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11월, 네팔 히말라야 산속에서의 3주동안의 긴 산행을 마무리하고(안나푸르나라운딩과 푼힐등반) 돌아오는 길에 들릴려고 했던 인도여행을 포기하고 맑은 공기와 따뜻한 태양아래의 휴식이 너무나 간절했기 때문에 비행기표를 바꿔 아테네-산토리니-이스탄불을 거쳐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루트를 바꿨었습니다.

*안나푸르나 라운딩과 푼힐 포스팅 http://naver.me/xRdjKL1C

그리스신화와 앞서간 역사문명에 대한 로망과 무엇보다 에게해의 푸른바다와 11월이지만 아직은 뜨거울 태양을 기대하며 네팔 포카라에서부터 긴 비행기시간과 긴 레이오버를 거쳐(어차피 집인 미국 동부로 오는 동선임) 드디어 아테네에 도착했습니다.


1.여행시기

다른 유럽의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를 방문하기 좋은 시기는 역시 5-9월이며(물론 7-8월은 건조하지만 뜨거운 태양을 각오해야 합니다), 제가 도착한 11월 초는 따뜻한 햇살에 약간 더운(관광객은 반팔, 그리스인들은 이미 겨울 코트^^) 돌아다니기 좋은 시기인것 같습니다(18-22도 정도). 또한, 이 시기는 오프 시즌의 시작이라 관광객이 현격히 줄어든대신 어디든 붐비지 않고 여유롭고, 싼 물가와 선선한 날씨를 맘껏 즐길수 있었습니다.

여름과 가을 날씨 사이

2.아테네

1)숙소 Athens backpackers(6인 도미토리 하루 €15)
아테네에서 머문 4일동안 3박을 했었는데, 아크로폴리스 뮤지엄 바로앞/아크로폴리스와 걸어서 5분거리인데다 역사지구안의 모든 거리를 걸어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2)신 아크로폴리스 뮤지엄
아크로폴리스의 대부분의 유물들을 이곳에 옮겨 놓았기 때문에 아크로폴리스를 방문하기전에 먼저 들려 역사적 지식뿐 아니라 유물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안되겠죠!(대부분의 한국 패키지 투어회사들은 이곳을 미스하는 엄청난 잘못을...)
특히 파르테논 신전의 페디먼트pediment와 부조물, 에렉테시온 신전의 6명의 소녀상 조형물등이 이곳에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장소입니다.
아크로폴리스의 많은 유적들이 역사적으로 약탈당하고 특히 1801-1802년에 주그리스 대사였던 엘긴이 영국으로 가져가 대영박물관에 대부분 보관되어 있기때문에 아얘 이곳에 "엘간 마블"이라는 방을 만들어 약탈을 고발하며 되돌려 받기 위한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3)아크로폴리스
말할 것도 없이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아테네를 찾아오는 첫번째 이유가 아크로폴리스를 방문하는 것입니다.
여신 아테네를 위한 파르테논Partenon 신전이 제일 먼저, 프로필라이아Propylaia, 아테나 니케Athena Nike 신전이 들어서고 마지막으로 에렉테이온(Erechtheion) 신전이 이미 BC400-500사이에 만들어 졌으니 놀라움을 금할길이 없습니다.

맑은 날씨에 고대 역사속, 신화속으로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여유있게 걸었던, 따가운 햇빛 아래서 마음껏 힐링 할 수 있었던 아크로폴리스였습니다.

4)수니온곶: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신전 투어
*수니온곶 투어 key tours(€39) http://www.keytours.gr/tours/athens/cape_sounio_halfday_afternoon_tour-22.html

오전 아크로폴리스구경을 마치고 오후에는 한시간 반 거리에 있는 수니온 곶에 있는 포세이돈 신전 유적 투어를 신청해서 다녀왔습니다. 24개의 하얀 대리석 기둥이 남아있는 도리안식 건축물은 언덕의 끝부분에 자리잡아 유적과 함께 붉게 물드는 석양을 바라보는 포토 스팟으로도 유명합니다. 제가 방문한 시기는 비수기라 썬셋투어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5)아폴론의 성지 델피Delphi 투어
델피투어 go tours http://www.gotours.com.gr/en/travel/04/delphi

아테네에서 세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델피는 아폴론신의 신탁을 받아 중요 사항들을 결정지었던 세상의 중심(배꼽이라는 뜻의 옴파로스)인 곳이라 여겼던 곳입니다. 
신탁을 주도했던 아폴론 신전은 현재 여섯 개의 기둥과 터만 남아있습니다. 그곳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옆 델포이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고 세상의 중심이라는 표시를 했던 옴팔로스라는 돌 역시 델포이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언제 다시 아테네를 방문하게 될지 모르니 하루를 다 투자하여 고대역사 속으로 들어가 상상의 나래속에서 즐겁게 놀다 왔습니다.

6)국립고고학 박물관
아테네 국립고고학 박물관세계 10대 박물관 중 하나이며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비잔틴 시대까지의 각종 유물과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다. 고고학에 관한 한 규모와 소장된 유물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나며 그중에서도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미술품들이 많다(출처저스트고)

7)고대 아고라
아크로폴리스(acropolis)가 정치와 종교의 중심지였다면, 아고라는 일상적인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민 생활의 중심지였입니다. 지금은 그 흔적들이 대부분 남아 있지 않지만 이 곳에서 바라보는 아크로폴리스 신전과 신전으로 이어지는 길은 상상만으로도 고대속의 영화 한 장면으로 빠져드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언덕위 아크로폴리스를 가장 멋지게 바라볼 수 있는 장소

8)아테네 유적과 함께하는 그리스의 로컬 레스토랑 분위기
아테네의 구시가지를 걷다보면 골목 골목 계단위로 아기자기하게 들어선 많은 로컬 레스토랑을 만날수 있습니다(특히 플라카 지구). 현지 그리스인들이 한가롭게 앉아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정겨워 보여 저도 계단위 한 테이블에 앉아 그네들 수다떠는 것도 구경하고 정취있는 골목 풍경속에 나도 동화되어 오후 대부분의 시간을 테이블에 앉아 한가하게 보내기도 합니다. 혼자서의 여행을 마음껏 즐기는 편이지만, 이렇게 고대 유적들을 배경으로 골목 카페에 앉아 친구 혹은 가족이랑 끝없는 수다를 떨고 싶을때는 슬쩍 외로움이 끼어 들기도 하는 게 사실입니다. 낯선 곳이지만 낯설지않음을 함께 나눌수 있는 그런 사람이^^

이렇게 패키지여행에서는 하루면 끝났을 아테네에서, 나흘동안 여유있게 역사 유적들 한가운데 푹 빠져 온 몸으로 즐거움을 만끽하고 산토리니로 향합니다


3.산토리니

1)아테네에서 산토리니에 들어오는 방법
항공편: 에게안에어, 올림픽에어, 라이언에어(저는 저가항공인 라이언에어의 제일 싼 가격의 날짜에 맞추어(€35) 이동했습니다 40분)  https://www.ryanair.com/us/en/
페리: 아테네 PIRAEUS항구에서 블루스타페리Blue Star Ferries 혹은 헬레닉페리enic Seaways Ferries를 이용(8시간)    http://www.bluestarferries.gr/en

차렌트:  이 시기(11월)에는 섬 안에 버스 스케줄이 많지 않은데다, 섬이 크지 않기 때문에 차를 렌트해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비수기라 렌트값이 많이 내려감저는 Holidayautos를 통해 Avis에서 오토 미니카를 3일 €98에 예약성수기 하루 렌트값이라고 함)   https://www.holidayautos.com/?c=us#/searchcars

11월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바람이 많이 불어 페리도 결항되는 경우가 많고 날씨 변동도 많아 섬으로의 관광객이 뚝 끊기는 반면 모든 물가도 뚝 떨어짐

2)숙소

메갈로혼Megalohon 마을:  Suites Of The Gods Cave Spa Hotel(1박 €45)
https://www.booking.com/hotel/gr/suites-of-the-gods

이아Oia 마을:  VIP Suites(2박/ 하루€75)

3)에게블루(Aegean blue)와 그릭 화이트(Greek white)의 산토리니

메갈로혼 마을

피라마을

이아마을

이아마을의 집들은 칼데라caldera 따라 용암절벽에 붙어 한쪽은 입구이고 다른 한쪽은 땅속에 있는 동굴형으로, 대부분 뜨거운 태양을 반사하기 위해 하얀색으로 페인트하고, 그 사이 파란색 둥근 지붕의 그리스정교회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색은 산토리니 섬을 대표하는 색이기도 하며 동시에 그리스 국기의 청색과 흰색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숙소가 마을 한가운데 있어서(마을이 크진 않지만유네스코 역사지구안에 있음) 열심히 걷다가 돌아와서 또 베란다에 앉아서 따스한 햇살아래 책도 읽다가 사다놓은 와인을 홀짝이며 앞쪽의 바다도 바라보다 옆쪽의 칼데라뷰도 바라보다 더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곳 이아 마을의 썬셋을 보기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데, 성수기가 지나서 인지 계단과 카페에는 조용히 한곳만 바라보며 숨을 죽이고 있는 몇몇 관광객들만이 있을뿐입니다(특히 중국관광객이 많음). 저도 이렇게 골목 계단에 서서 붉디 붉은 해가 바다속으로 숨어들어가는 장관을 감동스럽게 바라볼수 있었습니다.

4)비수기의 산토리니는 
사실 분위기가 안나 조금 외롭습니다. 많은 레스토랑들도 문을 닫고 작은 마을에는 심지어는 관광객의 목소리가 마을 전체에 울려 퍼질 정도로 적막(?)합니다. 저에게는 히말라야 산속에서 거의 한달을 자연인(?)으로만 살다와서 이런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고요함이 반갑기는 하지만, 역시 북적임속에서 얻을 수 있는 활기는 또 다른 에너지를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푸른 에게해 바다를 바라보며 화산폭발로 운치있게 만들어진 칼데라Caldera의 절벽위에 들어선 하얀집들과 파란지붕의 교회들, 그리고 그 사이 좁은 골목들, 그 위를 비추는 석양의 붉은 빛.... 이 모든 상상을 그 이상으로 채워준 산토리니에서의 잊지못할 삼일이었습니다.



혼자서의 여행은
자기자신에 정직하게 포커스해서 내가 지금 이순간을 진정으로 즐거워하고 있는가를 되물어보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왜 굳이 내가 이 순간을 고집해야 하는가 되묻고 다음 방향으로 마음 편히 옮기면 됩니다. 남이 어떻게 나를 볼지, 남에게 내 여행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해 주어야 할지, 억지로 지금을 행복하다고 느낄 필요도 없이, 이런 잡다한 생각들을, 내 인생에서 쓸모없이 다른 사람에게 포커스 되어 있는 무의식들을, 떨쳐 버릴 수 있는 연습이 되기도 합니다. 
여행이 주는 진정한 행복과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고 나면, 그 다음 삶의 여정속으로 내 자신을 다시 들여놓을때도 근본적인 방향과 에너지를 함께 얻게 됩니다.


마음껏 고대 역사속을 거닐며 즐거워 했던 아테네에서와 따뜻한 햇볕아래 온 몸과 마음의 쉼을 얻었던 산토리니에서의 행복했던 여행이었습니다!


*사진은 모두 여행중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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