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집 몇채가 전부인

빌레이 마을은

별 다른 내용없이

끝나버리고

이제 빠져 나가는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그러다

다시 숲속으로 들어가는 오르막이 시작되고 . . .

5월 하순의

스페인 북부시골의 평화로운 풍경

숲길로 올라가는 길에

나의 앞에

오늘 아침에 사리아에서 보았던

학생들이 보인다.

이 학생들 역시 같은 팀

고등학생 정도 보이는 데

가운데 등산용 스틱을 좌우로 흔들면서 걷고 있는 학생이

리더인 듯 ?

그는 중간 정도에 걸으면서

앞서는 학생들과 뒤에 오는 학생들의 간격유지를 위해

땀 흘리면서 리드 하는 모습을

여러 본 보았다.

제일 마지막으로 걷던 여학생

처음엔 그룹들과 함께 걸었는데

점점 뒤쳐지는 듯 하는데

그룹들과 합류하기 위해 부지런히 올라가는 모습

이틀 후

이 여학생을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이 학생이 울고 있었다.

그래서 힘내라고 위로를 해 주었는데

여학생이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던 . . .?

그러나 지금은

두 다리로 최선을 다하여 걸어가는

의지의 여학생

이름을 알 수 없는 마을을 통과하며 . . .

갈라시아 주에서부터 등장한

미키 마우스 같은 순례자 형상

그 아래 바르바델로 라는 지명이 보이는 걸 보니

지금 통과하는 마을은

바르바델로~?

마을 길가엔

순례용품 파는 가게가 보이는데

사리아에서 미처 순례장비를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이나

준비물이 부족한 순례자들에겐 반가운 가게일 듯~

조가비와

호로병같은 순례자 상징 물품들

고요함이 가득한

바로바델로 마을을 지나가며 . . .

시원한 그늘의 작은 골목같은

독특한  마을길을 지나가며 . . .

어느 집 앞에 있던

다이아몬드형의 뽀족한 석탑

이런 형상은

이미 어제 어느 성당의 종탑에서도 보았는데

이 마을에서는 개인 집 앞에 놓여져 있네?

마을을 빠져 나오는 중에

현지인이 강아지와 산책하며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현지인을 본다는 일이

참으로 귀하다보니

지나가는 모습만 보아도 

신기할 정도?

철조망 너머

들판안에 있는 바위에 그려져있는

노랑화살표를 따라가며 . . .

나의 옆을 스쳐가는

여성 순례자

금발머리위에 검은 색 모자

올라~

부르니

뒤돌아 보면서

미소~

"나 너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한컷 찍어도 돼?"

흔쾌하게

"Yep."

"어디서 왔어?"

"브라질에서~"

"난.... 캘리포니아에서 왔어~"

�F은 시간동안의 만남

그녀는 나의 앵글속으로 들어와 주더니

.

.

.

좀 전의

총총 발걸음대로

총총   . . .

푸른 신록의 길이

활기가 가득해 보인다.

그녀의 바쁜 발걸음 때문인지 더더욱 . . .

1킬로 거리 간격마다 나타나는

순례자 비석

길엔

걸어가는 사람들이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무거운 배낭을 매고 걷는 사람들을 보면

거북이가 연상되곤 한다.

위험한 순간에 그 등껍질 뒤로

자신의 몸을 피신하여

스스로 보호하는

지혜로운 거북이

그러나 지금은 그 지혜로운 거북이

떠오름이 아니라

등의 짐을 마땅히 감당해야만 하는
순례자의 모습이라는 걸

.

.

.

걷기에 딱 좋은 숲속길은

계속 이어지고 

.

.

.

숲속을 나오니

커다란 십자가 가 반긴다.

십자가 위엔 

하나 하나 그 누군가의 소원이 담겨있을

작은 돌멩이들

예수님 두 어깨가 무거우시겠다.

그들의 세세한 소원이 담은 마음들을 붙잡고 계시려면 . . .

그래도 

예수님이시니까 . . .

예수님이시니까 . . 

들판 가득한 곳에

페루스카요 마을입구 표지판

숲에서 스친 여성 순례자가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은 유난히 혼자 걷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왜 이 길을 홀로 걷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왜?

라는 질문이 저절로 생각난다.

이미 

나 자신에겐 수 없이 하였던

질문

왜 이 길을 홀로이 걷고 있냐고 . . .

현대식 건물이 보이는

페루스카요 마을로 들어가며 . . .

시원한 나무 터널이 보이는 마을 길도 통과하고 . . .

특별함없이 여느 마을처럼 평범한

페루수카요 마을

마을을 나와 얼마 걷지 않는 곳에

숲풀이 우거진 속에 세워진

라벤데리아 마을 안내 표지석이 보인다.

라벤데리아 마을로 가는 중에

들판에 보랏빛 라벤다 �育� 가득

마을 길 한켠 밭에서 본

케일

순례자 메뉴 중

우거지국처럼 보이는 야채 스프의 원료인

케일

강한 태양볕 아래

잘 여물어가는 케일밭을 지나며 . . .

라벤데리아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길

전형적인 시골의 모습인 듯

길가에 잡초들이 가득하고  . . .

어느 담벼락 위에 세워져 있는

돌 십자가

오랜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십자가 아래

잠시 눈 감고 

마음 속 

소원 하나 빌어본다.

" 주님 . . .

.

.

아시지요?

.

.

.

라벤데리아 마을을 통과하며  . . .

마을 밑으로 난 길위엔

조금 전 나의 앞을 스쳐간 순례자들이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숲으로 들어가는 길

흙길위에 블럭을 깔아놓았어 . . . ?

어느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는

100 이라는 숫자

처음엔

이 비석이 산티아고까지 100 킬로 남았다는 비석인 줄 알고

감격했는데

이 비석은 누군가 장난스럽게 적어놓은 숫자라고. . .?

이름을 알 수 없는 마을길을 지나간다.

어느 집 돌담위에 올려져 있는

파랑색 플라스틱통위에 심어져 있는 제라륨꽃들

그 집 현관앞 

빨래줄에 집게로 걸어져 있는 파란 플라스틱통

플라스틱통을 빨래줄에 걸어서 말리는 건 처음본다.

소소한 일상이 정겨워 . . .

파란색 대문이 있는 집앞을 지나는 데

이 동네는 파랑이 마을의 컨셉?

유난히 파랑칼라가 눈에 띄인

예쁜 마을을 지나간다.

길은 다시 신록이 우거진 

오솔길로 이어지며 . . .

얼마 되지 않아

나타난 100KM 표지석

이제 산티아고까지

100킬로 밖에 안 남다니 . . .!!!

100킬로 라면 . . .?

4일에서 5일거리?

목적지가 가까이 다가 온다는 사실은

마음을 설레이게 하고

기쁨이 되는 에너지가 솟는 것 같아~

100미터 기념비를 지나면

다시 펼쳐지는 들판의 풍경들

푸른 평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 . . .

이 소들에겐 자유가 없어 . . .

가시철조망으로 소들이 이탈하지 못하도록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저절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생각나곤 한다.

가자 지구에 갇혀서 그 안에서만 허용 된 자유의 

지구 한켠의 사람들을 . . .

언젠가 나의 이런 이야기를 

기독교인 그룹에서 이야기 하였다가

공격을 심하게 받은 적이 있다.

그들은 어린아이라도 죽여야 한다고 . . .

나는 기독교의 복잡한 역사를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생명은 소중하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해

무참하게 죽어가는

CNN 뉴스의 언급하면서

그들이 불쌍하다고 말하였을 뿐인데

기독교 사람들의 반응은

아주 강하였던 기억

.

.

낮은 돌담길과

융단같은 들판이 평온함을 느끼게 하는

산티아고 가는 스페인 시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