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아군 입구 어디쯤에서
스페인 농부 할아버지가
이 바위에 앉아 계셨어
고뇌가 느껴지는 모습으로 . . .
할아버지는
왜 수심 가득한 모습으로
오랫동안 바위 위에 앉아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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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아군이 바로 눈앞에 나타나기에
곧 도착할 줄 알았는데 . . .
순례자들에겐
바로 입성을 허락하지 아니하기에
눈앞에 고지? 를 앞에 두고
바로 가지 못하고
노랑 화살표가 인도하는 대로
좁은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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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어디쯤에
사하군 마을안의 숙소에 대한 안내판이
녹이 슬고 낡았지만
나에겐 유용한 정보이기도 . . .
전화번호가 적혀 있기에
예약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원래 집에서 출발할 때에
셀폰은 아주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기로 한 터라
숙소 예약을 위해서 전화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이런 나만의 고집이
간혹은 이미 전화로 예약을 한 다른 순례자들로 인해
숙소를 구하지 못해 힘든 적이 있었지만
이것 또한 여정중에만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 혹은 헤프닝이라
생각하기에
힘들면 힘드는 대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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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숲길을 삼삼오오 사람들이 그룹으로
지나가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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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길은
들판가로 이어지는데
답답한 속이 뻥 뚫인 듯
가슴과 마음이 시원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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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나의 귀에 흐르는 음악은
조동진의 (당신은 행복한 사람) 이라는 곡이
이어폰을 통해 나의 귀에 들리는 데
정말 이 순간만큼은 행복한 사람이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황홀한 착각이 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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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길을 나와
자동차길로 이어지는 데
다리를 건너서 오른 쪽으로 가라는 명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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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바로 가라 하지 않고
오른 쪽으로 꺽으라 하는 겨?
@.@
다리 아래에 피어 있는
싱그런 야생화꽃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심정 ...
늦은 오후의 햇살에
샛별처럼 빛을 발하는 작은 야생화들
아무도 보아 주지 않는다해도
너희들만의 세상으로 인해
너희들 역시 행복하리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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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길로 돌으니
다시 흙길이 보인다.
그 왼쪽으로 조개비가 박혀있는 순례자 비석 앞엔
야무지게 노란색의 순례자 화살표가 보이고 . . .
마치 비밀 특공대가 누구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특수 조직원처럼 행동을 하는 것 같은 착각?
내가 평소에 스릴러 영화를 많이 보았던 겨~~~
하하~~~
 |
좌우에 나무들이 가득한 흙길을 걷는다.
나무 그림자들이 있어서 걷기에 무리는 없고
흐르는 음악은 계속되고 . . .
울고 있나요
당신은 울고 있나요
아- 그러나
당신은 행복한 사람
아직도 남은 별 찾을 수 있는
그렇게 아름다운 두 눈이 있으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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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기
멈춰 서서
다시 들판을 바라본다.
들판들과의 만남
그 푸른 세상과의 만남으로 인해
이런 푸르름의 세상이 있었다는 걸
모르고 살았던 사람처럼.....
자꾸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던 여정들
저 멀리
사아군이 아스라이 보인다.
 |
오후 4시의 오솔길
.
.
생각해보니
내가 언제 오후 4시에
이런 오솔길을 걸은 적이 있었던가?
지금은
등에 짊어진 배낭으로 인해
등짝은 몇번이나 땀에 젖고 마르고 또 젖은 채로 걷기에
가벼운 걸음은 아닐지라도
오후 4시의 나무 향이 은은히 퍼져가는
선물같은 이 하루에
행복함이 스며드는 건
어찌 할 수 없지 않는가 . . .
 |
저 멀리에
조금 전에 삼삼오오로 걷던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길 어디쯤에서 다시 돌아가는 듯.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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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
혹은
두 사람
들판을 가르며
함께 걷는 사람들의 모습들
사람이 풍경인게야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
.
 |
함께 하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나처럼 천천히 걷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피곤할지도 . . .
언젠가
스페인 여인 비앙카와 함께 걸은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무척 빠른 걸음의 소유자
반면에 나는 느릿느릿 . . .
그녀와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
헉헉 거리다가
다음 마을에서는 기진맥진
결국
먼저 가라고.....하고
또 다시
천천히 혼자 걸었던 기억
 |
길의 끝에
석조로 만든 다리가 보인다.
다리가
참으로 견고하게 보이며
아름답다.
다리 이름이
비르헨 델 푸엔테 ....
 |
다리 이름이
비르헨 델 푸엔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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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안으로 차량금지하는 막대가 있고
다리 입구에는 역시 노랑화살표가
앞으로 전진하시오~
라고 명령을 하고~
다리를 건너면 보이는
작은 성당
성당 이름이
다리의 성모 성당
오래 전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은 아담한 성전이지만
지금은 문이 닫혀 있는 상태
성당의 종각에도
소박하게
종이 하나만
덩그렁~
작은 성전이 아름다워
떠나면서
보고 또 보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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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지나
푸른 잔디밭에 놓여져 있는 괴상한 조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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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재로 만든 조형물인데
무얼 의미하는 지 잘 모르겟 .....?
외계인이 타고 온 우주선인 듯도 하고?
이런 철재로 된 조형물과
순례길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면 아는대로
모르면 모르는대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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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잔디밭 빈터에 있는 벤치와
예쁜 나무 한 그루
 |
누군가
멋진 바이크를 옆에 세워두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 근처에 사는 사람이라면
이런 조용한 장소에
사색을 하러 와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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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나갈 대 좌 우로 서 있는
동상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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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의 동상 모습
이 사람은 한 손에 책을 들고 서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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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동상의 사람은
칼과 말린편지 같은 걸 각각 손에 들고 서 있는데
무언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있는
의미 있는 형상들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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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뜻하지 않는
아름다운 석조 다리와 아담한 성당
그리고 잔디밭에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과
길을 떠날 때 양쪽으로 수문장처럼 서 있는 두 사나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다시 길을 걷는다.
순례자들에게
이런 형상들을 보여 주기 위해
일부러 노랑 화살표는 사하군으로 바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이렇게 돌아가게 하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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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람 부는
밀밭길 옆으로 걸으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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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어디쯤에서
밀밭속에서 한마리 하얀 개가 뛰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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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에서 길로 나와서 걸어가는 녀석의 네발이
검은 흙으로 푹 젖어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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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를 높이 세우며 늠름하게 지나가는
녀석
무슨 사연이 있길래
방황을 하는거지?
이 길을 걸으면서
여러번 양치기 개들을 본 적이 있었는데
혹시 녀석도 양치기 개인걸까?
@.@
 |
녀석은
나와의 반대편 방향으로 빠르게 걸어가고 . . .
왜 난 저 녀석을 한참동안 바라 보았다.
이런 내가 생각해도
난 지나가는 개 한마리에게도 마음이 끌리는 걸 보면~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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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군으로 들어가는 길
눈에 보인다고 해서
다 ...가 아닌 듯
얼마 전까지 보였던 사하군 마을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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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 풀 속 바위 위에 앉아 계시는 어르신을 보며 . . .
내가 그 사람 앞에 갈 때까지
바위 위에 그대로 한참동안 앉아 있기에 . . .
올라~
인사를 하며....
조금 전에
하얀 개 한마리를 보았는데
당신 개 아니냐고 물어보는데
도대체 말이 안 통한다.
이럴 때 사용하는
바디랭귀지....
멍멍이가.....
여차 저차....
저 쪽으로 가더라고
열심히 손과 입을 다 동원하여 뜻을 전하니
당신의 개가 맞다....라고~
아마도 개는 이 동네
이 들판의 터줏대감? 인 듯~
떠나기 전
할아버지의 동의를 얻어
이 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사아군 입구 어디쯤에서
스페인 농부 할아버지가
그날 이 바위에 앉아 계셨어
고뇌가 느껴지는 모습으로
.
.
.
할아버지는
왜 수심 가득한 모습으로
오랫동안 바위 위에 앉아 있었을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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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아군 마을 도착하기 전
처음으로 만난 현지인 할아버지와 헤어진 후
다시 걷는다.
큰 도로길 아래의
굴 다리로 길은 이어지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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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굴다리를 지나니
HOTEL
이라는 글자가 바로 눈에 들어온다.
호텔이 바로 눈 앞에.....?
쉬고 싶은 맘 간절하지만
이 길을 걷는 나의 원칙에는
가능한 마을의 중간이든 아니면 마을의 끝에 위치한 숙소를 정하는 것.....이
있기에
마을 초입에 있는 숙소는 늘 패스하곤 한다.
왜냐하면
마을 중간이나 끝에 위치한 숙소에 머물면
다음 날 출발 할 때 수월하기에 . . .
그리고 그 마을에 대한 유명한 역사관이나 성당은 마을 중심부에 있기에
마을 한바퀴 돌아 볼 때에도 좋고 ....두루 두루 ...
 |
사하군 마을 안으로 들어가며 . . .
역시 사람들은 안 보이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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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도로 길을 걷는데
길 고양이 녀석이 나의 발소리 때문인지 갑자기 어디론가 급하ㅔ 이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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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그 곳이 너의 아지트 였구나?
녀석의 털이
허리케인인지 하이에나 인지
아프리카 용맹한 녀석들처럼 생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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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길 왼쪽으로 철로가 보인다.
이 마을엔 기차역이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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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철로와 나란히 큰 도로길을 걷는다.
조금씩 조금씩 경사진 길을 오르며 . . .
 |
길 어디쯤에
낯익은 여인들이 보인다.
누구지?
어디서 보았지?
잘 생각 안 나다가
아 하.....
이테로 마을을 떠나면서 보았기도 하였고
어제 그 쉼터에서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었던
귀여운 두 여인들....?!!!!
저 분들은 이미 사하군에 도착해서 짐을 풀었나보다
가벼운 차람으로 걸어 가는 걸 보니....?
 |
철로 길이 있는 고가도로 다리를 건너며 . . .
사하군 마을에 들어왔지만
아직 숙소를 구하지 못하였기에 숙소를 찾기 위해
마을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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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니 복잡한 거리가 나타나고
길 오른쪽에
성당이 보인다.
항상 성당옆에는 공립 알베르게가 있다는 진리.
 |
트리니나다 성당의 모습
이 성당안에 알베르게 가 있다고 하여
성당 알베르게를 찾아가며. . .
 |
알베르게는 성당 정문에 있지 않고
옆으로 돌아가면
문이 쪼금 열려져 있다
그리고 몇개의 메모지가 붙어져 있고 . . .
안에 들어가니
무언가 썰렁한 느낌이 ..... ?
순럐자들의 신발이 차곡차곡 놓여있는 걸 보아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 한 듯 . . .?
그 알베르게 숙소를 들어가려면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나는 번거로운 마음이 들어
그 알베르게를 나와 다른 숙소를 구하리로 한다.
 |
성당 앞에서 보이는 호스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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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호스텔로 갈까.....잠시 망설이다가
왼쪽의 호스텔로 들어가
체크인을 하였다.
이 곳 사하군에는 알베르게를 비롯하여
호스텔도 비교적 많았다.
그만큼 마을의 규모가 크다는 의미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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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호스텔까지 운영하고 있는
쥔장에게 열쇠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정해 준 방의 문을 여니
사방팔방 탁 막힌
건물의 한쪽에 있는 작은 방
.
.
.
아무런 특색이 없는 그냥 방.
Room No 114
114....라는 특별한 숫자가
마음에 든다~
 |
이른 아침 칼사디야 마을에서 부터 출발해서
늦은 오후 사하군까지 걸은 걸음 수
29539
무려 8시간 가까이 걸었어~
휴 ~~~
 |
팔렌시아 주에서 레온 주 경계를 넘으며
산 니콜라스 마을에서 사하군까지
순례길 23일차에 쉼표를 찍었던 . . .
5/12/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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