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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 타고 만나는 세상

원하지 않았던 사람과의 북유럽 여행 1 : 코펜하겐 Jenny L (yunkevin69) 2018-10-16  13:39:49
June 15, 2015

7월부터 바빠질 삶이 대기중이고, 이리 저리 여행병이 또 도져 동생과 북유럽 여행을 계획했다. 처음 이 여행의 취지는  올케언니까지 함께 '여자 셋이 한번쯤은 가정도, 직장도 각자의 삶을 묶고 있는 끈들을 놔 버리고  한번 떠나 보자. 우리가 잠시 그리 살아 본다고 세상이 변하랴? 천지개벽이 일어나겠냐?' 하는 용감함과 담대함의 도전이었다. 결국은 겁 많은 올케는 포기하고, 대신 엄마와 엄마의 친구분이 동행하시게 되었다. 맘껏 터프하고, 맘껏 무너져도 되는 나 자신에만 충실 할수 있는 자유롭고 이기적인 여행을 계획 했었는데... 효도 관광이 될수도 있겠다 싶어... 쩝... 

얼마전 평생 처음으로 엄마를 치받을 일이 있었다. 나의 세대는 많은 부모들이 자식한테는 함부로 말하고 행동해도 되는 특권이라도 지닌냥 자식의 인격을 짓밟고 인생을 이리 저리 휘두른다.  그러면서도 주변에 자랑할만한 자식을 둔 부모로 대우 받기를 원하신다. 내 엄마도 그런 사람들중의 하나이다.  그것이 당신의 생각에는 맞는 일이다 하면서... 한국에서 살았던 30년은 오로지 남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가 모든 일의 이유가 되어야 하는, 엄마의 결정대로 살았다. 엄마의 말을 거부하거나 반항 해 볼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그런 일은 할 수가 없는 일로 길들여 져 있었기 때문이다. 내 나이 서른에 혼자 미국에 와 처음으로 남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도 되는 인생이 있음에 행복하고 또 행복해서 눈물이 났었다.
평생 그런 엄마와의 관계를 유지하느라 꽤 인내심이 좋아진 나한테 엄마는 테스트라도 하듯 간당간당했던 선을 가뿐히 넘으신 거다. 
그 이후로 한동안 통화하지 않았다. 가까이 살면서도 전화 한번 하지 않는 아들 내외가 섭섭하다고 매번 푸념하시는 엄마를 위해 매달 한국에 무제한 통화를 할수 있는 스페셜 플랜을 사던 나는 더이상 그 플랜을 사지 않았고, 그 돈으로 남편 스마트 폰을 사줬다(그 당시엔 보이스 톡이 안될때라 따로 한국 통화 플랜을 사야 했다). 덕분에 애들 어른 할것 없이 스마트 폰을 쓰던 때에도 불평 없이 옛날 폰을 쓰던 남편만 횡재했다.
  
그러던차에 속상했던 마음을 털어 버리자 하고 동생과 여행을 계획했는데, 착해 빠진 동생이 엄마한테 같이 가시지 않겠냐고 한번은 오퍼를 해야 한다고, 그럼 엄마는 분명 안가신다고 할거니 딱 한번만 얘기하자고... 했는데... 그 한번의 형식적인 오퍼를 엄만 덥썩 물었다.  거기다 요즘 친하게 지내는 이웃의 친구도 데려가야 한다고 막무가내 셨다.  한동안은 보고 싶지 않았는데...  미국과 한국이니 통화만 안 하다면 당분간은 교류없이 살 수 있었는데...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만드는 그 속상함을 잊으려 가는 여행인데, 그 원인 제공자와 함께라니... 이 무슨 황당한 상황인지...

엄마와의 원만하지 못했던 관계가 구렁이 담 넘어가듯 그냥 저냥 서로 모른척 넘기는 시간이 되었고, '어쩌면 더 이상은 기회가 없을수도 있을 나이드신 엄마와 함께하는 장거리 여행 이잖아' 하며 억지로 명분을 찿아 의미를 두고자 노력했다.  '어쩌겠는가... 엄마인 것을...'  

그래도 결론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긍정의 에너지를 지니신 엄마의 한참 나이 어리신 친구분과의 인연도 우리 여행에 윤활유가 되었다. 나중에 돌아보면 분명 뜻 깊고 감사한 시간이 돼 있을 것이라 기대 해 본다. 
그렇게 우리 넷은 셋은 한국에서 출발, 하나는 엘에이에서 출발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6월 15일에 만나 길고도 짧았던 13일간의 북유럽 여정을 시작했다. 
 
나의 첫 출발은 원만하지  못했다. 여름 방학이 막 시작된 미국 엘에이 공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그렇거나 말거나 바쁠거 하나 없는 항공사 직원들은 세월아~ 내월아~ 를 외치며 지 할 일 스물 스물 하고 있다. 한사람 티켓팅 도와주는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10분. 일부러 그렇게 오래 끌라고 해도 못하겠구만 변수에 관한 상황 대처력이 0%. 아니 상관도 하지 않는다. 손님들은 숨이 넘어가든 말든 무조건 기다리라고만 하니... 그리하여 탑승 수속이 늦어져 제 비행기를 놓치는 사람들이 수두룩... 어찌 이런 일이 일어 날수 있는지 그들의 근무 능력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미국의 미래가 암담하다. 할수만 있다면,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한국 인력을 대거 채용하여 미국의 앞날을 밝혀야 한다!" 고 매일이라도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ㅋㅋ 
 
그리하여 난 내 비행기를 놓치고, 그나마  강한(...? ㅎㅎ 상상에 맞김) 항의를 한 덕분에 6시간 더 늦어진 비행기에 간신히 올랐다. 다른 사람들은 다음날로 늦춰져서 재예약을 해주는걸 보면 나의 거쎈 항의가 한 몫을 한듯...
덕분에 덴마크 투어를 거의 놓쳤지만 그 정도 손해는 기꺼이 감수할수 있다. 어짜피 덴마크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스웨덴과 노르웨이를 가기위해 잠시 거쳐가는 곳 정도로 일정을 짰으니까. 그래도 밤 11시까지 훤한 북유럽의 백야 덕분에 저녁에 도착해서도 세계 10대 운하중 하나인 코펜하겐 니하운 운하를 바라보며  동생과 맛있는 화이트 스윗 와인도 한잔 할수 있었다.
젊은 배낭족들의 상징인 호스텔에 머물며 저녁도 직접 해먹고, 담 날 아침엔 이 지역에서 유명한 베이커리샵을 찿아 덴마크식 데니쉬와 커피도 맛보며 2주 넘게 계획하고 준비한 나만의 자유방탕한 여행 일정으로 완전히 돌입했다. Continue...


     덴마크의 상징인 튤립을 냉장 보관해서 판매중인 코펜하겐 공항 



     코펜하겐 다운타운


     특이한 쇼윈도우 마네킹들


     다운타운 광장


     니하운 운하


     그냥 지나칠수 없게 만드는 아이스크림 가게


     묵었던 유스 호스텔 레스트랑 : 잘 생긴 바텐더는 덤


   명성과는 달리 한적한 베이커리 샵 : 우리가 너무 일찍 왔나...?


     로얄 데니쉬 플레이하우스(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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