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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속을 걸으며

Camino Story-134 그녀의 따뜻한 주먹밥 한 알 Day-29 Sunny Lee (sunfrica) 2018-2-6 13:54:53

2 ♡ 0

쪽지

당신이 먹으려고 준비하였던 주먹밥중
하나를 건네주는데
따스한 마음이
손에서 먼저 전해진다.

당신이 건네 준
주먹밥 한 덩어리
참 고마웠습니다.

비야레스 마을에서 산타바네스까지

순례길 29일차

적막감이 느껴지는
비야레스 마을의 입구

반겨주는 이 없지만
무덤덤한 마음으로
길을 따라 안으로 걸어간다.
늘 그렇듯이 . . .

허름한 농가 벽 아래
기왓장 부서진것이 흩트러져 있는
그 위로 보이는 까미노 안내표시 발견 ~

마을 중간쯤에서
언젠가 길위에서 만난 두 여성 순례자들
벌써 오래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이 길위에서 또 만난다.
그녀들은 지금 옷을 벗어서 배낭안에 넣고 있는 중

아침일찍 숙소에서 출발할 때는 쌀쌀한 기온이었지만
해가 중천에 떠오른 늦은 아침시간대에는
기온이 올라가다보니 가벼운 옷차림으로
걸을 준비를 하고 . . .

마을 중앙에 있는 십자가 탑
그 뒤에 식수대가 있기에
빈병에 물을 가득 채운다.
물맛이 참 좋았다.

어느 식수대의 물맛은
좀 텁텁하고
어느 식수대는 상큼한데
이 마을의 물맛은
참으로 생수처럼 시원하면서
달작지근한 맛

- 혹시 이 마을을 들리신다면

이 곳 식수대에서 물을 가득 채우시길 바람

다음 다음 마을 지나서부터 아스트로가 마을까지

10킬로미터 이상 걸을 때까지

식수대는 만날 수 없으므로 . . .

마을안 길을 걷는데
알베르게 건물이 보인다.

이 마을에 대한 정보는
가이드북에는 거의 없기에
알베르게가 이 마을에 있다는 정보는 더더욱 없었는데
마을 길을 지나면서 보니
근사한 알베르게가 있었네? !!!

좁은 골목길로
노랑 화살표는 친절하게 안내를 하고 . . .

어느 집 코너에 놓여있던
물 두병

왜 물을 내어 놓았을까?

지나가는 순례자 중에
과연 이 물을 진실로 마시는 사람이 있는걸까?

하지만
길 밖에 내어놓은 손길에게
고마운 마음

마을 전깃줄 위에 걸어져 있는
두 허수아비 아재들

나쁜 영혼을 잡았다라는 의미?
@.@

동네길을 지나며
문 앞에 나와서 손을 흔드는 주민을 만났다.

세 사람중
두 분은 다른 방향을 보는데
안에 계신 한분은
나의 카메라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 주었어~

하하~

당근~
"무쵸 그라시아스~"

손 흔들어주며
화답해주고 ~

마을의 좁은 길을 빠져 나오며 . . .

어느 집 화단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장미꽃들~

그런데 창문안에서
바라보는 시선~

아....
안에서
밖을 보고 있는거였구나~

^.^

친절한 노랑화살표를 따라 동네를 걷는다.

길치인 나에게
노랑화살표는 위안과 평화를 주는 선물

빈티지 풍의 창문과 벽에 시선을 주며 . . .

노루귀처럼 예쁘게 생긴 녀석에게도 . . .

*^^*

그림같은 마을의 집들에게
굿바이 하며
마을을 벗어난다.

마을을 벗어나자 마자 언덕길로 이어지며
앞서 걷던 사람들이 언덕을 올라가는 모습들

경사가 점점 심해지는 고개길

숨을 헐떡이며 올라가는데
날씨도 뜨거워지고 ~

조용한 산길을

얼마만큼 걸었을 때
눈에 나타난 마을

마을을 들어가는 입구에
양귀비꽃들이 가득하고 . . .

선홍빛 칼라의 아름다운 꽃들의 벌판

정신을 가다듬고 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반대로 걸어가는 사람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자신은 다시 되돌아가는 중이라며 . . .

그런데
얼굴이나 몸은 분명 남자인데
가슴이.....?
@.@

무언가 언발란스적인 느낌이 들었지만

이 길에는 참으로
다양한 인종
다양한 사람들도 많기에

.
.

마을 입구에서 보이는

고풍스러운 성당의 모습

나무 지팡이와 간단한 백팩을 매고
나의 곁을 지나가는 사람은
오늘 아침 오스피탈 마을에서
두 갈래 길중 여러 사람들이 걷는 방향을 선택하지 아니하고
홀로이 다른 길을 선택해서 걸었는데
그 사람이 나의 곁을 지나간다.

왜 이 길로 돌아왔냐고 물으니
그 길엔
걷는 사람이 거의 없었으며
그 길보다는
이쪽 길이 더 좋을 것 같아서
벌판을 가로질러 이 길로 들어왔다고 . . .?

이 마을 입구엔
마을을 소개한 표지판이 없엇지만
가이드 북을 보니
산타바네스 마을이라고.....

고요한
마을 안으로 들어가며
.
.
.

마을에 카페가 보이기에
볕이 밝은 테이블에 자리를 정하고
쉬어가기로 하였다.

너무 갈증이 심해서
오렌지를 직접 넣어서 갈아주는
생 오렌지 쥬스를 주문하여 즉석에서 한잔 마시고
자리에 앉으니 . . .

지난 번 길위에서 만났던
그룹으로 한국에서 순례길을 걷는 한국분들이
카페에 들어온다.

다시 만났음에
반가움의 인사를 나누고 . . .

그 분들과 이야기 하면서
커피를 한잔 더 하려는 데
어느 분이 주먹밥 하나를 살짝 주며
아침식사 하였냐고?

당신이 먹으려고 준비하였던 식사중
하나를 나에게 건네주는데
따스한 마음이
손에서 먼저 전해진다.

같은 한국 사람이라며
혼자 걷는 나에게
주먹밥을 선물해 주셨던
아름다운 분

당신이 건네 준
주먹밥 한 덩어리
참 고마웠습니다.

햇빛에 그을리지 않도록
수건을 재치있게 두르고
나에게도 그렇게 수건을 매라며
내 모자위에 수건을 매어주며
유쾌한 대화를 나누셨던 분

카페에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길을 떠나는 한국인 순례자 분들

나도 그 뒤를 따라
걸어간다.

인정이 유난히 많은
한국인 순례자분들

나에게 같이 걷자고 권하였지만
지난 번처럼
혼자 걷는 게 편하기에
천천히 걸어가겠다며
뒤 따라 걷는다.

그 분들이 마을을 벗어나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흩어져서 걸으니 많은 분들이
일탈하지 않고 잘 걸으시는 모습이
참으로 든든하게 느껴지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