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곧 16, 18살 입니다.

이제는 나 보다 더 훌쩍 커버린 두아들과 80일 유럽 걷기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오로지 여행 계획 만 짜는데 꼬박 두 달이 걸렸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오랜 기간 많은 곳을 여행 할 마음은 없었습니다.

어차피 남편 때문에라도 영국을 가야했기 때문에 가는 길에 제가 죽으면 뿌려지고 싶은 다섯 개의 도시를 아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 혼자만 가고 나 혼자만 감동받았던 도시가 아이들에게 그렇게 큰 의미가 있을까?

아이들과 여행을 하면서 다시 한번 내가 죽어 뿌려지고 싶은 5도시를 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 그럴려면 조금 더 많은 도시를 여행해야 만 비교가 가능 할 것 같아서 5도시가 12도시가 되고 12도시가  20도시 그렇게 해서 늘어난게 60개 도시였습니다.

제가 앞에서도 말씀 드렸던 거 같이 남편이 유서를 써 놓지 않았다고 화를 내고 열 받고 하다가 문득 나도 유서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쓴 내 유서를 아이들과 같이 함께 실천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제 유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내가 죽거든 둘이서 내가 좋아하는 다섯 도시에 나를 뿌려달라고….

여행을 전문 적으로 많이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저도 일하면서 틈틈이 꽤 많은 여행을 했거든요.  그리고 여행하면서 만난 도시중에는 꼭 사랑에 빠지는 것 같은 그런 감정을 주는 도시들이 있어요.

어떤 도시들은 가면 유명한데 왔군, 멋있군, 여기가 그 유명한 거기구나 그정도에서 끝나는데 어떤 도시들은 여기와서 살고싶다. 여기서 사는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이 좋은 도시들이 있거든요.

여행이 끝난후에도 그 여운이 한참 동안 가시지 않고 가슴 한켠에 자리를 차지하고 눌러 앉아버리는 그런 도시들이요.

왜 그런거 있잖아요. 무슨 영화가 제일 좋냐고 물어보면 다 좋다고 말하는 것과 뭐가 좋아라고 딱 정해서 말 하는 것. 그것은 그 영화가 다른 거에 비해서 너무나 큰 감동으로 다가왔기 때문 아닌가해요.

몇 몇 도시가 저한테 그랬어요. 그래서 저한테 그렇게 큰 의미로 다가온 도시들에  제가 죽으면 두 아들들에 의해서 뿌려지고 싶었어요.

그 이유는,

서로 다커서 어디서 어떻게 살 던 나의 죽음을 계기로 두 아들이 다시 리커넥트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어서요.. 다섯  도시를 간다면 아무리 빨리 돌아도 일주일 이상은 걸릴테니까. 두 형제가 같이 여행을 하면서 나 와의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있고 또 나의 죽음을 계기로 서로 잊고 살았던 형제간의 우애를, 형제간에 정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를 마련 해 주고 싶어서요.

저는 아이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는다는 것을 믿지않는 사람이예요. 몰려 줄 것도 없고요.

그렇게 해서 저의 미리 실천하는 유서 여행이 시작됐습니다.

5 도시를 가는 길에 다른 도시도 들리면서 또 내 마음도 정리하고 두 아들들과 마음껏 시간을 보내고 또 가슴에 있는 모든 말들을 아이들과 여행을 하면서 나누고.

시간은 아이들 방학을 이용하면 됐고, 저야 그 때는 거의 폐인 상태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 니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닌데…..항상 그렇지만 돈이 문제죠…...

아직도 남아 있는 남편 병원비, 집 모기지, 아이들 학비 등등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아무 것도 못 할 것 같아서 그 냥 아무생각 없이 오로지 아들들과 여행할 생각만 하기로 했습니다.

경비는 집을 팔아서 충당 하기로 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친동생에게 여행계획을 말했고 동생은  이 여행을 적극 찬성해 주었습니다.

제가 가면 동생이 다 도맡아서 일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무 불평없이 여행 갔다 오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참 고마웠습니다.

여행을 가기 전 아이들과 우리가 꼭 해야할 것에 대한 다짐을 받았습니다.

하루에 2만 스텝을 걷는다.

보통 사람들이 하루 8시간씩 일하듯 우리도 8시간씩 도시 구석구석을 보고 걷는다.

그 말을 듣고 작은 아들은 너무 많다고 “오 마이 갓”하면서도 알았다고 하고,

큰 아들은 자신이 평발인 것을 내세워그건 너무 무리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남편을 떠나 보낸 엄마가 불쌍했는지 마지 못해 허락을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원 밀리언 스텝을 걷는 것을 목표로 갖고 80일 간의 유럽 일주가 시작됐습니다.

11번에 비행기를 타고 그 후에는 자동차를 빌려서 유럽 전역을  돌아보는 약간은 무모한 하지만 평생 잊지못할 기억으로 남을 여행이요.

산더 생각

엄마는 아빠가 아픈 후 몇 달이 지나지 않아서 우리한테 의료보험이 없다며 나에게 절약을 하라고 말씀 하신다.

내가 기억하는 우리집은 항상 환하게 불이 켜져 있고, 차고에는 차가 넘쳐나고, 냉장고에는 먹을게  넘쳐 나서 항상 버린다.

아빠 서재에는 컴퓨터가 넘쳐난다. 아이패드도 갯수를 알 수 없을만큼 많이 가지고 계신다. 아빠는 취미가 많아서 무엇을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다. 그래서 항상 아빠 서재에는 새로운 장비들로 가득 차 있다.

엄마는 거의 매일 테니스를 치러 다니시는데 나는 엄마가 한번도 같은 테니스 옷을 입은 것을 본적이 없다. 그러던 엄마가 나에게 학교 가면서 불을 안 껐다고 소리를 지르신다. 그리고 정원에 나가서 떨어진 나뭇가지들을 주우라고 한다.  이제는 정원사를 고용할 돈이 없으니 나 보러 정원일을 하라고 한다. 수영장도 닫아버렸다 돈을 전략 해야 된다는 이유다.

나도 아빠가 돌아가셔서 슬퍼 죽겠는데 엄마는 어른인데 아빠 서재에 갇혀서 나오지를 않는다. 벌써 같은 옷을 두 달째 입고 있다.  

아빠가 돌아가신후 엄마가 생전 안 하던 일을 하는게 하나 있다.  내가 스쿨 버스에서 내리면 항상 집 앞 계단 위에 앉아서 스노우와 같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도 다 보는데 두 달 동안 브라자도 안 하고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엄마가 챙피하다.  그래서 오늘은 용기 내서 엄마한테 ‘브라자 좀 하고 계세요. 옷도 좀 갈아 입으세요’. 라고 말했다. 엄마가 나를 보며 그냥 웃음 만 짓는다.  엄마답지 않다. 내가 기억하는 엄마는 항상 나에게 소리 지르고,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는 엄마다. 그런 엄마가 아무말도 안 하니 이상하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갑자기 유럽 걷기 여행을 떠나자 고 한다 .

황당했다.  엄마는 그렇게 항상 나와 형 그리고 아빠를 황당하게 만들었다.

아니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돈이 없다고 나에게 매주 정원에 나가서 나뭇가지를 줍게 하고, 잔디를 깎게 하고, 차도 안 사주시더니 갑자기 여행을 가자고 하신다.  그것도 80일 동안이나...

올 여름에는 2년만에 생긴 여자 친구 와 또 친구들과 많은 것을 같이 하기로 계획을 세워 놨는데 엄마가 방학 하는 날 떠난다고 하신다. 그리고 개학 하기 전 날 도착한다고 하신다.

엄마는 늘 그런 식이다.  우리 의견은 물어 보지도 않고 혼자 결정하고 실행 하신다.              그리고 엄마는 항상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돈 없다면서 여행가는데 돈 많이 들지 않나?  근데 그런말은 엄마한테 하지는 않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엄마가 옷도 안 갈아입고 테니스도 안 치러 가고 하루종일 아빠 서재 들어가 있는 것 보다는 나은 거 같아서 알았다고 했다

엄마는 또 우리가 매일 매일 8시간을 걸어야 된다고 하신다.

이번 여행에서 원밀리언 스텝을 걷는게 목표라고도 하신다.  그 말을 듣고 화가 났지만 이번만은 참아 주기로 했다.

그 대신 엄마한테 이제는 정상인 사람처럼 옷을 입고 계시라고 말씀드렸다.

엄마가 알았다고 하신다.

우선은 그걸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