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씨에 글을 올리면서 참 많이 울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울고, 써놓은 글을 고치느라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울고, 댓글 보면서 울고, 또 그 댓글에 답글을 하면서 울고, 그렇게 지난 두 달 동안 정말 실컷 울었습니다.

한결 가벼워진 느낌 이예요. 그리고 우는게, 눈물은 참는게 아니라는 것을 배웠어요.

지난 2년 동안 남편을 돌보면서 정말로 많은 일들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들이 많았는데 이제 더 이상 지난 일들을 안 꺼 내 보려고 해요.

이제는 앞으로 전진 해야 될 때가 온 것 같아서요.

그래서 앞으로는 남편을 보내고 두 아이들과 떠난 여행 이야기를 적어 볼까 해요.

남편이 떠나 갔을 때 가장 슬펐던 건 우리가 같이 공유 하는 추억이 많이 없다는 거였어요.

서로 일하느라 너무 바쁘고 부딪치면 싸우니까 은연 중에 피하고 그러다보니 같이 공유한 추억이 없더라구요.

아이들과도 마찬가지예요. 아이들 얼굴만 보면 항상 소리지르고 열 받았던 기억밖에는 없거든요. 그건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서 생각났을때 느꼈을 때 머뭇거리지 말고 이번 계기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었어요.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도 두 아이들이 서로 공유 할 수 있는 그런 좋은 추억을요.

그래서 만사를 제쳐놓고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냥 무작정 여행을 떠나는 것은 의미가 없으니까 걷기로 했습니다.

매일 매일 하루에 이만 스텝을 걷기로 했습니다. 밀리언 스텝을 목표로.

어차피 방학이 되면 우리 가족 모두 영국에 모여서 남편의 Ash를 같이 뿌려 주기로 했거든요. 큰아들은 영국에서 공부 하기 때문에 방학이 미국보다 한 달 정도 늦습니다. 그래서 작은 아들과 우선 먼저 여행을 시작하고 큰아들이 학교가 끝나면 합류 해서 남편의 고향에 가서 같이 Ash를 뿌리고 계속 여행을 하는 걸로요.

여행의 마지막은 남편이  젊어서 가장 좋아했던 섬 몰타에서  일주일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 일주일은 걸을 필요가 없고요.

아이들이 별로 좋아하는 눈치는 아니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봐 주는 거 같았어요.

같이 여행을 하겠다고 허락해 주었거든요.  

참 이상하죠. 나는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 기 위해서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은 엄마를 위해서 같이 여행을가 준다고 생각하고.

여행 일정을 짜는 덕분에  남편을 보내고 정말로 힘들었던 시간을 견딜 수가 있었어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아서 남편이 있는 남편 서제에 하루 종일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여행 계획은 짜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두 달 동안 여행 계획 짜는데 푹 빠져서 슬픔을 견뎌냈습니다.

여행 계획이 완성 될 즈음 작은아들이 방학을 했고, 우리는 바로 방학하는날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 때까지 남편 병원비 걱정하면서 징징 되더니 여행경비는 어떻게 마련 했냐고요?

집을 팔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