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좌석이 하나도 없이 꽉 채운 

에어프랑스는 LAX를 출발하는 가 싶더니

바로 산타모니카 해변을 거슬러 올라간다.

저 멀리 산타모니카 피어가 눈에 들어오고

자주 걸었던 해변도 보이고 . . .

낯익은 풍경을 보니 마음이 시큰해진다.

LA를 벗어난 비행기는

사막지대위로 날아가고 . . .

늘 보았던 광활한 사막이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창가에 고개를 더 가까이 대면서 

사막의 풍경을 바라본다.

에어 프랑스의 스튜디어스들은 친절하였다.

인상 쓰며 기내 서비스하는 미국의 승무원들에 비해. . .

음료수 카트를 가지고 천천히 다가오는 스튜디어스에게

와인 한잔을 부탁하니

조그만 병과 플라스틱 컵을 건네준다.

혼자 자작하며

한 모금 한 모금

홀짝 홀짝 목구멍에 넣다보니

그것도 술이라고

알딸딸한 기분~

긴장이 풀리고 릴렉스된 마음으로

창밖을 보니

어느 새 석양이 시작되고 . . .

참으로 장관이다.

하늘위에서 석양을 만나다니~

하늘의 칼라가 이토록 아름다웠던가?

뜻하지 않은 하늘의 선물에

나도 모르게 황홀경에 빠지며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잠시 후

승무원이 무슨 쪽지를 나눠주기에 읽어보니

식사 메뉴를 선택하라고?

그런데 딱 두가지 메뉴

선택할 것도 별로 없던? @.@

1. 닭가슴살이 들어있는 ...

2. 이탈리아 음식같은데....치즈가 듬뿍 올려진 ?

승무원이 그 의견을 적은 메모지를 다시 걷어 간 후

그로부터 한참 후 건네 준 식사는

닭가슴살이 부드럽게 들어간 식사.

오므라이스처럼 만들었는데

괜찮은 맛이었다.

비행기는 미국 대륙을 벗어나서

대서양을 횡단 하는 중.

잠깐 잠을 들었다 깼다

몸을 이리 뒤틀 저리 뒤틀

몸부림치다가

좌석앞에 배치되어 있는 모니터를 이리저리 눌러도 보고

그러다가

내일부터 시작될 일정표를 꺼내어 다시 체크도 해 보고 . . .

창가에 앉다보니 . . .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곤히 잠자고 있는 사람 깨우기 미안해서

참고 있다가 마침 통로쪽 사람이 자리에 일어나자 나도 같이 일어나

화장실을 가니

누군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위에 발을 올리며

열심히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그 사람이 떠나가자 나도 그 사람처럼

왼발을 올렸다 오른발을 올렸다

허리운동도 해 보고. . .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고 나니

뻐끈한 몸이 좀 풀린 듯 한결낫다. 

동쪽으로

동쪽으로 날아가는 비행기는

밤이 없다~~

석양을 본 것 잠깐

그리고 어둠이 보였는가 싶었는데

비행기 밖은 환한 대낮.

밤이 없고 낮만 계속되는 

이런 세상도 있는거구나~

2번째의 식사를 마친 후

커피를 마시며 . . .

스카이 카페여서 그런걸까?

비행기안에서 마시는 커피는

더욱 좋다.

어느 덧 저 멀리 프랑스 땅이 보인다.

이제 곧 도착된다는 아나운서멘트에

안전벨트를 다시 매고 . . .

로스엔젤레스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총 12시간의 비행시간.

비행기는 터미널 가까이에 정차하지 않고

어느 한적한 외곽에 정자 한 후

승객들은 셔틀로 옮겨 타야 했다.

비행장안의 셔틀버스가

철조망이 쳐 있는  길을 따라

셔틀버스는 달리고 . . .

오랜 비행끝에 내린 승객들은

셔틀버스 안에서 아무런 말이 없다.

다들 무거운 침묵

그저 버스의 엔진소리뿐.

긴긴 줄을 서서 입국심사를 마친 뒤

짐을 찾으로 간다.

짐 찾으로 가는 길도 만만치가 않았다.

이리저리 구불구불 안내표시를 보며

따라가고 . . .

그 곳을 찾아가니

모두들 부지런히 각자의 짐을 찾아갔는지

나의 가방만 빙빙 돌아가고 있다.

집에서 출발할 때

처음부터 배낭을 매지 아니하고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트렁크에  배낭을 넣어서

비행기로 이동하는 장소까지 사용하기로 하고

트렁크속에 배낭과 스틱을 넣었다.

두껍고 무거운 등산화까지 . . .

스틱은 기내 반입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배낭속에 넣어서 화물칸으로 넣어야 하는데

그럴려면 트렁크에 넣어서 이동 하는 게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침 집에 낡아서 도네이션 할려고 두었던 중간 사이즈의 트렁크가 있기에

순례길 떠나기 전까지 사용해도 될 것 같기에 . . .

짐을 찾은 후 출국장으로 나왔다.

참으로 조용하다.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가족이나 연관있는 사람들이

프랑카드를 들고 환영한다거나

무언가 북적북적한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걸어가는 사람도 몇사람 뿐?

잠시 트렁크를 옆에 세워두고 쇼파에 앉았다.

이제 어떻게 하지?

그리고 뭔가

허허로운 생각이 스며든다.

그게 뭐지?

이제 홀로라는 것?

그런것이었을까?

.

.

.

출국장을 나와

예약된 호텔을 찾아가기 위해

셔틀을 타는 곳을 향해  이동하는 중.

조금 전의 출국장은 아주 한산하였었는데

이 곳은 복잡하다.

갑자기 사람들이 어디서 몰려온 것 처럼 . . .

바쁘고/

정신없고/

소란스럽고/

복잡한/

프랑스 드골 공항

이 곳을  첫 입성한 나는

정신줄 놓지 않으려고

나의 백팩과 트렁크를 끌면서

셔틀버스 타는 곳만 향하여

물어 보고 또 물어보면서 찾아간다.

결국 셔틀버스 타는 곳을 찾았는데

그건 버스가 아니라 미니전철?

운전기사가 없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자동으로 닫히고~?

그저 기계음으로 들리는 

안내 메세지 뿐.

이 셔틀전철은 무료였고

오로지 공항과 호텔까지만 연결되는 단순한 루트.

길과 방향에 감각이 없는 아내를 위해

공항에서 제일 가까운 거리의

노보텔 호텔로 남편이 예약을 해 주어서

다른 절차없이 쉽게 체크인 한 후

파라공항이 바라보이는 6층의 방에 짐을 풀고

무사히 잘 도착했다는

안부 메세지 가족에게 보낸다.

호텔에 도착한 후

한 숨 돌리자마자

공항근처의 호텔건물들 사이로

서서히 어둠이 밀려오고 . . .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호텔 레스토랑에 내려가

근사한 저녁을 주문하였다.

이제 나는 

엄마도

아내도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만을 생각하며

2달이라는 황금보다 더 귀한 자유를 

짜릿하게 즐길거야~

레스토랑 한 켠에 있는 Bar의 모습.

저기 앉아서 칵테일도 한잔 주문해볼까?

하다가 . . .

이건 나중에

모든 일정을 마친 후

내 자신에 대해 기쁨이 충만함이 올때

그때 하리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