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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속을 걸으며

Camino Story-126 우린 까미노 친구 Day-27 Sunny Lee (sunfrica) 2018-1-4 16:18:47

2 ♡ 0

쪽지

헝가리에서 홀로 까미노 여정을 시작한
메략적인 여자와 함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소개할 때
안네의 일기.....라는 책이름을 예화를 들면서
자신의 이름이 그 안네와 같으니

잊지 말라고 . . .

그녀가 헤어지기 전

웃으며 말한다.
"우리는 까미노 친구가 되었어."

라 바르헨 마을에서 온시나 마을까지

순례길 27일차

레온의 숙소를 출발하여
한시간 넘게 걸어서 도착한 비르헨 마을

길가에 카페가 있기에 들어가 배낭을 내려놓고
무얼 주문할까 생각하면서 카페안을 습관적으로
휭~ 둘러보았다.

그러다 눈에 들어오는 이색적인 모습....

카페 코너쪽 창가에 카페의 쥔장인 듯 한 여인이
순례자 도장을 앞에 두고 사무적인 책상앞에 앉아있는......?

짧은 노랑머리
스카프를 두른 목
안경 쓴 단아한 얼굴
누군가 보았다가 두고 간 듯한 신문 . . .

그녀는 이 카페의 매니저일지 쥔장일지 잘 모르겠지만
카페안에 오피스같은 코너가 있는 건 처음인지라~

책상위에 놓여져 있는
싱그러운 꽃향이 그녀의 코끝에서 넘실 거릴 것 같은
자연스럽게 생화들이 꼿혀져 있는 꽃병이
그녀의 얼굴을 환하게 비춰주눈 듯....

그러나 나의 시선을 압권적으로 끌었던 건 . . .
그녀의 뒤에 백그라운드로 보이는
악보가 있는 커텐?

커텐인지 붙여져 있는 종이인지 모르겠지만
곡조들이 그려져있는 악보를 뒷 배경으로 사용한
이 카페는 . . .

결론적으로
불친절하였고
일하는 직원들은
이 카페에서 음료를 구입하지 않는 순례자들에게는
화장실 사용을 불허하였으며
카페라떼를 주문하는 나에게도
얼굴 한번 마주치지 않고
기계적으로 대하였고 . . .

처음엔. . .

단지 카페라떼 하나만 주문

그러다 옆에 한 친구가
친근한 말투오 다가와 말을 붙이기에
같이 커피를 마시다가 이 친구가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
그녀를 위해 빵을 하나 더 주문하였다.
그러나 난 어제 레온의 슈퍼에서 구입한 빵이 있으므로
그걸 먹고 . . .

오늘이 처음이 아닌

이미 엘 부르고 마을에서 만난 적이 있는

이 친구는
헝가리에서 혼자 까미노 길을 걷기 위해
프랑스 생장에서부터 출발 이 곳까지 걷고있는,
안네 라는 이름을 가진 50대 중반의 여자....

목소리가 소프트하고 잘 웃었으며
자신의 이름을 소개할 때
안네의 일기.....라는 책이름을 예화를 들면서
자신의 이름이 그 안네와 같다며 잊지 말으라고 . . .하였던 . . .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녀가 먼저 배낭을 챙겨 일어난다.
자신은 먼저 도착해서 충분하게 쉬었다면서 . . .

그녀는 떠나기 전
나에게 어디까지 오늘 걸을거냐고 묻기에
가이드 북에는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는 데
이 두 갈래 길의 어느 길로 택할지 아직 고민중이라고 하니
자신은 마사리페로 갈 려 하는데
나보고 그쪽 마을로 오는 게 어떻게냐고 . . .

그런 그녀에게
그러자......고 대답하며
그 곳에서 다시 만나자며
헤어졌다.

그녀가 헤어지기 전
웃으며 말하였다.
"우리는 까미노 친구가 되었어."

그녀의 말대로
안네와 난 이후로 자주
목적지인 마을에서 여러번 만나
같이 식사를 하기도 하고
마을을 걷기도 하였다.
캐나다에서 온 토마스씨를
안네가 만나기 전까지는 . . .

카페 건너편 에 보이는
성 바르헨 성당의 모습

가이드 북에 의하면,
16세기 초에 한 양치기 소년이 이 곳에서
성모의 환영을 보았는데
이 곳에 성당이 세워질 것이라 전하여
그로 인해 이 마을이 이 성당으로 인해
순례길 코스로 만들어졌다고 . . .

카톨력신자들은 나름 역사적인 유명한 지역인 듯 한데
처음 이 길을 지나가는 나그네에게는
아직도 레온의 느낌이 나고
불친절하였던 카페 직원들의 모습으로 인해
마을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썩.....?

계속 순례자 표시를 따라 걷고 있는데
나의 앞으로 걸어가는 사뿐사뿐한 처자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물방울 무늬 핫팬츠에 블랙 롱 스타킹
흠.
스페인 여자들은 멋쟁이들인 것 틀림없군~

꽃길을 걸어가는 듯한 그녀가 걷고 있는
도로가 있는 길가는 정갈하고
놀라운 건 길거리에 휴지조각 하나
쓰레기 봉투 하나 보이지 않는다는 점
그토록 수 많은 마을과 도시
길을 걷고 또 걸으면서도
항상 정갈한 도로를 유지하고 있는
스페인 이라는 나라. . .

라 비르헨 마을을 벗어나기 전
얼마 안 되어서
가이드 북에서 알려주었던
그리고 비르헨 마을의 카페에서 만났던 안네가
어디로 갈거냐고 나에게 물었던 그 문제의 이정표가
나타났다.

이정표의 왼쪽으로는 안네가 나중에 만나자고 하였던 마사리페
오른쪽은 2킬로 정도 덜 걸을 수 있는 루트인데
순례자 정보지에 의하면 왼쪽 길보다 오른쪽 길로 걷는 걸 추천한 길

이미 난 레온의 숙소에서 잠을 자기 전
오늘 이 길에 대해서 여러번 고민을 하였었다.
두 갈래 길에서 어디로 가야할지를 . . .

마사리페가 목적지인 왼쪽 길은
가다가 쉴 수 있는 여러 마을들이 있는 반면
산 마르틴 마을은 2킬로를 덜 걸을 수 있지만
자동차길과 같이 걷는다는 최악적인 요건

난 자동차길과 같이 걷는 걸 싫어하고
대신 벌판의 바람이 있고 마을과 산길이 있는 왼쪽길로 가리라 . . .
라고
지난 밤에 정하여 놓은 상태

그런데 오늘 만난 안네 역시
그 길을 걷기를 원하였고
오늘의 최종 도착지인 마시리페에서 머물기를 원한다...하였기도 하여
주저없이
왼쪽길로 걷기로 하였다.

얼마큼 걷다보니
도시느낌은 사라지고
시골풍경이 조금씩 나타난다.

큰 도로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걸어가는
여성 순례자가 눈에 들어온다.
가만히 보니
조금 전 카페에서 빵을 먹으며 이야기 나누었던
헝가리에서 온 안네~~~?!!!

안네에게 같이 가자고 소리 쳐 부를까.....하다가
그만 두었다.
어차피 그녀는 해찰을 잘 하지 않을 것 같고
빠른 발걸음으로 걸을텐데......?

시골 안으로 들어오자
길 왼쪽 벌판안에
노랑화살표가 왼쪽으로 가라고?

그러나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은
길이 아닌 걸?

@.@

그런데 저기 걸어가는 사람이 있잖아?

길이 없는 것 같은
산길을
큰 보폭으로 걷고 있는 사람이 있네?

저 사람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저 길을 걷고 있는 거지?

대단해~

@.@

하지만
난 모르는 길에 대해 미련을 버리고
정상적인 루트를 따라 계속 걷는다.

자동차가 다니는 딱딱한 시멘트 길 가엔
노랑 야생화들이 가득하고 . . .

조금 전에 멀리서 보았던
안네도 이 길을 걸어갔겠지?
하는 마음에
나도 뒷따라 가는 마음으로 걷는다.

얼마 쯤 걸었을까?
커다란 글자로 선명하게 적혀있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이 길로 계속 가면
이 마을들이 나타난다는 안내판에
신뢰하며
계속 걷는다.

조금 더 걸으니
길 왼쪽에 작은 연못과 풀밭이 나타났는데
이미 인터넷에서 많이 보았던
순례자상이 귀엽게 안내를 해 주는 듯~

이쪽길을 택해주어서
당신이 마치 안내라고 하겠다는 모션처럼?

^.^

귀여운 순례자 상 위로 보이는
땅속 기도굴? 같은 모습들
기도굴이 아니면
묘지?

잘 모르겠지만
땅속의 공간을 보면
저 안이 얼마나 시원할까?
저런 공간하나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꿈틀~~~
@@~~@@

※스페인에서 이런 풍경을 여러번 보고 집으로 돌아 온 후
나의 집을 보며
우리 집에도 저런 땅속의 공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를
2년동안 고민중임~~ ♬♪ ※

이젠 방향도 정하여졌으니 흔들림없는 마음으로
오늘의 목적지 마사리페 마을을 향해 걷는다.

얼마 후
사람이 걸어 갈 수 있는 길은 아주 안전하게 자동차길과
벽으로 경계를 해 주는
이젠 점차 친숙해져 가는 스페인만의 파랑색의 고가도로가 나타났다.

고가도로 중간쯤에서 바라 본
고속도로 풍경

놀랍게도 .
.
.
.
달리는
자동차가
거의
없
.
.
.

고가도로 끝즈음에
역시 친구같은
순례자 표시가 보이고 . . .

길 오른쪽에는
혼자 걸어가는 순례자가 보이고 . . .

나 혼자 걷는다고 생각하는 이 길위엔
소리없이
조용조용히
걸어가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까미노

실렁실렁 걷다보니
도착한 마을은
프레스노.

프레시노 마을이 여기에도 있었어?
오잉~~
@.@

프레스노.....는
캘리포니아의 한 도시이며 시골마을인데
내가 살고 있는 LA지역에서도 그리 멀지 않기에
수 없이 지나치기도 하였고
들리기도 하였던 참으로
친숙한 지명인데
뜻밖에 낯설은 스페인 시골마을에서 그 이름을 대하니
감회아닌 감회가 ?

그런데 왜 안내판을 검은 색으로 먹칠을 해 놓았을꼬?

@.@

쉴 곳을 찾으려고 두리번 거리는 데
아무래도
이 마을엔 순례자를 위한 배려가 거의 없는 듯 . . .

목이 너무 갈증이 나서
배낭뒤에 꼿혀져 있는 물통을 빼야 하는데
도무지 나의 짧은 손이 배낭 허리까지 닿지를 않아
어떡하지? 하고 주변을 살펴보니
마침 버스정류소 벤치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노신사분이 계시기에
그 분에게 물통을 빼어달라고 하니 흔쾌하게 빼어주며
동네 어디쯤에 식수가 있다는 듯이
열심히 스페니쉬로 설명을 해 주며
쉬어가라는 의미로 자리를 비켜주신다.

그러나 자리에 앉으면
다시 일어나기 번잡하므로
감사하다는 말로 인사하며
다시 계속 길을 걷는다.

프레스노 마을을 지나는 중
어느 집 담벼락에 흐드러지게 핀 별꽃들을 보며 . . .

아주 작은 꽃들이 바닷가의 모래보다는 적고
밤하늘의 별들보다는 훨씬 적을지라도
자신들의 세계에서는 개미군단들처럼 떼를 지어
무수히 피어나고 또 피어나는
그 줄기찬 생명력.....

생각보다는

그저 하얗게 핀 꽃들이 참으로
앙징스럽다.....라는 마음에
잠깐 걷던 발걸음 멈추고
가만히 바라보다가
.
.

프레스노 마을을 벗어나며 . . .

길은 평온하고
사방은 고요하고

.
.

다시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로 걷는다.

노랑 야생화들이 가득 핀

5월의 스페인 시골

길 양쪽으로 꽃들이 만발한 이 고요한 길에

매연을 뿌리며 지나가는 자동차가 없기를 바라지만 . . .

간간이
적막함을 깨우며
자동차가 지나가기도 하고 . . .

지나가는 자동차마저도 없었다면
어쩜 따분함이 밀려왔을지도 . . .

그렇게 이어진 시멘트길을 계속 걷고

또 걷고 . . .

어디 쯤 걸었을까?

기찻길이 보인다.

기찻길을 수 없이 보았슴에도
여전히 향수로 느껴지는
기찻길에 대한 미련은 어쩌지 못하고
한번 더 내려다 보기도 하고

기찻길을 지나 다시 사복사복 걷는데
나의 앞으로 두 사람이 얼마의 간격을 두고서 각각 걸어온다?

저 사람들도 다시 거꾸로 돌아가는 중?

그들이 나의 앞에 다가오자
인사를 하며
왜 다시 거꾸로 돌아가냐고 물으니
자신들은 프랑스에서 왔는데
레온까지만 걷고
레온에서 버스로 팜플로나까지 갔다가
거기서부터 피레네 산맥을 넘어 프랑스로 돌아갈거라고 . . .

올때는 각각 한줄로 걸었던 사람들이
내가 사진촬영을 부탁하자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해 주었는데
얼굴에 피곤함이 보이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