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을 뜯고 있는 양들 옆에
가까이 가서 보니
웬만한 녀석들의 피부는
이미 얼마큼씩 벗져져 있고 . . .
양들만큼
온순한 동물이 또 있을까?
.
.
.
마사리페에 도착하며
순례길 27일차
초사스 마을 길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데
적막강산처럼 동네엔 아무도 없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니
밖에 빨래가 널어져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사람은 보이진 않지만
빨래줄에 널어져 있는 빨래만 보아도
빈 마을이 아닌거구나
하는 안도의 마음?
어느 집 앞을 지나며 . . .
창문에 하얀색 커텐이 내려져 있는 걸 보니
사람이 거주 하는 듯~
벽면이 이색적이라 생각되어
올려다 보기도 하고
.
.
마을의 중앙쯤에
카페가 보인다.
너무 더운 날씨였기에
쉬어가기로 하고 카페 안으로 들어가니
웬 남정네들이?
@.@
마을 주민들이 이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듯?
무얼 주문하기도 그렇고 .....
해서
.
.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 바 하나 주문하고 . . .
한 입 덥석 베어 무는 데
시원하면서 달콤한 맛이
혀 감촉을 부드럽게 녹인다.
오랫만에 먹어보는 아이스크림 맛이여서 인지
참으로 맛있''''
그런데 이 카페는
뭔가 썰렁한 분위기?
마을도 그렇고....?
그래도 이 마을 전에 만났던 온시나 마을은
쉴 수 있는 장소가 아예 없었기에
화장실도 사용할 수 있고
무거운 등산화도 잠깐 벗어서 발에 공기가 통하도록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한건지....?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카페를 나와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마사리페를 가기 위해 길을 걷는데
카페 오른쪽에 특이하면서 예쁜 종각이 보인다.
보통 종각은 성당의 지붕 아래에 덩그렁 놓여 있었는데
초사스 마을의 종각은
땅위에 세워진 종탑 모양도 특이하고
종들도 낮게 달려있는데
도르래 처럼 줄이 굴러가면서
종이 울리는 듯~
마을을 빠져 나오는 중에 . . .
잡초밭위에 세워져 있는 자동차 한대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자동차 파킹의 모습이기에
시선이 저절로 끌려~
마을에는
2가지 형태의 집들이 현저하게 구분되는 듯....
하나는 낡은 집 모양 그대로이고
다른 하나는 무언가 재개발 혹은 재건축된
세련된 현대식 주택?
어느 마을처럼 빠지지 않는
진황토색 벽이 있는 집도 보이고 . . .
초사스 마을을 거의 빠져 나가는 중에 . . .
Camino Santiago~
어느 집 담벼락에 붙여져 있는
정감있는 글자~
가구수는 많지도 않아 보였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을만큼
여러 집들이 많은 특이한 동네
초리스 마을을 나가며 . . .
어느 집 굴뚝 아래의 담벼락에
순례자 상징인 조가비를 운치있께 붙여놓은 모습
들어올 때와 다르게
나갈 때는 깔끔하게 보이는
초리스 마을의 모습
마을을 모두 벗어나자
딱딱한 자동차길이 시작된다.
초사스 마을 입구까지는
흙길이었는데~ . . .
하지만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잔잔하고
세상은 더 없이 평화로운
이 길만의 매력에 빠지지 않으랴~
그런데 저건 뭐지?
이 한적한 길에
양떼들이 몰려 오네?
저 양떼들이
길을 점령하며
나의 앞으로 다가올거라
내심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엉?
오른쪽으로 방향을??
@.@
수 많은 양떼들이 순식간에
들판으로 들어가는 가 싶었는데 ~
.
.
.
.
.
모든 양들은 고개를 숙여
풀을 뜯고 있는데
한 녀석만 고개를 들고
이리 저리 두리번거리기에
자세히 보니
녀석은
양이
아
니
었
.
.
양을 지키는 녀석의 몰골도
양과 별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
.
.
.
풀을 뜯고 있는 양들 옆에 가까이 가서 보니
웬만한 녀석들의 피부는
이미 얼마큼씩 벗져져 있고 . . .
나는 처음부터 동물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언젠가부터 ....
(정확하게는 우리집에서 강아지를 가족처럼 키우게 된. . . .)
나도 모르게
동물을 사냥하거나
악랄하게 포획해서 살생하는 장면이나 뉴스를 보면
마음이 아프고
동물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물들을 보호하는 편에 서 왔다.
이 길을 걸으면서 수 많은 가축이나 동물을 만나고 하였는데
짧은 줄로 묶여 있는 개들
집 없이 떠돌아 다니는 길 고양이들
심지어 도망가지 말라고 뽀쪽한 가시같은 철조망으로 막아두고
양들을 키우는 모습들
그 날카로운 가시 철조망에 끼어져 있는 피투성이의 양털들을 볼때마다
상처입은 양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는 길위의 사연
사연들
.
.
또 다른 개들이 앞장서고 . . .
그 뒤로 역시
순한 양들이 방향을 돌려서
그 사람과 개의 뒤를 따라 움직이고 . . .
조금씩 이동하고 있는 양떼들
양들의 움직임이 더디게 느껴졌는지
뒤에서 정돈하며 따라가는 개가
무어라 울부짖으니
양들을 화들짝 놀란 듯
움직임을 빨리 한다.
뒤에서 양 한마리도 놓치지 않고
정돈? 하며 몰고 가는 개의 움직임에
양들은 제일 앞의 사람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들 가고 . . .
양들만큼 온순한 동물이 또 있을까?
.
.
.
양들이 모두 사라진
고요한 길
이젠 나 혼자 되어
본래의 마음으로 다시 걷는다.
조금 걷다보니
길 가 한 켠에 로즈메리가 가득하다.
어?
여기도 로즈메리가 엄청 많네?
레온에서 만났던
로즈메리 여인이 저절로 생각이 난다.
이름에 대한 연관성은
그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강한 힘이 있다는 걸 . . .
얼마쯤에
벌판 가운데에 나무 몇그루가 보이고
그 아래 벤치가 보인다.
순례자 쉼터인가 보다~
그러나 이제 곧
오늘의 목적지 마사리페 마을이 멀지 않았기에
그 시원한 자리를 외면하고
계속 전진
.
.
초사스 마을을 지나
지금 이 지점에 이르도록
더 이상 경사진 길은 없었고
오로지 평탄한 길
걷기에 거의 무리가 없는 길
그럼에도
지금 나는 발이 아프다.
중등산화의 무거움으로 발등의 통증이
사라졌다 나타났다.
잊혀졌는가 싶으면
또 도지고 . . .
이런 평탄한 길이 순례여정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정보를 미리 알았더라면
꼭 중등산화를 신지 않고
경등산화만 신고 다녀도 괜찮았을텐데
.
.
땅을 다시 고른 밭에는
푸르른 싹들이 돋아나고 . . .
밋밋한 벌판 가운데에는
옹기종기 나무들 몇 그루가
그림처럼 보이고
.
.
이어폰으로 흐르는 노래가
지쳐가는 마음에 힘을 내라고 하는 듯 . . .
Adele 의 Set Fire to the Rain
이 곡은 YMCA 에서 런닝머쉰을 하면서
자주 들었던 곡
이 곡에 맞추어서 달리다보면
어느 새 30분이 훌쩍 지나가기도 하고
지친다 싶으면
이 곡을 자주 들었는데
이제 목적지를 앞두고 이 곡이 흐르니
다리에 힘이 나는 것 같아
영차 영차 .....
얼마 후에 도착한 마을 입구
오늘의 목적지인
마사리페......
동네 입구엔 아무도 보이지 않는데
마을 입구에서 왼쪽에
사립 알베르게 가 보인다.
오늘 레온을 떠나서 비르헨 마을 카페에서 만났던
헝가리 여인 안네가 마사리페에서 만나자고 했었는데
그녀는 어느 숙소로 정하였을까?
사립 알베르게는 이미 Full.
그런데 왼쪽으로 Jesus 알베르게가 보인다.
그 곳에 가니
아직 침대 여분이 남아있다 하여
체크 인 하니
2층 건물 제일 마지막 방에 가서
남아있는 침대 아무거나 정하라고?
사립알베르게는
친절하게 숙소 앞까지 안내해 주기도 하는데
여기는 전혀 .....
가르쳐 주지 않아도
방이 아닌 침대이기에
열쇠를 받을 일도 없어도
내가 머물 침대 찾아가는 일은더 이상 어려움이 없어.....
2층 제일 끝에 위치한 방에 들어가니
조그만 방에 2층 침대 2개.....그러니까
총 4사람이 잠 잘 수 있는 공간
그런데 이미 3 침대는 짐이 놓여져 있고
2층 침대 하나만 남아있기에
그 남은 스페이스가 저절로 내 몫이 되고 . . .
- 사진은 2층 이 아닌 1층의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의 침대임 -
오늘 걸은 걸음 수는 30.......
이 숫자가 이젠 평균 걸음숫자가 되어가는 듯 .. . .
이 곳 알베르게의 침대 커버의 모습....
참으로 낡았다.
이른 아침에 레온을 출발하여
야생화 들판이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마시리페에 도착하며 . . .
순례길 27일차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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