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차림으로 바욘을 걷기 시작

바욘이라는 도시가

어떤 곳일까?

바욘의 니브 (Nive) 강가에서 . . .

교황님의 당당한 기풍~

바욘의 대성당을 찾아가는 길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나 스스로 성당을 찾아가는 건

태어나서 처음이다.

유럽여행때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서 간 것을 제외하고....

그건 나의 의지가 아니었으므로 . . .

어린 시절 성당에 가면 연필을 준다고 해서

일요일 동네친구들과 함께 가서 

예쁜 수녀님에게 연필 한자루를 받기 위해 간 적이 있는데

그 역시 나 혼자가 아닌 여러 친구들과 함께였고 . . .

어린시절 이후 성당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는 내가

프랑스의 바욘이라는 도시에서

성당을 찾아가다니~!!!

바욘의 대성당은

대대적인 보수작업인 듯

주변에 여러 자재들이 쌓여있고

일하는 사람들로 분주한 모습.

성당 문이 열려져 있기에 안으로 들어가니

성당벽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눈에 들어오고

그 모양이 참으로 아름답다.

종교중에 천주교에 대한 신뢰는 있지만

나는 성당에서 미사를 드려본 적이 없기에

성당에 대해서 아는 지식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성당안에 들어오니

무언가 경건함이 스며든다.

바욘 대 성당 안에는

초에 불이 켜 있기도 하고

이런 저런 초들이 진열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유리병에

작은 촛불이 켜 있는 모습에

숙연한 마음이 들고 . . .

어느 청년이 들어오더니

초에 불을 켜고

한참을 기도하는 모습으로 있다가

나가는 걸 보았다.

초에 불을 켜는 모습

그 순간만큼은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온 마음을

그 분에게 의지한다는 

뜻을 보이는 것이리라.

.

.

아라비아풍의 느낌이 물씬나는

아치형의 건물

성당 아래에 있는 내리막 길을 걸으며 . . .

거리에 울려퍼지는 음악소리.

그 소리를 따라가 보니

한 남자가 혼혈을 다해 연주하고 있다.

남자가 연주하는 곡은

귀에 익숙한

Bob Dylan의 Knocking on Heaven's Door

이 노래 참 좋아하는데

여기서 그 노래를 대하다니?

남자의 발밑에 놓인

조그만 통에

작은 돈 하나 넣었다.

남자의 연주하는 손에 힘이 더 들어갔는지

사운드가 거리에 크게 울려 퍼지고 . . .

그녀는

왜 자신의 배낭을

저렇게  놓아두었을까?

마침 길 건너편에 SuShi 라는 낯익은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식당안을 들어가니 손님은 아무도 없고

전형적인 일본여자같이 생긴 작은 여인이

자신이 주인이고 직접 만든다며 여러 스시를 권헌다.

여주인이 권하는 스시를 다 먹을 순 없고 

마음에 드는 몇개를 골라

 점심겸 저녁식사를 한다.

따뜻한 차를 곁들여서 . . .

맛은 훌륭하였다.

저렇게 많은 양을 나 혼자 다 먹었~~~?!!

^.^

배고픔이 해결되었으니 본격적으로 바욘일주를 시작.

번화가를 빠져나와 계속 걷다보니  외곽쪽으로 나온다.

작은 공원이 보이기에 잠시 쉬면서 . . .

이때까지만 해도 나의 발도 행복한 상태....

앞으로 다가 올 고통을 전혀 모르는 체~

공원에서 아빠와 함께 놀던 가족이

공원을 내려간다.

유모차에 있는 아가는 큰 아이가 밀고서 . . .

공원 옆 길가의 큰 쓰레기통에 

그려져 있는 문양을 보며 . . .

유럽이라서 그런가?

쓰레기통에도 왕궁 느낌이 나네?

니브 강가의  버스정류장 앞에서 . . .

광고의 이미지가 시선을 끌기에 잠시 멈추고

다리도 아파서 계단에 주저앉아 쉬었다.

저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버스가 정차하자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차례차례 올라탄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내가 

버스가 문을 닫기 직전에  올라탔다.

무엇에 끌리듯이 . . .

 전혀 에상하지 못한 나의 돌발적인 행위?

혼자이기에 참으로 편안하다.

만약 일행이 있었다면

이런 충동적인 행동하기  쉽지 않을텐데~

나는 이 버스가 어디로 가는 지 전혀 모른다.

다만 이 버스에 계속 앉아있으면 

이 자리에 돌아온다는 확신만 가질 뿐.

설령 길을 못 찾아 숙소에 못 돌아오게 된다해도

나의 숙소는 바로 바욘 기차역 옆이므로

바욘역 까지만 데려다 달라고 택시기사에게 부탁해도 될터이고

그 누군가에게 물어보면 알려줄 것이기에 . . .

한 여인이 쇼핑백의 손잡이를 꽉 잡고서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정류장에서 잠시 정차한 버스 창가를 통해 바라본다.

한 패션하는 듯한 저 여인의 모습이

프랑스 여인들의 평범한 모습일까?

버스요금이 1유로라는 걸 

이미 비아리츠에서 바욘으로 오는 버스를 탈때 알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1유로를 운전기사에 주고

마치 정해진 목적지가 있는 것 처럼

빈 좌석에 앉았다.

그리고 그 버스가 종점에 도착하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올 때까지

버스안에서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을 보기도 하고

 옆에 앉은 동네사람이

날씨가 춥다며

자신의 신은 부츠를 보여주며

슬리퍼를 신은 나에게 부츠 신으라고 하였던

.

.

.

또 어떤 마담은

자신과 좌석을 바꾸어 앉자고 하여

서로 바꾸어서 앉아도 보고

*^^*

어느 덧  버스는 종점에 도착하였다.

종점은 이름을 알수 없는  바닷가 . . .

곧 있으면 석양이 시작될텐데 

여기서 내릴까....하다가 . . .

그러면 시간이 너무 지체 할 것 같기도 하여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다시 되돌아왔다.

버스 기사 역시 바로 버스를 되돌려서 왔던 방향으로 달린다.

버스 기사에게 버스요금 또 내야 하냐고 묻자

아니다.....라고.

1유로 주고

바욘시내에서 바욘시 외곽인 어느 바닷가 종점까지

왔다리 갔다리~~

뭐,,,,,,지금 나는 시간에 전혀 구속받지 않은

자유인이니까........

버스는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서

조금 전 내가 탔었던 장소가 다가 온다.

버스의 종점은 바욘역이기에 바욘역까지 가려다가

니브강가를 걸어보고 싶은 마음에

강가의 다리가 있는 버스 정류소에서 내려서

강가의 풍경을 바라보며

숙소를 향해 걷는다.

니브강을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건물들은

호텔들.....

나는 그 사실을 모르고

그저 바욘역앞에 있는 호텔을 정했는데

이렇게 운치있게 자리잡은 호텔들이 있을 줄이야~

바욘 호텔 Tip- 

혹시 순례길을 떠나시는 분중에 바욘에서 하루를 묵으시려거든

바욘 역앞에 있는 오래 되고 낡은 호텔에 머물지보다는

조금 걸어서 강가옆에 있는 호텔을 선택하시길 권합니다.

요금은 비슷비슷 합니다......하룻밤에 40유로에서 60유로 사이-

다리위에 서서  강물을 바라다본다.

흐르는 물들이 소용돌이를 치다가 원을 그리며

빨려들어가듯 하는 모습이 신기하다.

마치 우주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듯?

아니면 태풍의 눈처럼?

저런 모습 처음 보았다.

강물들이 춤추며 흘러가는 모습은 . . .

한 낮에 강태공이 낚시하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사람은 보이지 아니하고

저 멀리 유람선 하나 천천히 다가오고~

이제 바욘일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바욘사람의 젖줄인 니브강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며 . . .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여인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들고 있는 시장바구니? 가

대나무.....피크닉가방처럼?

강가에 자전거를 세우고 쉬고 있는 소소한 풍경에

시선이 머물고 . . .

숙소 근처 작은 길에

 여인이 손에 무언가 들고서 바쁜 걸음으로 걸어간다.

그 뒷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며 . . .

땅거미가 시작되는 해질 무렵

 돌아갈 자신의 집이 있다는 건

세상 무엇보다 제일 행복한 일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