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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속을 걸으며

Camino Story-169 칼칼한 맛을 갈망하였나 봐 Day-34 Sunny Lee (sunfrica) 2018-8-23  08:24:51

드디어

그토록 기대하며

기다리던

라면이 나왔다.


수저와 젓가락이 놓여진 쟁반이

나의 테이블 앞에 놓여지는 순간

라면 냄새가 

코끝을 사로잡는다.


집 떠나서 한달 넘어

처음으로 맛보는 라면


라면맛이라기보다는 

칼칼한....

그 칼칼한 맛을

갈망하였나보다.



트로바델로 마을에서

순례길 34일차를 마치며






트로바델로 마을에 들어서며

숙소 찾기 위해 몇 군데 알베르게 문을 두드렸지만

문이 닫혀있거나

혹은 자리가 없다는 말에 낙담을 하던 차에

마침 지나가던 동네 어르신에게 물어보니

자신을 따라 오라며.....해서

그 어르신이 안내 해 주었던

마을 입구쪽 그러나 자동차길로 나 있는 큰 길쪽에 위치한

사립알베르게 겸 레스토랑


3층 끝방을 안내받아 배낭을 내려놓고 보니

발코니에 바로 

시냇물

아니 그 유명한

발카르세 강물이 흐르고 있지 않는가?!!!


@.@









일단 오늘 걸으며 땀에 젖은 옷들을 세탁하여 


의자등 이리저리 걸쳐 놓을 곳을 찾아서 걸어두고


.

.

.







배낭에서 소지품을 꺼내 흩트러진 모습


배낭에서 소지품등등을 꺼낼 때


그때서야 비로소


 느껴지는 홀가분함


.

.

.




3인용 침실이기에


방 사이즈도 널널하고 . . .










샤워와 세탁을 모두 마친 후


빈 침대에 큰 대(大) 자 모습으로


아주 편안하게 휴식을 취한다.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아주 조그마한 스피커

비행기안에서 면세품으로 25달러에 구입하였던 . . .


그 스피커에 아이팟을 연결해서

이젠 귀로 듣지 않고

방안에 은은하게 흐르는 

편안한 사운드로 음악을 듣는다.




특별히 내가 좋아하는 가수중의 한 사람인

길은정


 그녀의 시집 CD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에

수록된 음악중


- 잘 은 모르겠지만 - 


이라는 ...... 시 낭송



그랬었지 

어린 시절 냇가에는 하얀 조약돌 가득했었지


길섶에는 메뚜기 떼가 뛰어 오르고 

그 하얀 강변을 가며 나는 졸음에 겨운 듯

먼 나루를 꿈꾸었다네


그래 

산다는 것은 바로 그런 아늑함을 다시 

만나기 위해 방황하는 어릿광대의 몸짓 같은 

건지도 모르겠어


그랬었지

어린 시절 내 고향집 그 싸리나무 울타리

저녁 무렵이면 닭을 모아들이시던 

구구 구구 어머님의 목소리에 

그 날의 모든 향기와 서녘 하늘 붉게 타는

이 땅의 시골노을


하나도 변함없을 줄 알았지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데

그래 산다는 것은 그렇게 모든것이 

변해간다는 섭섭한 마음 

그 풍경들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말없이 껴안는 것


그랬었지

어린 시절 서울에서 반가운 손님이 오면 

어린 내 발길도 괜시리 동동 거렸지

아마 서울이 그 때 내게 있어서 또 하나의

별이었는지 몰라


그래 

산다는 것은 바로 그 먼 별 하나를 그리워하는 

어린 발길 같은 건지도 몰라

그토록 두근거리던 . . .


그래 

산다는 것은 바로 그런 거 아닐까

잘은 모르겠지만.....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마친 후

동네 산책길에 나선다.


산골마을의 청량한 길

이 길은 큰도로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

양쪽에  푸른 나무들이 가지를 길게 뻗어

마치 나무터널안을 걸어가는 착각을 할만큼

시원하고 멋진 길








 





푸른 신록에 취할 것 같은


초록의 세상









흔할 것 같은

초록나무 잎사귀들이겠지만


그럼에도

싱그러움에 저절로 빠져 들어간다.


이 초록도

오늘 지나고

또 하루 지나면

푸르름이 변해갈테니까


.

.

.






저 나무는

나이테가 얼마큼 되었을까?


Y 자 모양으로 

우람하게 자리잡고 있는

할아버지 나무 한 그루


누군가

JE 라는 글자를 적었는데

나무에 낙서를 한 사람들이

결코 사랑스럽지는 않아


.

.










길가에


통나무를 잘라놓은 모습들










옹기종기

라는 말이 생각나는

통나무들


동글동글한 모습들은

모가 나지 않아

편안함이 느껴진다.









계속 이어지는

통나무들


산골마을이기에

아마도 겨울 땔감을 준비하는 듯


.

.

.








통나무들의 퍼레이드가 끝나니

짜투리 나무들이 쌓여져 있고 . . .



이 길을 걸으며

수 많은 나무들을 보곤 한다.


큰 나무

작은 나무


나이 많은 나무

나이 어린 나무


홀로 있는 나무

여럿이 같이 있는 나무


평소에도

나무 . . . 라는

두 글자를 좋아하였는데

이 길을 걸으며

길가에 말 없이 서 있는 나무들을 보며

나무에 대해 더 사랑스러움이 느껴지고 


.

.

,


볼품 없는

허드레 나무일지라도

나무는 나무


나무향이

차 향처럼 코 끝을 스친다.












트라바델로 마을 입구에서 시작된

숲길을 지나면

처음에 나타나는 노랑색 건물


마을 초입에 있는 카페겸 알베르게









그 건물을 지나

계속 들어가게 되면

다른 알베르게와 카페 건물이 나타난다.

그러나 건물 벽엔

호스텔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여럿명이 한 방을 사용하는 숙소



EL Puente Peregrano

호스텔겸 레스토랑









그 건물 옆에는

공립 알베르게를 소개하는 

노랑 화살표 모형의 안내 글자를 적여있다.

400미터 더 가면 나온다며 . . .



난 이미

저 사인표를 보고

그 곳을 찾아갔지만

이미 Full 


그래서 다시 마을 입구로 나와

사립 알베르게를 찾게 되었고 . . .










EL Puente Peregrano 

카페 입구에 걸어져 있는

여러 모양의 조가비들


산티아고 가는 길의 중간에서 합류한 사람들은

이런 카페에서 판매하는 조가비들을

자신의 배낭뒤레 매달고 다니기도 하고 . . .


그러나 처음 순례자 카드를 발급 받을 때

그 곳에서 구입한 조가비가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 . . 하는......











카페 벽에


눈길을 끄는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어???


한국말로 적혀있는
라면/공기밥/김치???



정말???



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서

쥔장에게 물어보았다,


"라면이 되나요?"


쥔장 왈

"됩니다."



" 그럼 지금 먹을 수 있나요?"


" 아니요. 오후 5시 이후부터

영업을 하니 그때는 됩니다."



그러고보니

시간적으로 스페인 전역이

시에스터.......?



참고


시에스터란

 2시부터 5시까지

전 국민이 낮잠자는 시간임











5시 이후에 오라하니

그때 다시 오겠다며

카페밖을 나와 계속 마을 위쪽을 향해 걸어간다.








여기 저기


사립 알베르게 건물들이 보이고 . . .










허름한 창고문엔

여전히 선거 홍보 포스터들과 후보 얼굴들이 보이고 . . .



허름한 곳에

자신의 얼굴을 붙이며

선거운동을 하는

스페인 사람들이

인상적이랄까.....


암튼....


.

.










마을을 올라가는 중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독일에서 온

루카와 안드레아씨 부부


그들도 나를 보자

역시

호탕하게 웃는다.



안드레아는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있어서

압박붕대를 감고 걷는 중이라고 . . .




두 부부의 배낭크기가

무시무시할 정도로 무겁게 보인다.










지난 번 아세보 마을 근처에서 

혹시 나의 뒤를 따라 올까 하고

여러번 뒤를 보며 걸었는데

그때 어디에  숙소를 정하였냐고 물으니


자신들은 

아세보 마을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그 근처의 들판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잤다고 . . .


그럼 오늘도 텐트를 치고 

머물거냐고 물으니

오늘은 아니라고....


알베르게를 구해서 침대에서 잠을 자겠다고 .   .

샤워가 필요하다며 . . .


.

.

.










두 사람은 잠시 더 쉬었다가

움직일 예정이라 하여


난 마을 위쪽으로

좀 더 올라가 보겠다고 

헤어지는 인사를 한다.


언제 또 어디서 다시 만나자면서


.

.

.








어느 집 발코니에

하얀색 털에 검은 색 귀를 가진 녀석이

콧구멍에 바람을 넣는 중인 듯 . . .









 

"헤이 깐돌!!!!"


나를 바라보는 녀석에게


손 한번 흔들어주고 . . .



난 녀석의 이름을 모른다.


다만 지금 나를 기다리고 있을


우리집 강아지 깐돌이 이름을 불러 보았을 뿐 . . .





아 . . .


깐돌이가


보고싶다



.

.

.










마을은 

발카르세 강의 오른쪽으로 이어져 있는데

길에는 사람대신

따사한 햇살만 가득할 뿐


.

.

.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다리 위에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본다.


맑은 수정처럼

참으로 깨끗해


.

.

.






숙소 발코니에서 보이는

동네 풍경


바로 눈 앞에 조금 전 들렸던

라면을 먹을 수 있다는 엘 푸엔테 페레그라노

카페 건물이 바로 보인다.









지금 이 숙소를 정하기 전

이미  저 곳에 룸이 있냐고 물었을 때

이미 Full 이라고 하였던 . . .


하지만

저 건물보다

지금 이 곳 숙소가 더 마음에 듬은

바로 나의 방 발코니 아래엔

맑디맑은 강물이 흐르는 모습을

바로 볼 수 있는

멋진 숙소임을 . . .











조금 전 들렸을 때

라면은 5시 넘어서부터 먹을 수 있다라고 말하였던

그 쥔장이

오수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하늘은 더 없이 파랗고


구름은 마음대로 평화롭고


.

.

.








3층 발코니 아래엔

맑은 물이 보이고


.

.

.



바쁠 것은 하나도 없고

느긋함과

한가로움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느림만이 존재하는

이 순간


빨리 빨리.....라든가


조급함 . . .



이라는 말이


필요없는 세상








잔잔하게 흐르고 있는

발카르세 강물을

숙소의 발코니에서

바라본다.


만약

저런 시냇물이

우리집 거실바닥 아래로 흘러가는 걸

 유리같은 걸 통해서

바라볼 수 있다면?



그럼 환상적일까?

.

.

,




언젠가 보았던

넷플렉스 다큐중


어느 집 쥔장이

자신의 침실 벽을 거대한 수족관으로 만들어놓고

자신도 그 수족관안으로 들어가서

잠수복을 입고

물개처럼 수영하고 다니던 장면이 생각나기에


.

.

.








오후 5시 넘은 시간


햇살은 아직도 한창이지만


난 그토록 기다리던


라면과 밥....그리고


김치까지 나온다는 카페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카페 문 앞에 도착하니


괭이 녀석이 출입문을?




@.@








라면과 밥,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말을

확실하게 대답해 준

그 여 쥔장이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는다.


오늘의 식사비는 6유로. . .









라면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카페안에ㅔ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을 보며 . . .



여러 물건 중에

태극기 모양의 열쇠고리가?


@.@




나라별 국기를 보니

산티아고 순례길을 많이 걷는 나라들인 듯?


내가 만났던 사람들도

저 국기의 나라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

.

.










드디어


그토록 기대하며

기다리던

라면이 나왔다.



꼬들꼬들한 라면 한 그릇에

흰 쌀밥 한 공기

그리고 눈꼽만큼 보다는 좀 더 많은 양의 김치조각들


.

.

.



수저와 젓가락이 놓여진 쟁반이

나의 테이블 앞에 놓여지는 순간


라면 냄새가 

입맛을 

확~


.

.

.




집 떠나서 한달 넘어

처음으로 맛보는 라면


사실 집에서는

잘 안 먹는 라면이었는데  . . .


라면맛이라기보다는 

칼칼한....


그 칼칼한 맛을

갈망하였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


.

.

.


 쟁반위에 담긴

라면과 밥

그리고 눈꼽만큼한 김치

하나도 안 남기고

아주 

깨. 끗. 하. 게 .


.

.

.









모처럼

맛있게 먹은 저녁식사


행복함으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사진속 오른쪽으로 보이는 하얀건물의 RESTA . . .

라고 빨간색 글자가 보이는

3층이 내가 머무는 숙소


그 건물에도 레스토랑이 있었지만

오늘은 특별히 

라면을 먹을 수 있는 카페가 있었기에

숙소에 있는 레스토랑을 찾지 않을 수 밖에


.

.

.






숙소로 들어가려는 데


눈앞에

과일 파는 노점상?


어느 할머니 뒷 모습도 보이고 . . .?




해는 저물어 가는 데


저 할머니의 과일이 아직 안 팔린 듯?











가까이 가서 보니


나무 상자에 체리가 보인다.









할머니에게


체리를 담아달라고 하니 . . .









나무상자에 남아있는 체리를 모두

봉지에 담아준다.


5유로 . . .




난 이 가격이 비싼지 싼지 모른다.


이미 나의 배낭안에도

오늘  비야프랑카 마을 도착하기 전

이탈리아에서 온 소피아와 함께 땄었든

체리도 얼마큼 남아있었기에

그리 필요하지 않았지만


저녁시간이 다 되어가는 데

과일 팔기 위해 

큰 도로가에 서성이는 할머니에게

그저 도움이 되고 싶어서 . . .













할머니는 체리를 담고


난 


할머니의 미소를 담고


.

.

.







어느 덧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

.

.







산골 마을엔


점점 어둠이 밀려오고 . . .





멀리있는 가족에게


무사히 잘 도착했슴을 알리는 메세지 보내고


긴 하루를 접는다.



낲설지만


무언가 따뜻함을 느낀


산골 마을 트로바델로에서 


.

.

.





순례길 34일차를 마치며


5/23/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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