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기로 이사 오기 전 캘리포니아 살 때 플로리아라는 아주 친한 친구가 있었어요.

테니스를 치다가 우연히 만났는데,  서로 왜 그런 거 아시죠?

여자 친구 사이 여도 서로 뭔가 케미스트리 같은게 있는 거?

그 친구가 그런 친구였어요.

만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서로의 집을 왕래하는 사이가 됐고, 또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됐어요. 그러다보니 그 친구가 사회적으로 대단히 성공한 친구라는 걸 알게 됐고,

또 남편이 바람이 나 자기를 버리고 떠나서 그 배신감에  몇 년간을 힘들어 하다 다시 제자리를 찾은 거라는 것도 알게 됐아요. 돈은 물론 말할 것도 없이 많구요.  

그런 그 친구가 얼마전 LA에 회의 참석차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는 것을 접 하게 됐어요.

그런데 참 인생이 무상 하더라고요.

제가 그 친구가 죽은 걸 알게 된 건 죽고 한참 후 였거든요.

혼자였던 플로리아 대신 연락해 주는 사람이 없었던 거예요.

크게 뉴스에는 났을지 모르지만 남은 가족이 없어서 친구들에게 연락이 안 간 거예요.  

저 또한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된 또 다른 친구를 통해서 그 소식을 듣게 된 거고..

그 일련의 사건들이  저에겐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그 친구가 가지고 있던 그 많은 것들, 그 여유로롭고 화려했던 삶, 아름다운 집……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라고요.

그 친구의 죽음은 제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커다란 계기가 됐어요.

저도 해야 하고 정리 해야 될 일이 많거든요.

남은 남편 병원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걱정, 또 벌려놓고만 살았던 삶 등등 제가 해야할 것들이 그리고 해야만 하는 것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데, 그 친구의 죽음이 저의 생각을 완전이 바꿔 놨어요.

“이제부터는 해야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기로에 서 있을때애는 무조건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요.”

참 무책임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면 오늘 나는 무엇을 할까? 라은 생각을 하니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스트레스가 단 한 번에 사라지는 느낌이었어요.

병원비는 병원에 전화 해서 차츰차츰 갚는다고 하고 집은 남편과의 마지막 추억이 깃든 곳이니 아이들을 위해서도 가지고 있기로 했어요.

돈은 뭐 영어 하나도 못 할 때도 비즈니스를 해서 어느정도 나름의 성공을 했는데 지금은 영어도 잘하고 아주 똑똑한 동생이 옆에서 도와주는데 뭔들 못 하겠어요.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천천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조한 생각에 빨리빨리 내 앞에 있는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보다는 천천히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

얼마전까지만해도 저는 무엇을 하든 최고여야 됐고,

경기를 하면 무조건 이겨야 됐고,

내가 남들보다 항상 앞서야 됐는데,

지금부터는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요.

최고가 아니어도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고, 이기지 않아도 경기를 즐기면 되는 거고, 남들보다 앞서지 않아도 멈추지 않으면 되는 거니까.

그래서 내일 죽는 다 해도 후회 하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