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고 계시는분들은 혹시 유서를 써 놓으셨나요 ?

남편이 아픈 동안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경제적인 스트레스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  육체적인 피곤함이 아니었어요.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남편이 저에게 아무것도 남겨 놓지 않은 거였어요.

본인이 죽고 나면 어떻게 해 달라는...

그리고 제가 정말 힘들게 몇 번 말을 꺼냈지만 남편은 항상 그때마다 제 말을 무시해 버렸어요.  그게 정말이지 저를 많이 힘들고 때로는 화가 나게 했어요.

본인이 뭘 원하는지 알아야지 내가 해줄 텐데 어떻게 하라고...

왜 이렇게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하는지...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본인도 아마 두려워 겠죠.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지요.

저는 제가 편하자고 남편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말해  주고 가길 원했어요. 그러면 그냥 그대로 하면 되니까 하지만 끝내 남편은 저에게 어떻게 해 달라는 말 한마디없이 훌쩍 떠나 버렸어요.

그래서 정말 힘들지만 혹시 아프시다면 아니 아프지 않다고 하더라도 남은 이들을 위해서 꼭 유서를 써 놓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안 그래도 힘든게 많은데 그렇게 깔끔하게 매듭을 짓고 가지 않는다면 남아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힘들거든요.

생각해 보니 남편에게는  요구는 하면서도 저조차도 유서를 써 놓은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날 새벽 제가 아이들에게 유서를 썼어요. 나 죽으면 이렇게 해달라고

유서를 쓰다 먼 하늘 바라보고 울고, 또 쓰다 먼 하늘 바라보고...

그렇게 3시간 정도를 반복하면서 유서 쓰기를 마쳤어요.

그리고 저는 남편이 가고 난후 남편의 Ash를 들고 아이들과 제가 쓴 유서를 실천 하기로 했어요.

저는그렇게 두아이들과 80일간 유럽70개 도시(1.5 million step)를 걸으며 아이들과 잊지 못할  추억들을들을 차곡 차곡 쌓았어요. 나중에 내가 떠나고 난 후에도 아이들이 같이 꺼내 볼 수 있는좋은 기억들을 만들면서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편의 Ash를 남편이 태어난 고향,영국의 정원이라고 불리는 Kent 주의 작은 크리켓필드에 아이들과 뿌려 주고 왔어요.

Ash를 다 뿌리고 나서 막내아들이 나와 큰아들의 어깨동무를 동시에 하며 말하는 거예요.

“드디어 우리가 해냈다고, 우리들만의 방법으로, 항상 그렇듯 재밌게, “Not the right way but Burge’s way” “

그날을 저와 아이들은 ‘좋은 날’ 이었다고 기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