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 쉼터 앞에서 바라 본 어느 마을

어느 커다란 굴뚝에 그려져 있는 순례자 형상이 눈에 바로 들어오고 ~

이 길을 걷는 여정중에 만나는

글이나 그림은 거의 순례자에 관한 공통점이라는 것...

그래서 홀로이 걸어도 외롭지 않다고

스스로 위로 하며~

^.^

순례자 쉼터에 들어가니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편안하게 쉼을 가지고 있다.

내가 들어서니 자리를 양보해 주기도 하고

먹고 있던 과일도 건네주면서

친절을 베풀어 주는 사람들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있겠고

이미 알베르게에서 친분을 익혀서 친하여진 사람들도 있겠고 . . .

테이블 맞은 편의 한 사람이

스페인의 수도(Capital) 가 어디냐고 묻자

어떤 사람이

바그다드.......라고 대답하니

순간 폭소를 터트리는 모습들

뭐..... 그럴수도 있지~~~

손에 컴팩트 카메라를 들고있는 여성의 

자켓 아랫부분이 불룩하다는 걸~

여성순례자들은 대부분이

자켓 안에 자신들의 귀중품.....

예를들면, 여권이나 현금 크레딧 카드 같은.....걸

몸안에 두르는 헝겁용 지갑에 넣어

 몸안에 넣고 다니기 때문에

대부분 자켓안이 불룩한 상태

만약 배낭을 분실하였을 경우에 대비해서

귀중품만큼은 

자신의 몸에서 분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법중 하나....

순례자 쉼터 옆에 있는 삽자가 상 아래에

한 남성 순례자가 홀로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 옆을 지나가며

왜 쉼터 그늘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햇빛아래서 쉬냐고 물으니

자기 몸에서 냄새가 나서

사람들 옆에 가기가 미안해서 그렇다고~

이 남성 순례자는

알베르게는 이용하기도 하지만

야영을 하는 날이 더 많다며

몸을 제대로 씻지 못한다고....

.

.

순례자 쉼터를 출발해서 다시 걷기 시작

기차가 지나간다.

기적 소리는 내지 않고.....

하얀색 길다란 뱀처럼 생긴 물체가

소리 없이 지나가는 스페인 시골 길

헤이 친구~

난 저 기차를 타 본 적이 있었다네~

부르고스에서 빌바오까지 . . .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택시 기사가 버스터미널에까지 태워 달라고 여러번 설명 했는데

기차역에 데려다 놓고 가더라구~~

덕분에 기차를 타긴 하였지만

나쁘지 않은 경험 같았다네 ~

나 혼자 중얼거림의 친구라는 대상은

사실 누구인지 나도 모르는 . . .

어쩌면

하늘일수도 있고

어쩌면

들꽃일수도 있고

.

.

아니면

지나가는 바람일 수 도 . . .

또 다시

하늘과 대지를 만난다.

숨 한번 크게 들이 쉬며 . . .

다시 혼자가 되어

길을 걷는다.

어제도

그제도

엊그제도

비슷한 길

왼쪽에는 가로수가 있고

오른쪽에는 자동차가 다니는 센다 길을

.

.

조그만 굴다리를 지난다.

어린 시절에는 굴다리를 중심으로

동네친구들과 어울려 놀곤 하였었는데

미국에 살면서는 거의 만나지 못하였던 굴다리

늘 자동차로만 다니다 보니

못 만났을 수도 있었게지만

스페인 시골을 걸으며

크고 작은 굴다리를 수 없이 지나고 있다.

순례길 여정에

이런 길이 어린시절의 추억을 되살려 주리라고

전혀 생각을 못하였는데 . . .

굴다리를 건너니

어느 장애인 순례자가 

바퀴를 손으로 굴리면서  가는 모습이 보인다.

저 사람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디까지 가는걸까?

.

.

육체가 불편하지만

자신과의 싸움으로 이 길을 지나고 있으리라 . . .

그 장애인 순례자 뒤로

자전거 순례자가 따라가고 . . .

조금 전 순례자 쉼터에서

스페인 수도가 바그다드 라고 누가 말을 하였을 때

박장대소 하던......

그 전에 나에게 과일을 권해 주었던 순례자들이 

나의 앞을 스쳐 지나가고 . . .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스쳐 가는 길

이 길에는

유난히 민들레가 가득하다.

어제는 양귀비 꽃들이 가득 하였었는데 . . .

마을마다 야생화들도 자신들의 구역이 따로 있는 듯?

^.^

그 길가에

어느 죽음을 추모하는 꽃이 꼿아져 있고 . . .

조금 더 걸어가니

또 다른 나무에도

꽃이 . . .?

이런 꽃들을 보면

숙연함으로 삶과 죽음이라는 단어가

교차 되기도 하고 . . .

순례자 길은

큰 도로를 건너 다시 왼쪽으로 꺽어진다.

그 길을 찾아 걸으며 . . .

어제처럼

온 몸이 땀으로 젖은 지 오래 . . .

발등의 통증으로  천천히 걷다보니

걷는 시간이 더 지체 되기도 하지만

두 손의 스틱에 의지해서 

페이스대로 걷는 수 밖에 . . .

그런데

옆으로 건너편에 한 남자도 쉬고 있네?

배낭에서 과일을 꺼내에 먹다가

그 남자 순례자에게 다가 가서 하나 먹을거냐고 물어보니

고맙다....며 받는다.

그런데 그 남자의 두 발이 온통 상처 투성이?

발의 상처가 너무 아파서

자신이 신고 있는 신발을 칼로 오려 내어서

발에 공기가 통하도록 한다며

자신의 신발을 가리킨다.

캐나다에서 홀로 온

순례자 토마스씨

오늘 처음으로 이 길에서 만난 토마스씨와는

이 후로 길위에서 자주 만나곤 하였다.

그러다 어제 엘 부르고 마을의 저녁식사에서 만났던

헝가리 여성인 안나와 3사람이 같이 걷기도 하고....

이 분의 발 상태를 보고 난 후

난 그만 나의 발등의 통증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엄살은 그만 부려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

얼마큼 걸으니

마을이 눈앞에 보인다.

이 마을도 땅 아래에 있네?

A L B E R G U E

알, 베. 르. 게 

산티아고 가는 여정중에

빠질 수 없는 단어

순례자 숙소라는 의미의

알베르게.....는

숙소를 구하지 못하는 순례자에겐

가장 반가운 곳.....

그 알베르게 건물이 

멀리서 걸어서 오는 순례자들을

제일 반기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