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여정 중반부 넘어
후반부로 넘어가는 이 시기쯤 되면
이젠 어느 정도 서로의 얼굴을 알아간다.
인사를 하였든
인사를 안 하였든 . . .
머무는 마을이 비슷하고
쉬어가는 카페에서도 마주치게 되고
길에서도 자연스럽게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보니
서로가 말은 하지 않아도
서로를 아는 것처럼 . . .
오스피탈 마을에 도착하며
순례길 28일차
파아란 하늘
그 아래 하얀색 아카시아 꽃은 만발하고
아카시아 특유의 매력있는 향기가 진동하는
오전에서 오후로 들어가는
정오의 시간
고개를 올려서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마음이
나를 기쁘게 한다.
이런 호사스런 여유를 누렸던 시간이
언제 였던가 . . . ?
마을 입구에
마을에 관한 아무런 안내표지판은 없었지만
산타루치아 알베르게 겸 카페가 있는 마을
가이드북으로 마을을 찾아보니
비야반테 마을인 듯?
다리도 아프고 쉬어가야 하겠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카페에 들어가 배낭을 내려놓고
일단 카페라테 한잔 주문을 하였다.
그래야만 쥔장의 눈치를 아니보고
나도 손님이거든?
하는 당당함이 있으므로~
@.@
커피를 주문한 후에
카페안을 둘러보니
조금 전에 혼자 나의 앞을 천천히 걷던 여인도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해 보였고
아픔이 느껴지는 상태.
그녀를 보다가
그만 눈이 딱 마주치는 바람에
얼떨결에 인사를 하며
혼자 걷냐고 물으니
남편이 자동차로 먼저 다른 마을에 가서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스페인에 사는 이 여인은
하루 5킬로
혹은 제일 많이 걸으면 10킬로 걷는 걸 목표로 하고
레온에서 아스토르가 까지만 걷고
가을에 다시 아스토르가 에서부터 다른 마을까지 걸을 예정이라며
자신은 몸이 많이 아프다고 말을 한다.
내가 차마 물어보지 못한 궁금증을
그녀는 처음 본 나에게
자신은 많이 아프다고.....
오늘 보고 헤어질 사람이기에
자신의 속마을을 거리낌없이 말하는 지도 모르겠다.
스페인 여인은 고단한 듯
좀 더 쉬어야겠다며
배낭을 챙겨 떠나려는 나에게
"Buen Camino~"
인사로 굿바이를 하기에
나 역시
부엔 까미노 로 화답하며
카페를 나와 마을 길을 따라 걷는다.
길이 정갈하게 포장되고
깨끗한 마을 길
어느 집 담벼락을 지나며 . . .
나무로 된 문에 연하늘색으로 페인트하였는데
문에 새겨진 문양들과
고양이가 들락거리는 구멍이 있는
허름한 창고같은 문이지만
이 길을 걸으면서
비슷하지만 다른 문들
그 문에 대한 끌림이 무언지
집집마다의 문들을 카메라에 담아보곤 하였다.
마을 길을 따라 걷는 데
내 이름을 반갑게 부르는 사람이 있기에
돌아보니
어?
헝가리 여인
안네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어제 마사리페에서 안네를 찾았는데
보이지 않기에 다른 마을로 갔나 ...? 생각했다 하니
자신은 마사리페에 머물렸으며
다른 알베르게에서 잠을 잤다고 ~
그런데 안네 옆에
캐나다 사람 토마스씨가 함께 동행하고 있다.
그들은 오늘 아침 마사라페 마을 출발할 때
동네 길에서 만났다며
지금 같에 걷는 중이라고 . . .
토마스씨는 이미
어제도 보았고
레온에서도 만났고
그보다 더
어느 길위에서도 보았고 . . .
발의 상처가 심해서
신고 있는 신발을 잘라서 바람이 통하도록
구멍을 만들어 신고 있는 걷고 있는 그 토마스씨이기에
바로 알수 있었다.
토마스씨가 웃으며 하는 첫인사
"우리 또 만났군요~"
.
.
두 사람은
나하고 같이 걷겠냐고 하기에
난 천천히 걸으니
혼자서 걷겠다고 하니
토마스씨가
사진찍는 모션을 하며
이해 한다는 듯 ~
까미노 여정 중반부 넘어
후반부로 넘어가는 이 시기쯤 되면
이젠 어느 정도 서로의 얼굴을 알아간다.
인사를 하였든
인사를 안 하였든 . . .
머무는 마을이 비슷하고
쉬어가는 카페에서도 마주치게 되고
길에서도 자연스럽게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보니
서로가 말은 하지 않아도
서로를 아는 것처럼 . . .
토마스씨와 안네
그리고 나
각 자 다른 나라도 다르고
길을 걷는 이유도 다르지만
이 길위에서만은
그저 까미노 친구라는
.
.
두 사람이 먼저 걸어간 마을 길을
다시 혼자되어
천천히 걷는다.
어느 골목길 카페 앞에는
배낭을 내려놓고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휴식을 취하는 순레자 몇몇도 보이고 . . .
동네 중앙일까?
사람도 보이고
개들도 보인다~?
후아~!
녀석 눈매가 후덜덜~
난 개의 코를 중심으로 두 가지 칼라가 있는 녀석을 보면
더욱 친근감이 생긴다.
녀석에게는
하얀색과 황금색
검정코의 3가지 칼라가 선명한 걸 보니
멋진 녀석이긴 한데
왜 날 무섭게 째려보는지?
@.@
마을 안에 커다랗게 세워져 있는
올림픽 성화대처럼 보이는 저 건축물의 정체는 무얼꼬?
마을 밖 멀리서부터
이 건물이 보였는데?
누구에게 물어볼 사람도 없고
무슨 설명도 없기에
그냥 지나쳐갔지만
지금도 궁금하다.
마을을 빠져 나가는 길의 끝부분에
성당이 보인다.
2개의 종들 위에
또 하나의 작은 종
예쁜 종탑
신기한 건
이 종탑엔 새 집이 없~~~?
^.^
성당의 종각이 정갈하게 보여서
자꾸 여러번 보곤 하였다.
마을을 빠져 나가며
어느 숲속에 걸어져 있는 빨래들이 시선을 끈다.
숲속에 걸어져 있는 빨래들
사람이 사는 흔적
가만히 보니 조그만 움막같은 게 보인다.
아~
이런 숲속에 사람이 살고 있는거구나~?
마을을 완전히 벗어나
흙길을 걷는다.
누군가 자전거를 타고
급하게 달려간다.
그러나 나는
속도를 내지 않는다.
오늘은 오스피탈 마을까지만 걸을 예정이며
그 마을은 멀리 있지 않기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
설령 더 멀리 걷는다해도
난 속도를 내지 않았다.
늘 걷는 속도 그대로 . . .
얼마큼 걸었을까?
철로가 나타나며
길은 오른쪽으로 이어지고 . . .
이 길을 걸으면서
철로는 늘 고가도로 위에서나
아니면 멀리서 보기만 하였는데
이렇게 눈 앞에 바로 정면으로 나타나다니?
철로를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동심이 되어지곤 한다.
마침 기차가 오지 않기에
철로위로 올라가 보았다.
어렸을 때
학교 오갈 때 철로를 따라 걸어서
학교를 갔던 생각이 스친다.
친구들과 철로에 귀를 대고
기차가 오는지 실험도 해 보고
철로의 레일위를 따라서
넘어지지 않는 시합도 하였던
.
.
.
철길 위에 세워져 있는
153 이라는 숫자를 보며
씨익~
여기도 153이 있네?
모나미 볼펜에 153 이라는
숫자가 늘 적혀있었더랬는뎅~
그 모나미 볼펜의 숫자 153이라는 숫자에 대해서는
알고는 있지만
이 철길의 153 이라는 숫자는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평소에 알앗던 숫자를
낯선 스페인 시골의 철길위에서 보게 된다는 게
재미있어서 ~
^- - - - -^
철로에서 이리 저리 걸어보다가
다시 제 길을 찾아 걷기 시작한다.
이젠 철로옆의 평탄한 흙과
자갈이 섞여진 길을 걷는다.
철로 길을 따라 걷다가
어느 들판 너머로 보이는 농가 를 보았다.
농가 이겠지만
내 눈에는
집....
사람이 살고 있는
집.
집 뒤에는 초록의 나무들로 가득하고
평온함이 느껴지는
집.
어느 만큼에
예쁜 집들이 또 보인다.
저절로 시선이 끌리는 걸 보면
나도 모르게
조금씩
집이
그리워지는가 보다.
길 바닥에 떨어져 있는
솜같은 나뭇잎
이 하얀 솜같은 식물을 자주 보았는데
목화는 아닐텐데
무얼까?
@.@
철로길을 벗어나서
흙길을 한참 걷는다.
저 멀리에 길이 끝이 나는 지
고가도로가 보인다.
경사가 있는 길을
터벅터벅 걸으며. . .
흙길이 끝나고
큰 도로가 나타나는데
웬 노랑 화살표가 수 없이?
@#@#@
왼쪽으로 향하는 화살표?
바로 직진으로 향하는 화살표?
2가지 화살표 앞에서
잠시 망설이는데
저 멀리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럼 저 사람들이 걷고 있는 길쪽으로
나도 걸어야지~
노랑 화살표가 안내 해주는 길을 따라 걸으니
큰 길에서 방향이 바꾸게 되고
또 다른 길로 걷다보니
눈 앞에 등대같은 건물이 나타난다.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건물인 것 만은 확실한데
등대처럼 멋지게 생긴 저 건물은 무엇이지?
@.@
등대같은 건물을 통과하고
계속 걸으니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오스피탈 마을 입구라는
안내판이 반갑게 나타난다.
어젯밤 마사로페 알베르게에서
너무도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들이 있는 바람에
수면을 제대로 못함도 있지만
이 마을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도 하여
무리하지 않고 이 마을에서 머물어야지~
안내표지판이 서 있는 곳에서
한참을 걸어도
마을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아니 집들은 보이는 데
숙소가 안 나타난다는 게
정확한 표현~
마을 입구에서부터 1킬로미터 는
훨씬 더 걸었을까?
땀으로 온 몸은 젖고
몸도 지쳐갈 무렵
마을의 좁을 길을 나오니
눈 앞에
탁~~~
.
.
돌로 된 다리가 나타나고
넓은 풍경이 시야에 들어오는 게 아닌가?
@.@
어머낫~~~
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수 밖에~
!!!!!
일단 숙소를 정하여야 하는데
바로 눈 앞에
Hostal
이라는 커다란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저 창문이 보이는 곳에 방을 구하면
전망이 좋겠다는 생각에
호스텔에 들어가 방을 구한다하니
열쇠를 주며 4층으로 올라가라고 . . .
평소보다 일찍 도착해서인지
마음에 드는 방을 만날 수 있었다.
창문을 여니
바로 오스피탈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오고~
참고로
이 전망좋은 호스텔 방은
40유로.
어제 마사로페 마을의 공립 알베르게 사용료는
5유로.
( 여러분들이 숙소 사용료에 대해 궁금해 하시기에
적어봄.
호스텔의 경우는 보통 25유로에서 40유로 사이인데
호텔은 최고로 조금 더 비싼 60유로정도
알베르게 사용료는 공립은 5유로
사립은 10유로
팬션은 15유로
공립 알베르게 외엔
사립알베르게나 팬션 호스텔 같은 숙소는
주말과 현지의 사정에 따라 가격이 수시로 변함.
마사로페 마을에서
느긋한 발걸음으로 오스피탈 마을까지 15킬로 걸었던
오늘의 걸음 수는 13856
참으로 부담없는 하루의 여정~
마사리페에서
순례길 28일차를 마치며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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