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순례자 사무실을 향해 걸어가고

나도 그 길을 따라 걸었는데

어느 순간에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버리고?

이 곳에 대한 호기심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천천히 걷다보니

그 사이에 사람들이 모두 안 보인다.

생장의 순례자 사무실 찾아가는 길에

발견한  낯익은 표시

파란색 바탕의 노랑조가비의

순례자 표시를 본 순간

무척 반가웠다.

처음으로 보았기에

의미가 있었던

.

.

.

그래

처음이라는

그 의미는 무척 큰거야

이미 책에서 보았던 

성벽이 길 건너편에 보이기에

그 길을 향해 걸어간다.

계속 나오는 순례자 길 안내 표시

그런데 이 표시에 대해 의아심 생긴다.

다름아닌

분명 화살표는  오른쪽으로 되어있는데

사람은 왼쪽으로 향하고 있고

조개비 역시 그 빗살모양이 왼쪽으로 향해 있기에

사람모양이 향하는 쪽으로 가야할지

화살표가 가라는 방향으로 가야 할지?

물론 이 곳은 단순하고

이리 돌아도 생장이요

저리 돌아도 생장일터이고

사람들도 많아서

길을 잃을 시엔 물어보 수도 있겠지만

아주 인적이 드문 산길에서는

어떡하냐고?

.

.

(이런 화살표의 알쏭달쏭한 가리킴으로  인해

산티아노 길 가는 중에 나는 여러번 혼동하곤 하였다.)

길을 따라서 계속 올라가는데

사진 오른쪽 금발여인께서

반갑게 인사를 한다?

엉?

뉘신지?

나는 처음 보는데?

그녀는

이제 도착하였냐며....?

순례자 사무실은 저기 위에 있다며.....?

자신도 조금 전에 등록했노라며.......?

순례자 사무실은 조금만 더 올라간다라고

친근하게 이야기 하는 그녀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계속 올라간다.

금발머리의 그녀는 

친절엔돌핀이 퐁퐁 솟구치고 있나보다~

순례자 사무실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고~

그 줄은 길 밖에까지 이어지고 있었는데

가만 보니

모두들 바욘에서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이다.

순례자 사무실 안의 풍경

이 곳에서 봉사하는 분들은

대부분 프랑스사람들이어서인지

영어보다는 불어를 하기에

영어로 대화하기를 원한다면

제일 마지막에 계시는 분에게 가야 하므로

순서를 더 기다려야 한다.

등록을 도와주시는 분들

많이 친절하셨다.

일일히 물음에 답해주고

어느 지점이 힘이 들고

어느 숙소가 어떠하고

등등

-13.5킬로그램의 나의 배낭

모든 등록을 마치고 배낭을 매고 나오려는 데

어느 자원봉사자 할아범께서

나의 배낭을 보더니

잠깐 나보고 서 있으라고?

배낭이 너무 무거워 보인다며

쌀 가마니의 무게를 재는 추가 있는 저울앞으로 가서

나의 배낭을 고리에 걸고 무게를 잰다.

저울의 추는 13.5킬로그램을 가리키고 . . .

나보고도 저울로 올라가라며 

나의 몸무게 체크?

나의 몸무게는 44킬로.

평상시 45킬로는 되었는데

아직 식사를 못해서인지 44킬로.

그러는 사이

 사무실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나의 옆으로 빙 둘러싸고 웅성거린다.

-배낭이 너무 무거워~

- 무거운 배낭을 매고 피레네 산맥을 넘어가겠나

-그건 무리야. 안돼 배낭무게를 줄여애 해

정확히는 알아듣지 못하였지만

그 분들의 표정과 언뜻 이해되는 단어속에

그런 내용일거라는 . . .

그 중  친절한 자원봉사자께서

10분의 1 이라는 표시를 적은 메모지를 보여주며

배낭의 무게는 자신의 몸무게의 10분의 1이 가장 좋은 상태라며

배낭의 무게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을 해 준다.

진심으로 걱정하는 눈빛으로. . .

피레네 산맥을 넘을 때  조심하라는  주의를 

거듭 들은 뒤 

순례자 등록서인 크레덴셜과 

산티아고까지의 여정의 중요한 정보가 적혀있는

몇장의 페이퍼

그리고 도네이션으로  얼마의 돈을 바구니에 넣고

순례자의 상징인 예쁜 조가비를 골라

순례자 사무실 밖을 나오니

예쁜 꽃 한송이 넣어둔

낡은 등산화가 보인다.

아....

이제 나도 순례자의 신분이 되었구나 . . .

순례자 사무실에서 자원봉사자  알려준대로

몇군데의 숙소를 찾아가는데

숙소마다 문이 잠겨있다.

그래서 그 숙소는 포기하고

알베르게는 아직 문이 안 열어서 사람들이 밖에 기다리고 있는 모습에

알베르게 앞에서 기다릴까 . . . 하다가

나 스스로 숙소를 찾으러 생장거리를 헤메기 시작하였다.

길을 걷다보니 복잡한  번화가를 벗어나

한적한 길이 나오고

그 길상에 호스텔이라고 적혀있는 건물앞에서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분명 사람소리가 나는데

문이 안 열리기에 계속 두드렸다.

마침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는 동네사람이 무슨 일이냐고 하기에

지금 방을 구하고 있는데

이 집이 문을 안 열어준다고 . . . 하니

나의 말을 들은 동네사람이 자동차에서 내리더니

어이~~ 누구야~~~

하면서 초인종을 누른다.

잠시 문이 열리고

그때서야 얼굴을 내미는 남자.

동네사람이 나를 안내해주며

방을 구해주라고 부탁한 후

그 사람은 다시 자동차를 타고 떠나고 . . .

여기 방 있냐고 하니

모두 Full 이라고.. . . 대답하는 그 남자에게

그럼 어디가면 방을 구할 수 있냐고 하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면서

나를 자신의 집 뒷 마당으로 안내해 주며

이 곳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낡은 테이블과 의자가 있기에

배낭을 내려놓으며 

숨 한번 고르고 . . .

낯선  호스텔 뒷뜰에서 바라보이는

생장이라는 동네의 모습

곳곳에 하얀 봄꽃들이 피어있고

푸른 신록도 보이고 

평화로운 분위기.

한참 후

나타난  호스텔 주인은

그 곳은 가정집인데 그래도 괜찮겠냐고...묻는다.

괜찮다.........고 하니

그럼 잠시 기다리라고

그 집에 전화를 해서 알아보겠다고 . . .다시 들어간다.

잠시 후

돌아 온 호스텔 주인은

종이에 약도와 주소를 적어주며

그 곳으로 가라고?

그 집 주인에게 전화해 두었다고~

고맙다고 인사한 후

호스텔 밖을 나와서 

내 딴에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걸어가는 데

뒤에서 그 호스텔 주인 남자가 나를 부른다.

그쪽이 아니라 반대쪽이라고?

내가 떠날 때 

그냥 집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저 여자가 잘 찾아가냐....하고 지켜보았던 모양이다.

아니나 다를까

나는 엉뚱한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으니?

나에게 주소장 하나만 두고

찾아가라.....고 한다는 것은

서울에 가서

김서방 찾아오라고 하는 것과 별 다를 바 없는~~~@

호스텔  주인이 적어진 주소장을 들고

생장거리를 걷는데

짊어진 배낭은 왜 이리 무거운지

땀은 뻘뻘 흐르고

기진맥진 상태.

.

.

.

그 사람이 적어준 약도를 따라

생장거리를 걷고 있는데

마침 같은 버스를 탔던 여인을 만났다.

자신도 숙소를 구하는 중이라며 . . .

그래서 여차저차

알베르게는 풀이고

오피스에서 알려준 곳에 갔더니

문이 닫혀서 갈 수가 없어서

여차저차 이렇게 누군가 소개해 준 주소장을 들고

찾아가는 중이노라고

그녀는 내가 들고 있던 페이퍼를 보더니

어느 가게안으로 들어가 그 위치를 확인하며

같이 숙소를 찾다가

집을 찾지 못하고

시간이 흐르자

그녀는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떠나고 . . .

그대로 쭉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고

하여

길 하나를 

그대로 쭉......올라가는데

경사가

이만 저만이 아니고?

이미 나의 체력은 한계를 넘어 선 듯...

다리가 후들후들

땀으로 온 몸이 흥건히 젖은 건 진작이고. . .

정신력 하나로 버티며

계속 오른다.

언덕길을 오르자 싱그러운 공원이 나타나고 . . .

쉬고 싶지만 지금은 아니기에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 . . .

계속 오르다보니 낯 익은 표시판이 보인다.

이미 인터넷 사이트에 자주 보았는데?

이 길의 루트는 산티아고 순례길 코스인데?

그럼

이 숙소가 피레네 산 속에 있다는 건가?

@.@

그 안내표지 옆으로 내일 내가 묵기로 예약 하였던 오리손 알베르게가 보인다. 마음 같아선 그냥 이대로 그  오리송이라는 알베르게 숙소로 가고 싶었다. 8킬로가 얼마나 먼 거리인지 감도 안 오면서 . . .^^ 그러나 내일은 내일이고 지금은 시간도 이미 늦었고 누군가 전화로  내가 지금 가고 있노라고 말해 두었다던 그 집을 찾아야만 하는  암담한 현실. . .

운토 알베르게는 4.8킬로에 있다는 안내표지판을 보며 . . .

만약 그 집을 못 찾으면

이 알베르게라도

찾아가야 겠다는

간절한  심정.

*** 알베르게는 순례자 숙소자른 스페니쉬임.

계속 오르막길

오르고

또 오르고 . . .

어느 집 담벼락에 피어있는

예쁜 자목련

그 꽃들을 보는 순간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나 지금 엄청 힘 드는데

탄성이라니?

어떤 힘든 상황일지라도

희망을 잃지 않아야 돼~~

내 자신에게 주문외우듯 이야기 하며

다시 언덕길을 오른다.

생장도심을 출발

40여분을 지난 뒤

나는 종이에 적힌 약도의 

그 집을 발견

문이 굳게 닫혀있기에

쿵쿵

하고 두드리니

안에서

사람이 나온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 사진 오른쪽 창문이 내가 하룻밤 묵었던 숙소

고로 문간방에서 쉬었슴-

방에 들어서자

나의 시선을 끌었던

무명천의 손뜨개의 수

아니?

이건 뭐지?

왜 이렇게

향수적인 커텐으로  

내 마음을 흔들어 놓은거냐고?

나란히 걸어져 있는

두 액자가 참 특이헤?

벽 한켠은 돌로 되어 있고

침대 하나 방 가운데 놓여있고

사이드 램프 2개가 양쪽으로 있을 뿐

더 이상 아무런 가구도 없는

아주 심플한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