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새를 닮은 여인이여

그대 슬퍼말아요

나 항상 그대 곁에 있어요.

당신에게 

들키지 않을만큼

그 자리에 . . .

- 팜풀로나에서 -

팜 플 로 나 에 서

헤밍웨이 길을 

오늘의 일용할 양식을 들고가는 노신사.

많은 사람들이 바께뜨 빵을 손에 들거나

가방에 넣어가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그 모습이 나의 눈에는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오고 . . .

 거리를  걸으며 . . .

많은 카페들이 있는

헤밍웨이 길을 계속 걸으며 . . .

식사를 해야 하는데

어느 카페를 가야 할지 정하지 못하다가

사람들이 많은 카페를 선택.

마침 수리아인 마을에서 만났던 

한국인 청년들을 이 곳에서 다시 만났다.

그들이 자리를 일어나면서 

맛있었다고 권해주는 메뉴를 고르고

청년들이 떠난 자리에 내가 앉아

호젓하게 식사를 한다.

사진에 보이는 이 모든 것이

내가 주문한 요리들 

정식요리가 아닌

 타파스.....라고 하는데

간단한 간식같은 종류

평소 버섯을 좋아해서

버섯타파스도 주문하고 . . .

배가 허기져서인지

모두 맛있게 먹었다.

맥주 맛 역시

좋았고~

남녀노소 동네 사람들이 동네 방앗간처럼 들려서

간단한 와인 혹은 맥주를 서서 마시거나

앉아서 마시는 모습이

생소하지만

그들의 자유스러움이

좋아보이고 . . .

숙소로 돌아가던 중

길거리 화단에 있던

보라색 난초

팜플로나가  투우의 도시인 까닭인지

난초 모양 마저도

성난 

투우의 귀처럼 보이는

한낮을 보내며 . . .

늦은 오후

팜플로나 광장에 나갔다.

빈 벤치에 앉아서

건물풍경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고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도 보고

.

.

.

내가 앉아있는 벤치 앞에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오더니

유쾌한 사진촬영을 하고~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지나가는

스위스의 자콥씨

팜플로나 거리를 부지런히 다니며

사진촬영하고?

나중에 자콥씨에게 다리 안 아프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어제 버스로 팜플로나에 도착해서

여기서부터 산티아고로 걸을 거라고?

R e l a x . . .

약국에서 구입한 연고를 충분히 바른 후

발가락 양말을 신고

고백하자면

난 사실 발가락 양말을 이 길을 걷기 전에는

신어본 적이 없었다.

발가락 하나 하나 끼어 넣어야 하는 것도 그렇고

굳이 발가락 양말을 신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도 하였고 . . .

산티아고 길을 준비하면서 

발가락 양말을 구입해서 신고보니  의외로

양말의 촉감이 좋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무언가? 가 있다.

참고로 . . . 

저는 일반 등산용 양말은 3컬레와 

발가락 양말 3컬레를 준비하였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마르지 않았기 때문에

양말을 넉넉히 준비하였는데 

젖은 양말대신 늘 뽀송뽀송한 양말을 신고 걸을 수 있었습니다.

발가락 양말을 먼저 신고 그 다음 등산용 양말까지 

항상 2컬레의 양말을 신고 걸었는데

결과는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냥 한 컬레만 가볍게 신어도

물집 날 사람은 물집이 나고 안 나는 사람은 안 나더군요.

저의 경우는 열심히 두컬레를 챙겨서 신었지만

저는 발가락 물집과 친구하면서 걸었으니까

굳이 2컬레까지는 안 겹쳐 신어도 되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중등산화를 신고 걸을 경우엔 

2컬레를 겹쳐신은 게

 쿠션감이 있고 좋더군요.

그냥 참고로 하시길 바랍니다.

광장에 땅거미가 조금씩 짙어질 무렵

지난 번 피레네 산맥을 넘을 때 잃어버렸던

카메라 뚜껑이 혹시나 이 곳 어느 매장에 있지 않을까 . . .

해서 

카메라 스토어가 있는지 알아볼 겸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걷기 시작

스페인의 유명한 왕인듯?

그런데 내눈엔 

손오공의 스승

삼장법사 같아?

@.@

인 생 은  아 름 다 워 ~ ~

광장 뒷편에 있는

팜플로나 시청 건물도 보고~

시청 지붕위에 있는 시계는

오후 5시 5분전을 가리키고~

이제 방금 팜플로나에 도착한 세 여인들

다음 날 산길 어디쯤에서 다시 만나기도 한 인연들

내가 찾고자 하는 카메라 가게는

광장 한쪽 외진 곳에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원하는  14mm 사이즈가 없었다.

그래서 낙담하고 돌아서려는 데

센스있는 주인이

같은 사이즈의 UV 필터를 보여주면서

임시적으로 그거라도 사용하면 어떻겠냐고?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그냥 뚜껑없이 목에 걸고 다니기보다는

UV 필터를  하나 더 끼워서 가지고 다니는 게?

가격도 비싸지 않았고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한

친절한 카메라 가게 여주인의 인상이 참 선하고 좋다.

어느 가게의 셔터문에 그려진 그림이 인상적이어서

한 컷 촬영하는데

마침 한 남자가 

고맙게도 앵글안으로 들어와 준다?

공작새를 닮은 여인이여

그대 슬퍼말아요

나 항상 그대 곁에 있어요.

당신에게 들키지 않을만큼

그 자리에

.

.

.

사진작업을 하며

마음에 들기에

어설픈 시 한번 지어보며~

저녁시간이 되었기에

무언가 먹어야겠기에

다시 골목 카페를 어슬렁 어슬렁~

스페인의

레스토랑에서는 밤 9시부터

오픈하기 때문에

그 전에 저녁을 먹어야 한다면

Bar 에서 간단히 해결해야 한다.

처음엔 그런 시간대를 모르고

왜 저녁식사 시간때에

레스토랑이 오픈하지 않았는지에 당황하였지만

이젠 이 나라 문화에

조금씩 익숙해져 간다~ ^^

어제 호텔을 찾기 위해 지나쳐 갔던 Bar

저녁식사를 위해 들어간다.

먹음직스럽게 진열되어 있는

수 많은 종류의 타파스들

동네사람들과

여행객들이 오더 순서를 기다리며 . . .

천정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돼지 다리들

짠 소금으로 훈제되어

처음으로 먹을 때는 

이런 맛인가 하다가

몇번 먹게되면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때문에 사양하게 되는

하몽이라는 스페인식 베이컨?

앞에 진열된 수 많은 타파스 중에서

어느 걸 선택할까?

생각하다가

칼로리가 있고

영양가 있겠다싶은 메뉴를 선택

드링크는

맥주와 콜라를 섞은 음료를 주문.

그런대로 괜찮았다.

웨이터가 생선이 익히지 않는 날 것이라고 하기에

평범하게 생각한 회 일줄 알았는데

큰 사이즈의  싱싱한 멸치 한마리가 올려 있어서

당황스러웠지만 . . .

Bar 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던 현지인이

"이 것 한잔 받으시오~"

하며

칵테일을 내밀기에~

오홋~

하고 냉큼 

받아먹지 아니하고

대신

"그렇게 들고 있어보시오

한 컷 기념으로 남겨보리다~"

한모금이라도 맛을 보라는 거듭되는 권유에

한 모금 맛을 보니

얼음속에 잠긴 차가운 게

달작지근하면서

톡 쏘는 알콜맛이 나쁘지 않군~

오, 이런......인심좋은 동네같으니라고~

시끌벅적한 바에서

멸치 한마리가 들어있는 타파스로 영양보충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거리로 나온다.

내일은 다시 출발해야 하기에

그 전날 꼭 준비해야 할 

물 500리터 2병과 과일 몇 개.

간식이나 과일을 구하기 위해서 . . .

쇼 윈도우 앞을 지나며 ~

목 없는 마네킹

로얄빛 튜립 세송이~

 천천히 걸으며

거리의 스토어를 바라보며 걷고 있는

노 부부의 모습도 보고 . . .

드디어 골목길 끝 코너에 있는 과일과 야채를 파는

조그만 가게 발견.

그런데 문을 오픈하지 않아서

한참동안을 기다려야 했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

스페인이라는 나라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시에스터 라고

낮잠자는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엔 거의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고

주인들은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

그래서 무슨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가게를 들렸다해도

구입할 수 없는 불편함 . . .

이 야채가게 역시 문이 잠겨져 있었는데

이 가게 주인은 저녁 7시 넘어서야 문을 연다? ^^

 야채가게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노랑색 담벼락에 기대어 서 있는

동네 소녀의 모습

착하게 보이는 이 소녀는

가게 문이 열리자 평소 주인과 친분이 있는 듯

자연스러운 인사를 하며

무얼 고르는 기색도 없이

바로 야채를 들고 주인에게 무어라 말을 하며

나가려 하다가

나에게 눈인사로 굿바이를 하고

떠나가고 . . .

나는 좁은 야채 가게 안에서

한동안 서성인다.

그 중에 고추가 담겨있는 바구니 위에 올려져 있는

흙이 묻어있는 몇개의 파.

이 길을 떠나기 전

집에서 요리할 때는

파에 대해 그렇게 좋아한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 길을 걸으면서

파가 제일 눈에 들어온다.

파만 보면 침이 고이는

이 현상이 참으로 묘해~

오렌지 2개와 물 2병을 구입하고

가게문을 나섰다.

오렌지 3개를 구입하고 싶지만

과일이라도 무게가 나가므로

예전에 생각지 못한 작은 과일 하나에 대한 무게감이

지금은 아주 크게 느껴지기에 . . .

숙소 근처에 있는 빵가게에 들려

내일 길 걷는 도중에 먹을 빵 2개도 고르고 . . .

팜플로나는 큰 도시여서 그런지

다양한 가게들이 있어서

내가 필요한 물품들을 두루두루 구입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숙소를 중심으로 동네 한바퀴 돌듯

여러 골목을 돌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광장으로 돌아오니

팜플로나 광장엔

점점 어둠이 찾아오고 . . .

꿀맛처럼 달콤한 하루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 . .

팜플로나에서

4/21/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