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거꾸로 걸으십니까?
라고 물어보니
다시 됙돌아가는 길도
여정의 한부분이라는
아주 심플한 대답
.
.
.
 |
자동차가 다니는 큰 길 너머로 보이는
근엄한 건물양식은
아마도 수도원일까?
푸른 동산 너머 빼꼼히 보이는 중후한 느낌이
수도원처럼 보인다.
이 길을 걸으며
수 업이 만나고 있는
성당과 그리고 수도원
진실로
저 안에는
수도하는 성자들이 있는걸까?
.
.
.
잘 모르겠다.
있을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 . .
왜냐하면
문이 굳게 잠겨있는 성당이나
수도원들을 여러번 보았기 때문에 . . .
 |
수도원을 바라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데
나의 앞으로 한 사람이
작은 나무 지팔이를 손에 들고
가벼운 백팩차림으로 걸어온다.
 |
나의 앞을 지나 갈 떼
가벼운 인사
올라 ~
를 하며
왜 거꾸로 가냐고 물어보니
다시 됙돌아가는 것도
여정의 한부분이라는
아주 심플한 대답
그리고
무뚝뚝함.
무뚝뚝하다 할지라도
인사를 해야징
"부엔 까미노~"
 |
큰 도로 앞에 도착하니
눈에 익은 글자
사하군
레온
.
.
.
이 길을 떠나기 전에
집에서 인터넷을 서치하고
산티아고 여정에 관한 책을 구입해서 보면서
수 없이 들었던
사하군
레온
이라는
지명
오늘의 목적지는
사하군이기에
더욱 친근하게 느꼈졌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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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도로를 건너 마을로 들어간다.
자전거 바이커들이
가볍게 지나가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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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사라진 조용한 마을길에
노랑 화살표가 친절하게 길을 안내한다.
앞으로 쭈욱~ 가시오~
라고
.
.
.
 |
아침햇살이 가득한 마을
땅바닥의 노란 화살표는
이제는 왼쪽으로 돌으시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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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았던 성당의 정면이 나타나기 시작
이 성당은
성인들의 조각상이 많은
산티아고 교구성당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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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제일 꼭대기에
닭 한마리.....
 |
닭이라는 존재에 대해
별로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닭이 그냥 닭이 아니라
높임을 받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줄이야?!!!!
 |
노랑 화살표를 따라 마을안으로 들어간다.
분명 카페나 바가 있다고 하였기에
어딘가에 곧 나올 것 같은 예감으로 . . .
어느 집 대문이
우리나라 옛날의 대문과 흡사하여
한번 더 바라보기도 하고 ~
그 집 담벼락옆에 세워있는
조그만 자동차 역시
어렸을 때 보았던 승용차와 비슷한 느낌이어서
마치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몇십년 전 어린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은
이상한 착각이 들기도 하고~
^.^
 |
골목을 돌자
알베르게 라는 글자가 보이고
그 건물 창문 아래로
하룻밤 묶었던 이부자리 창소하는 모습도 보이고~
아직은 아침시간이기에
알베르게 사람들이 숙소 청소하는 중인가 보다.
 |
바로 그 앞에
내가 찾고 있는 카페가 있었다.
일단 들어가서 배낭을 내려놓고
화장실부터 사용~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빨강색 옷과 파란색 모자의 여인은
오늘 아침 숙소에서 보았던 사람
나보다 훨씬 먼저 떠났었는데
지금 이곳에 있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서로 모르는 관계~
그러나
나중에 한번 두번 ...다섯번도 넘게
길에서 마주치게 되면서
나중엔 레온에서 다시 만날 때
반갑게 해후를 하기도 하였던~
 |
마을 길에서는 지나가는 개나 고양이 한마리 보이지 않았는데
카페안에 들어오니
현지인들이 모여서 담소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마을 사람들은
카페나 바가 마을의 사랑방처럼
모이는 장소인 듯?
다른 마을들처럼 . . .?
 |
카페에서 오렌지 쥬스로 목을 축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걷기 시작
마을길이 미로처럼 고불고불 . . .
 |
어느 집 앞에서 . . .
노랑 황토흙담도 그렇고
나무로 되어있는 작은 현관도 그렇고 . . .
그 작은 현관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는 것도 그렇고 . . .
별거 아닌 그런것들이
그냥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 . .
현관문 위의 기와지붕모습이
인상적이기도 . . .
 |
마을의 끝 길쯤에서 . . .
낡은 벤치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마을주민을 만났다.
지팡이를 하나도 아닌 2개를 옆에 두고 있는 모습이
나도 모르게 반가워서
올라~
라고 인사를 하니
씨익
미소로 화답하시는 어르신
그 어르신에게
나도 지팡이가 2개 ...다 라는 뜻으로
나의 스틱을 보여주니
더욱 환하게 웃으시고~
.
.
.
헤어지기 전에
호텔이나 호스텔의 화장실에 비치되어 있는
1회용 작은 빗을 챙겼었는데
그 빗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어르신에게 혹시 빗이 필요하냐고 물으니
그라시아스.......라고 대답을 하기에
기쁜 마음으로 건네주었다.
사탕이나 초코렛 같은
작은 과자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 . .
 |
레고디스 마을을 빠져 나가는 길
마을을 들어올 때는
좁은 골목길이었지만
나갈 때는 상큼한 나무들의 퍼레이드로 받는
기분 좋은 길~
그 길에 예쁜 벤치도 있고~
 |
길 옆에는
마을의 카페에서 휴식을 못한 순례자들을 위한 쉼터가 보인다.
나무 옆에는 식수대도 있고~
그러나 나는 이미 충분한 휴식을 취햇고
먹을 수 있는 물도 2병이나 챙겼으므로
그냥 지나간다.
마을 길을 나오며
다시 시작되는 푸른 들판
그 들판 갓같에 피어있는
예쁜 양귀비 꽃 세 송이
역광의 빛으로 속살이
아름답게 비쳐지는
세 여인들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
.
..
3이라는 숫자에
마음이 끌린다.
3....
심이 옥이 선이
3여인에 대한
그런
.
.
 |
조금씩 걷다보니
다시 센다길이 시작되니
순례자들은 도로 로 걷지 말고
들판의 작은 길로 걸으라는 안내표지를 만났다.
나는 참 착하다.
그렇게 하라면
그렇게 하니까 . . .
여기서만큼은
난 순례자이므로
반항하지 않고
가라는 길로만 걷는다.
그러나
만약에
다시 이 길을 걷게 된다면
꼭 순종하고 싶지는 않다.
걷지 말라는 길에도 걷고
가지 말라는 곳에도 가 보고~
규칙에서 벗어나는 여정도
나쁘지 않을 것 같기에 ~
 |
센다길을 걸으며
푸른하늘과 초록의 벌판을 맘껏 만난다.
공기는 왜 이리도 상큼한겐지?!!!!
노랑 유채화와 초록의 밀밭위에 서 있는
작은 창고같은 건물마저도
한폭의 그림처럼 보이는
이 아름다운 시선이라니~
^.^
 |
해시계는 점점 중천을 넘어가는 지
그림자가 감소해지기 시작
 |
어느 길 쯤에서
순례자 비석이 아주 낮게 세워져 있는 게 보인다.
큰 비석도 있고
작은 비석도 있고 . . .
 |
땀이 흐른다.
무거운 배낭을 매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양말을 2개가 겹쳐서 신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거기에 무거운 등산화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 . .
얼굴은 이미 빨갛게 익었고
땀이 방울이 되어 눈속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닦으며 . . .
 |
도로길에서 잡초작업을 하는 차를 보았다.
잡초를 뽑아서 바로 거름으로 만드는건가?
 |
잡초는 잡초대로 생명을 달리하고
알곡은 알곡대로 쓰임을 받는
자연의 섭리
푸르디 푸른 밀밭풍경에
취하고
또
취하고~
 |
나의 발밑에 보이는 작은 꽃 두송이
 |
내 몸이 그림자되어
너희를 잠시나마 시원하게 해 주마~
^.^
길 중앙에 피어있는
아주 작은 하얀 꽃 두송이
진실로
앙증스러웠어~
 |
어디만큼에 . . .
이젠 비석이 두 동강이 난 상태?
이건 스스로 무너진 게 아닌
누군가 고의적으로 부서뜨림?
왜 그랬을까?
 |
잠시 고개를 드니
저 멀리
긴 고가도로가 보인다.
스페인 고속도로의 다리 모습은
길이가 높지않고
시원하게 보인다.
 |
오늘의 목적지 사하군
앞으로 걸어야 할 13킬로
어느 만큼인지 대충 짐작은 가지만
난 속도를 내지 않는다.
무거운 배낭을 매고 걷다보니
속도를 낼 수도 없고 . . .
그 다음 다음날 도착할 레온이라는
대 도시는
80킬로?
 |
오솔길을 따라
계속 걷다보니
눈 앞에 알베르게 라는
글씨가 적혀있는 건물이 보인다.
 |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
웬 건물인가?
하였는데
바로 알베르게라니?
늦은 저녁 숙소를 정하지 못한 순례자에게
이런 알베르게가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
갑자기 나타난다면
아마도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아니 그 보다 더 반가웠을까?
 |
그럴 것 같다.
이 길을 걸으며
내가 그런 경험을 하였으니까 . . .
팜플로나를 출발해서 파르돈 산 정상을 넘는 중에
날이 어두어지고 비는 쏟아지는데
숙소를 구하지 못하여
참으로 낙망한 마음에서
어느 동네의 한 귀퉁이에 비를 피하고 있을 때
현지 주민이
어디로 가라고....
자신의 2층 창문을 열고 가르쳐 주었던 그 날
내가 마지막 사람이 되었고
삐그덕 거리는 2층 침대의 하나를 배정받고
저녁도 제대로 못 먹었던
우테르가 마을에서의 일. . .
그때
이런 알베르게가
길 어디쯤에서 나타나 주엇더라면
낙망된 마음보다는
환희적인 기쁨이었을텐데~
 |
그러나 지금은
이른 오후 시간이 되어가고
나는 사하군이라는 마을까지가 목적이므로
이 알베르게에 들어갈 이유가 전혀 없기에
그냥 스쳐간다.
7유로.....라는 가격표가
눈길을 끌고~
 |
알베르게 바로 정면 지붕아래에 붙어있는
나치 형상의 심볼
그러나 나중에 알게 된 건
이 마크는
중세의 템플 기사단의 로고였다고?
.
.
.
그런데 나의 눈에
독일의 나치 마크로 바로 생각되었을까?
 |
알베르게가 벌판위에 있어서인지
볏더미가 담장을 이루는 모습이 인상적
 |
그 알베르게 바로 앞길에는
백마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 . .
 |
그 옆 빈 공터에는
흑마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 . .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말들은
알베르게에서 관리하는데
혹시 순례자중에
말을 이용해서 순례길을 원한다면
대여해 준다고?
말을 타고 순례길을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나
영상을 여러번 본 적은 있지만
아직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는 만나지 못하였다.
그러나 어느 마을에서부터는 이런 말에 자신들의 짐들을 다 실고
그 자신마저 말등에 올라타고 순례하는 사람들을 여러번 보게 되었다.
그런데
나의 눈에는
말들이 너무도 불쌍하게 느껴졌고. . .
무거운 짐에다 거기에 사람까지 태우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오르는 모습은
.
.
.
이건 아닌데....
혼잣말로
중얼거렸던 . . .
 |
알베르게를 지나면서
다시 시작되는 작은 오솔길
걷는 건 무리없지만
날씨가 덥다보니
땀으로 몸이 흥건히 젖어간다.
몸은 조금씩 힘들어가지만
마음만큼은
참으로 평온하다.
그 평온함을 잃지 않으려
귓속에 꼿은 이어폰속으로 흐르는
아름다운 므악을 들으며
사복 사복 걷는다.
 |
 |
얼마큼 걷다보니
또 순례자 비석이 쓰러져 있는데
아예 밑둥엔 칼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고?
에휴~
이 마을에서는
순례자 비석이 왜 이리도 수난을 많이 당하는거지?
@.@
 |
조금 걷다보니
테라리요스 라는 마을 안내표가
나타났다.
레디고스에서 그렇게 멀지 않는 거리이지만
평온한 풍경들이 아름다운 구간.
어제는 참으로 힘들어서
고달팠던 여정을
오늘은 보상이라도 해 주시려는 듯
평온한 오솔길로 안내해 주시다니~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분에게
감사의 마음이 스며드는
.
.
.
레디고스에서 테라다요스 마을까지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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