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계획을 세울때 이 두 도시를 포함하여,크로아티아와 몬테네그로의 바닷가 올드타운들과, 두르미토르Durmitor 공원 하이킹을, 그리고 슬로베니아까지 발칸반도에서 휴양겸 중세마을의 정취를 만끽하고자 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79일의 긴 일정이 주어졌다고 해도 가고 싶은 곳은 많고... 루트를 조정하다 결국 몬테네그로와 이미 다녀온 스플릿과 두브로브닉을 포기하고, 지난번 못 가본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공원과 이스트리아Istria 반도의 해안가 소도시인 로빈Rovinj과 피란Piran을, 그리고 슬로베니아의 수도인 류블라냐Ljubljana를 거쳐 요즘 핫하게 떠오르는 블레드Bled호수를 루트에 넣어 다녀왔습니다.

이탈리아여행 후 가족들을 보내고 난 뒤 이제 혼자서의 여행을 시작하여 아씨시로 해서 앙코나에 도착했습니다. 야간 페리를 이용해 크로아티아의 자다르에 새벽에 도착하게 됩니다. 원래 자다르에서 하루 숙박하며 아드리해의 첫 석양을 만끽하고 싶었으나(석양과 함께 해변의 바다 오르간 소리로 유명)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에 비소식이 있어 바로 운전하고 가서 모든 구간을 샅샅이(?) 걸어봅니다(경치만 좋다면 걷기를 마다하지 않는 저라서 다행입니다)

Entrance1 쪽의 대 폭포

1번 입구쪽에서 시작하는 대폭포쪽은 어마어마한 인파로 정신이 없지만, 가장 화려한 경치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셔틀을 타고 올라가 시작하는(ST3->P2)의 숲속길은 플리트비체의 고요한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운치있는 구간입니다

하이킹을 마친 후 이스트리아 반도의 로빈 근처의 Polari 캠핑장에서 이틀을 숙박하면서 맑고 투명한 푸른 물색을 가진 아드리아해에 몸을 담그고 세월을 즐겨봅니다. 캠핑장에는 온통 백인들 뿐이지만, 동양 여자 그것도 혼자서 용감히(?) 눈치도 안보고 캠핑을 즐기는 제 자신이 대견하기조차 합니다^^

로빈에서 한시간 운전하고 도착할 수 있는 슬로베니아의 피란 역시 이스트리아 반도에 있는 작은 해변가 마을입니다. 오래된 광장과 성당, 집들을 꾸미지 않고 소박하게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더욱 정이 갑니다. 특히 성 조지아 성당의 종탑에서 내려 보는 올드타운의 정취와 함께, 주황색으로 물들이며 바다 너머로 지는 석양을 모두 숨 죽이며 바라보았던 그 분위기도 잊지못할 슬로베니아의 첫 인상이 될 것입니다.

숨죽이고 바라보았던 석양

이제 아드리아해의 아름다운 해변을 위로하고 블로베니아의 수도인 류블랴나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절벽 속에 숨어 있는 프레드야마 성Predjama Castle 에 들려 굴라쉬 스프로 점심을 먹고 류블랴나에서 워킹투어에 조인하여 슬로베니아의 역사와 함께 지금의 류블랴나가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제 슬로베니아의 마지막 여정지인 블레드 호수로 갑니다.

호숫가 비치 풍경

아드리아해의 반짝이고 투명한 물빛을 따라 나 있는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의 크고 작은 해변 마을들은 붉은 빛으로 물들이는 석양의 분위기와 함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기게 할 것입니다. 특히 이스트리아 반도의 로빈이나 피란은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니 북새통(?)에 마을 골목골목을 구경하기 전에 빨리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몬테네그로의 해변 마을들도 마찬가지:가을에는 선선한 날씨와 함께 조금 더 한가하겠지만, 해변에서의 즐거움은 어렵겠지요)

특히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나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호수는 그야말로 청정의 자연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이미 수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기때문에 조용히 휴식하며 힐링하기에는 점점 더 어려워 지겠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며칠씩 묵으면서 아침 저녁 조용한 분위기에 젖어 본다면 왜 내가 이곳에 힘들게 찾아왔는지 충분한 감동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일주일 정도의 휴가를 내서 차를 렌트해서 캠핑하며 해변을 따라 여행 한다면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경험하지 못할 즐거운 휴양이 될 것이라고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