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송 산장 현관에 붙어있던 

순례자 표시

처음보는 낯선 순례자의 상징 이미지를

한번 더 바라본다.

오리송 산장의 문을 들어가니

왼쪽으로 카페같은 구조가 보이고

일하는 여직원이 친절히 맞아준다.

일단 오렌지 쥬스 아주 차가운 걸로 한잔 주문하여

그 자리에서 단숨에 마신 뒤

예약된 나의 이름을 말하니

여권을 보여 달라고 한다.

나의 이름과 신분을 확인을 한 후

자신을 따라 오라며 건물 뒤쪽으로 안내를 한다.

방으로 안내되기 전에 여직원이

나에게 25센트짜리 크기의 코인을 하나 주면서

샤워 할 때  코인을 샤워기옆에 있는 기계에 넣으면 뮬이 나온다고 . . .

그 물은 5분동안 나오고 그 후에는 정지된다는 설명을 한다.

침대가 빼곡하게 한 방 가즉 채워져 있는

건물의 제일 큰 방으로 들어가라기에

나의 침대가 어느 것이냐고 물으니

아무거나 마음에 드는대로 정하라고 한다.

2층보다는 1층이 더 오르내리는 불편함이 없을 것 같아

제일 안쪽 침대를 정하려고 하니

이미 누군가의 슬리핑백이 펴져 있가애

그 옆 침대에 내 자리를 정하였다.

-2층침대 5게가 놓여져 있는 10명이 잘 수 있는 공간

일단 샤워부터 하고

땀에 젖은 옷을 세탁하기 위해

샤워장으로 가는데

먼저 와서 쉬고 있던 독일 여인이

샤워장에 들어가려고 나를 보고 다가오더니

샤워는 3분만에 끝나니까

빨리해야 한다고 . . . 친절하게 알려준다.?

@@@

아니 

분명히 5분동안 물이 나온다고 하였는데

이 여인은 3분밖에 안 나온다고?

자신이 직접 조금 전에 그렇게 사용했다고 하는데

안 믿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샤워할려고 샤워장에 들어가려다 말고

1층으로 내려가 직원에게 가서 물어보기도 그렇고?

아무튼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빨리 하는 수 밖에 없다....생각하고

샤워를 하는데

물이 나왔다 끊어지고

다시 버튼을  누르면 잠시 나왔다가

또 끊어지고 . . .

이런 황당한 일이? @.@

어찌하였든

정신없이 비눗물만 제거한 것 같은 

샤워를 마친 후

샤워장 밖에 있는 수도물에서 빨래를 하고

순례자들의 숙소가 있는 건물 뒷편의 
조그만 건조대에 걸어놓았다.

밖에 비가 안 내리면

시원한 바람결에 빨래가 금방 마를텐데 . . .

니보다 한시간 정도 늦게 도착해서

같은 방 문쪽으로 자리를 정하였던

 이탈리아 청년 로이가 

무언가 열심히 적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런 로이를 보고

무얼 적냐고 물으니

일기를 적고 있다고 . . .

이 청년은 28일만에 산티아고 도착 할 예정이라며

오늘 생장에 도착해서 

순례자 사무실에서 크레덴셜을 발급 받은 후

바로 여기까지 올라왔단다 . . . @~~

오리송 산장 뒤쪽에 자리잡고 있는

초록색 철 벤치

내가 이 곳에 도착할 때

여러 순례자들이 저 벤치에 앉아 책을 보거나

쉬고 있었는데

비가 내려서 모두 안으로 들어갔나보다~

오리송 산장 앞에 있는 야고보 상

그 아래 피레네 산맥을 지나가는 순례자들을 위해

생수가 나오는 수도꼭지가 보인다.

맑은 날에는 사람들이 밖에 나와서 피레네 산의 전망을 보며 쉬어갈 수 있는 휴게실

노랑 테이블위에 그려져 있는 빨강고추

그리고 순례자의 상징인

조가비.

2층 침대위에 올라가 본 밖의 모습

조그만 창살문틈 사이로 보이는

비가 내리는 피레네 산의 모습이 동화처럼 느껴진다.

여기가 마치 

어린시절 나의 아지트인

나만의 골방같아 . . .^^

저녁식사는 7시에 1층의 레스토랑에서

오늘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함께

식사를 한다는 설명을 들었으므로

그 시간까지는 

이 곳에 숙박을 하는 순례자들은 

각자 자유로운 시간.

이 곳은 전기는 들어오지만

인터넷 사용은 전혀 안 되고

그렇다고 테레비젼이나 신문같은 

세상과 연결되는 아무런 통로는 없다.

땅 아래 동네와는

 무관한 그런 세상.

나는 운토 알베르게에서 가져 온

책을 꺼내어 읽기도 하고

짧은 메모도 적기도 하고 . . .

드디어

저녁식사 시간

신기한 게

어제 만난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오늘 초면인 사람들인데

마치 오래 만난 이웃들처럼 친근하게

거리낌없이 화통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눈다?

기다리던 음식이 나오고 . . .

야채스프 였는데

참으로 맛있게 먹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했던가?

모두들 시장한 탓에

식사하기에 집중~

나의 옆에 앉은  단발머리의 영국에서 온 여인은

내가 한국인이라는 알자

한국에 공룡이 살았던 적이 있냐고 ?

너무 황당한 질문을?

그런 그녀에게

영국에는 공룡이 살았냐고 물으니

오래 오래 전 노아의 홍수때 공룡이 영국으로 피난을 온 적이 있다고?

믿거나 말거나~

@.@

오리송 산장의 식탁에 세팅된 만화그림~

식사 후 디저트로 나온

파이 한 조각

식사가 끝나 갈 즈음

식당에 모인 사람들은

무척 시끄럽게 이야기를 하고

시장터 사람들처럼 

시끌벅적~

막상 처음 볼 때는 몰랐는데

낯이 익다 싶어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생장에 도착해서 순례자 사무실을 향해 가고 있을 때

길가의 벤치에 앉아

나에게 인사를 건넸던?

그리고 순례자 사무소가 저기에 있다고

가르쳐 주고

내가 숙소를 찾아갈 때 도움을 주겠다고

길가의 가게에 들어가 주었던 금발머리의 그 여인이

지금 내 옆에서

 식사를 같이 하게 되다니 . . .?!!

그녀는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테이블의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자신은 젊게 보이지만

가지고 있는 셀폰에서

손녀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이미 3명의 할머니라고 . . .

순례길은 더 나이들어 늙기전에

꼭 걸어보고 싶은 길이기에 집을 떠나왔다고 . . . 

그녀의 뒤를 이어

나의 옆과 앞 사람들이

자신의 가족 특히 손주 손녀들 이야기를 하자

좌석 제일 끝에 앉았던

영국에서 왔다는 제임스씨.

자신도 자신의 가족을 소개하겠다며 . . .

무척 진지한 모습으로

자신의 베이비라고 . . .

자신도 사랑스러운 가족이 있다며

태블렛을 꺼내

자신의 강아지를 소개하던

영국인 제임스씨

그 예쁜 강아지 집에 두고

어떻게 홀로이 순례자길을 걸을지 . . .?

.

.

.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까지 마칠 즈음에

오리송 산장 직원이

각자 자신들을 소개할 시간이라고?

소개할 때는

꼭 2가지 이상을 말해야 한다고?

1. 자신의 이름과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2. 왜 산티아고 길을 걸으려 하는지?

미국 시카고에서 왔다는 젠틀맨

이 길을 걷지 않으면 부인이 이혼하겠다고 해서

부인과 함께 걷는며 부인을 바라보는데

부인이 유쾌하게 웃고 . . .

오스트리아에서 왔다는 남자는

이야기가 장황하다.

서론

본론

결론 

이런 식의 논리적으로

자신은 산티아고를 오래 전부터 갈망하여서 지금 그 꿈을 이루고 있다며 . . .

그런 이야기.

그리고

나에게 코인을 넣고 5분동안 샤워하는 게 아니라

3분동안 해야 한다고

진지하게 말을 해 주었던  검정색 여인

그러나

진짜로는 샤워는 5분 동안 가능하였더?!!

이 여인 역시 친구 3사람과 함께

독일에서 왔는데

2주일동안만 걷고 다시 돌아가 다음 해에 이어서 걷겠다고 . . .

캐나다 레이디 쥴리

같은 방 침대에서 함께 하룻밤 묵었던 인연이다.

내가 신고있던 5개 발가락 양말이 웃긴다고

깔깔 웃었던  쥴리는

산티아고에 도착하면

캐나다에서 올 남자친구와 함께

피니스테레꺼지 걷겠다고 포부를 말하고 , , ,

저녁식사를 마치고

밖에 나오니

여전히 비는  조금씩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