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니

마로니에 나무가 반겨준다.

구석진 방에

너무 좁은 스페이스

답답한 공간이라 생각되었지만

빼꼼히 열린 창문을 통해 보이는 저 마로니에 나무와 꽃들로 인해

조금이나마 마음이 밝아지고 ~

암튼 ~

숙소에 도착하면

잠시 숨을 돌린 후

늘 그랫듯이

샤워를 하고 땀에 푹 젖은 옷가지들을 세탁하고

무거운 등산화도 공기를 통하도록 밖에 말리기도 하고 . . .

그런 후 가벼운 옷차림으로 마을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카메라와 함께.....

동네에 슈퍼마켓이 보이면

물과 다음날 먹을 과일이나 간식거리를 구입해야 하기도 하고

저녁식사도 해결하기 의해 두루두루  ~

2층 숙소를 나오는 데 캄캄한데

잠시 센서가 작동되는 지 불이 켜진다.

그리고 다시 캄캄해지고 . . .

이렇게 절전하는 호스텔을 많이 보았는데

센서가 늦게 작동하는 바람에

캄캄한 어둠속에서 조심조심 걷는 일도 있고 . . . 뭐~

순례자 루트와 멀리 떨어진 숙소이기에

동네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자동차길을 걷는다.

이런 길 정말 안 좋아하지만

오늘은 이런 동네길도 다녀보라는 계시라 생각하며

사박사박 마을 안을 향해 걸어 가는 수 밖에 . . .

마을 근처에 가까이 가자

고속버스가 지나간다.

ALSA  . . .

라는 스펠링이 버스 위쪽에 보이자

친근한 느낌이?

이미 빌바오에서 부르고스로 가는 중에

ALSA ,,,,,, 완행버스를 탄 적이 있다보니~  ^.^

이 길을 걷는 순례자들 중에는

 신체가 불편하거나  여정 중 시간에 �i겨서 비행기 날짜가 급할 경우엔

이런 고속버스를 타고 자신이 원하는 마을이나 도시에 내려서 순례길을 걷곤 하기에

이런 운행수단이 중요하기도. . .

마을 앞에 들어서며 보았던

십자가 상

돌로 된 십자가상에

예수님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스페인 전형적인 기와지붕 모습과

테레비젼 안테나 앞에 서 있는

소박한 예수님 모습을 경외한 마음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길을 걷는다.

낯선 이방인을 보고 

어디선가 달려나오는 녀석들

조용한 마음에

녀석들의 짖는 소리마저

나에겐 싱그럽게 들린다.

그리고보니

스페인 마을에는

소리가 없는 것 같다.

사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녀석들만 나타나서 존재감을 나타내는걸까?

마을의 중간쯤에 있는

나에게 오늘 묵을 호스텔을 안내 해 준

팬션겸 카페안으로 들어가서 테이블 하나를 차지 하고 앉았다.

테이블 위엔

허브 화분이 놓여있기에

생화인 줄 알았는데 냄새가 나지 않는 조화 화분.

생화였다면

좋았겠지만

조화 화분이라 한들

그리 나쁠 것도 없는

소박한 카페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돼지고기를 훈제해서 통째로 말려있는 모습과

동네 현지인들 몇몇이 와인을 앞에 두고 담소를 나누거나

신문을 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 카페 2층은 알베르게이어서인지

시끌벅적한 여자들  웃음소리가 나고....

카페 벽에 붙여져 있는

알베르게 (팬션) 소개하는 신문 내용

아마 지방 신문에서 이 카페를 취재하였던 듯 ~

사진속 건물을 보니

이 곳 알베르게 (팬션) 을 운영한지 꽤 오래 된 듯~

그래서였을까?

이미 순례자들이 미리 예약하고 올 정도로

이 알베르게는 인기가 있는~ ?

벽 한켠에 걸어져 있는 그림 한 점

어?

저 그림이 여기에 있네?

오래 전 오스트리아 미술관에서 

삼엄한 경비원들의 지킴속에서 감상하였던

구스타보 클림튼의 KISS 

이 그림에 끌려서

미술관 내 기념품 판매소에서 이 그림에 대한 스카프와 머그잔 

심지어 가방까지 모두 구입한 적이 있었는데 . . .

이 그림이 

왜 여기에???

반가운 마음에

 웃다가

갸웃거리다가

미소짓다가 . . .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

.

.

.

그러는 동안에

밖은 해가 저물어가는지

붉은 빛으로 가득하다.

난 저녁식사를 위해

생선 요리를 주문하였는데

첫번째로 감자튀김과 빵투김이 나온다.

배가 고프다보니

맛을 음미할 사이도 없이

게눈 감추듯 먹을 수 밖에 ~

그 다음엔

스파�뗬� 요리가 나왔는데

이건 정말이지

맛이

너무도

없 . . .

이렇게 맛없는

스파게티가 또 있을까.....?

웬만하면 먹겠는데

몇번 시도하다 말았다.

마지막으로 나온

메인 요리는 생선요리

내가 원하는 건

그릴로 된 생선구이였는데

그것이 아닌

생선튀김......?

그것도 기름이 줄줄 흐르는 . . .?

쥔장에게 이 요리가 아니다라고 하니

쥔장 하는 말

생선 그릴 분명 맞다고?

나중에 알았지만

스페인에서는 생선튀김을 그릴로 의미한다고....?

어찌되었든

살만 바르고 먹을 수 밖에 . . .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어느 홈리스가 개 한마리를 옆에 두고

길 가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그 사람에게 주머니에서 조그만 돈을 건네주었다.

줄에 묶여서 있는

강아지가 가여워서 

.

.

.

숙소로 돌아가는 길

어둠이 조금씩 밀려오고 . . .

숙소 방에서 내려다 본 밖의 풍경

자동차 도로엔 지나가는 차량이 

 큰 굉음을 내면서 달려가기도 하지만 . . .

숙소 앞에 있는 마로니에 나무 한 그루

그리고 빈 벤취와

환하게 비쳐있는 가로등불 

쌀쌀한  저녁공기 . . .

낯선 곳에서  맞이하는

또 다른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