있을 수도 없고 해서

숙소부터 구해야겠기에 자리에서 일어난다.

프랑코씨 부자는 왼쪽으로 갔는데

나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숙소를 찾기 시작

나의 생각에

왼쪽보다 오른쪽이 팜플로나 다운타운이

가깝게 생각되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나의 잘못된 착각?

@.@

팜플로나 다운타운 들어가기 전

공원을 통과하며 . . .

벤치가 보여서

일단 배낭을 내려놓고

숙소에 대한 생각을 하기로 한다.

나는 내일은 더 이상 못 걷는다는 결정

그리고 알베르게 가 아닌

호텔을 구한다는 생각.

계속 이틀을 머물예정이므로 . . .

알베르게는 하루 이상 머물면 안 되는 점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안에서

내 몸이 자유하지 못할 것 같다는 점이

제일 큰 이유이기도 . . .

시간은 늦은 오후였지만

해가 길어졌는지

아직 햇살은 남아 있는 공원의 모습은

말 그대로 참으로 싱그러운 모습이다.

공원을 빠져 나오니

다시 큰 도로가 이어지고

그 도로를 계속 따라서

팜플로나 시내를 향해 걷기 시작

오늘 머물 숙소를 정하기 위해 . . .

황토색 건물

그리고 푸른 하늘

스페인 특유의 풍경들

팜플로나 도심을 걸으며 . . .

이젠 골목길로 접어들고 . . .

저 사람도 나처럼

숙소를 찾으려 다니는건가?

그날 목적지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중요한 일

숙소를 정하는 것

.

.

미로같은 골목 길을

누비다가

현지인들에게 호텔이 어디있는지

물어보기도 하면서 . . .

어느 Bar 엎애서

와인을 마시고 있던

동네 사람이 알려 준 호텔

참으로 

어렵게

어렵게 찾았다.

호텔 체크인하고 . . .

방에 들어서자 마자

배낭 던져놓고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오늘 걸은 걸음 수

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