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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 타고 만나는 세상

알라스카 크루즈 Day 6 : 지칠때까지 먹어 보기 Jenny L (yunkevin69) 2021-9-29 11: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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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하루종일 이곳 저곳에서 먹다가도 저녁 6시가 되면 어김없이 메인 다이닝 레스토랑인 메트로폴리탄의 지정 테이블에 앉는다. 배는 부르지만 매일 바뀌는 메뉴가 궁금해서 놓치고 싶지가 않다. 치커리에 사과, 포도, 호두를 곁들이고 커리소스에 버무린 닭 가슴살이 올려진 샐러드를 골라 본다. 특별할것 없던 맛에 친절한 웨이트리스, 메리가 권해준 블루치즈 드레싱을 얹으니 상큼함과 고소함이 진해진다. 얼굴도 예쁘고 상냥한 그녀는 늘 환하게 웃으며 반긴다.

지중해식 해물 리조또를 메인으로 먹으며 먹다 먹다 지치고 피곤하긴 처음인것 같다. 미련하디 미련하지만 한번쯤은 아무 생각없이 '먹고 또 먹고, 쓰러질때까지 먹고' 를 해 보고 싶었나보다.

세상 친절한줄 알았던 메리는 이제 사탄이되었다. 아무리 배부르다고 해도 이건 꼭 먹어봐야 한다며 오늘의 스페셜 디저트를 맛깔나게 설명해준다. 커피 아스크림과 브라운 슈가를 카라멜라이즈드 한 바나나를 곁들인 초코렛 라바 케잌, 그리고 살짝 졸인 체리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은 체리 쥬블레. 결국 이 두가지를 우리에게 먹이고선 "맛있지? 한 접시 더 먹을래?" 한다. "날 그냥 죽여라" 하니 "휴가중이니 괜찮다"는 말만 매번 반복한다.

내일은 메리를 피해 다른 레스토랑을 시도해 볼까 보다. 거울 속 내 얼굴이 점점 보름달처럼 가득 체워진다. 이 와중에 기적같은 일은 입가 푹 페인 팔자 주름이 살로 체워져 옅어졌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