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아침부터 심장마비 걸리는 줄 알았습니다.

영국을 떠나 독일행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물론 제 칠칠맞은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는 당연히 제가 내린 런던 공항?(Gatwick) 에서 다시 출발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닙니다. 제가 출발하는 공항을 그 공항에서는 2시간 더 떨어진 다른 공항(Stansted)이 더라고요.  

자동차도 리턴을 해야 되는데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결국은 돈을 더 주고 Stansted 공항에 자동차를 리턴 하기로 하고 오늘 일정은 접어야 했습니다.

유럽 저가항공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저는 사실 한 번도 저가 항공을 타 본 적이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제가 했던 모든 여행은 저가 항공이 생기기 전이었고, 또 여행을 와서도 저는 한군데 오래 있는 타입이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여행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았거든요.

저가항공 말로만 들어봤지 막상 비행기를 표를 끊을 때 정말 믿어지지 않더라고요.

영국에서 베를린 가는데 채 100불도 하지 않습니다.  대신 가방을 가져 갈 수 없어요. 가방 하나 추가하는 값이 비행기 값과 맞먹습니다.  그래도 영국 주차비 와 유류비를 계산한다면 정말 저렴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긴 거리는 모두 비행기를 타고 움직이기로 했어요.

옛날에 동생들과 유럽 전역을 자동차리스를 해서 여행 한 적이 있었는데  저가 항공 가격을 보니 비행기를 타고 가는게 훨씬 더 싸게 먹히는 거 같더라고요.  

다행히 아들과 여행 가는 것이라 아들은  짐이 없습니다. 티셔츠 몇 벌, 반바지 몇 장.

아들의 짐은 백팩에 넣고 저 혼자만 가방 하나를 엑스트라로 나머지 짐은 큰 아들 방학 할 때까지 큰아들 기숙사에 맡겨 놓고요.  

늘 그렇듯 비행기가 늦게 도착했고 또 늦게 출발해서 우리가 베를린 공항에 내렸을 때는 예정시간보다 2시간 가까이 늦었습니다.  서둘러 렌트카 하는 곳에 갔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렌트카 부스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앞이 깜깜 했습니다. 11시가 넘은 시간에 생전 와보지도 않았던 베를린 공항에서 아들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그때 마침 저희가 렌트한 렌트카 카운터 뒤쪽에서 어떤 남자가 나옵니다.  그래서 무작정 그 사람한테 우리 자동차 예약 했는데 비행기가 늦어서 이제야 도착했다고 말하니 늦으면 늦는다고 말을 해 줘야지 카운터도 다 클로즈 됐고 사람들도 퇴근하고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제가 아니 비행기 안에서 어떻게 늦는다고 연락을 하냐고 ‘너는 여기서 일 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카운터는 클로즈 했는데이 친구가 뭔가 놓고 간게 있어서 가지러 들은 것을 제가 케치한 것이었습니다.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긴 하지만 짐 끌고 아들과 제가 동동 거리는게 안쓰러워 떤지 컴퓨터를 키고 예약을 찾아내서 자동차 키를 줍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꼭 늦으면 늦는다고 연락을 하라고 합니다. 알았다고 말하고 자동차 키를 받았습니다.  십년감수 하는 줄 알았습니다.

항상 아들 앞에서는 아들이 불안해 할까 봐 의연한 척 하는데 얼마나 떨고 긴장을 했던지 정말 자동차 안에 앉으니 머리가 다 아픕니다. 서둘러 챙겨온 두통약을 먹고,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호텔을 찾아 갔고 또 주차비를 아끼느라 아들과 호텔 체크인을 한 후 주차를 하고 또 35분을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아들한테 너무 미안해서 걷기 전에 물었습니다. “근처에서 돈을 많이 내고 주차를 할까 아니면 조금 걸어서 공짜로 주차하는데 가서 주차 하고 올까?’ 했더니 아들이 흔쾌히 같이 걷겠다고 해 줍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유럽 시내는 어딜 가나 하루 주차비가 70불 정도 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옛날에 스페인에서 길거리에 주차했다가 토우 당한 경험이 있어서 그 후 저는 절대로  길에다 주차를 하지 않습니다. 모르는 도시에 와서 토유 당해본 사람만이 제 마음을 아실 거예요.

11시에 비행기 내려서 주차까지 다 하고 호텔 방에 돌아오니 새벽 3시가 넘었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정말로 긴장에 긴장의 끊을 놀 수 없는 하루였습니다.

사실 옛날에 여행할 때는 공항에서 호텔에서 보내 준 리모를 타고 우아하게 체크인을 했는데....

이 나이에 제가 생전 해 보지도 않았던 방식에 여행을 하려니 정말 적응이 안됩니다.

그래서 아들한테 한마디 했습니다.

“아들 나중에 커 성공해서 엄마가 묶는 호텔에 발레파킹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싼더 생각

엄마는 아침부터 허둥지둥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 땡큐를 연발한다. 그러면서 오늘은 걷지 않아도 된다고 일정이 바뀌었다고 한다.  

엄마한테 엄마 전화 하는 동안  전화기로 농구게임 해도 되냐고 하니까 엄마가 그러라고 하신다. 아 신난다.  한참 전화를 하다가 엄마가 오늘 출발하는 공항에 바뀌었다고, 운전을 좀 오래 해야 된다고, 공항을 헷갈렸다고 말한다.  

엄마는 우리한테 항상 제대로 무엇이든 하라고 요구하면서 막상 엄마는 항상 저런다.

두 달 동안이나 여행 계획을 짰다고 생색을 내더니 두번째 타는 비행기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우리가 과연, 아니 엄마가 과연 이 여행을 무사히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엄마는 GPS를 켜 놓고도 길을 못 찾고, 눈 앞에 있는 것도 항상 어디 있냐고 찾는데 그런 엄마가 약간은 불안하다. 베를린에 도착해서도 엄마는 렌트카 회사에 미리 늦는다고 전화를 안 하는 바람에 우리는 자동차도 렌트를 못 할 뻔 했다.  또 호텔도 못 찾으셔서 같은 길을 돌고 돌고 다섯 번만 에야 겨우 호텔을 찾았다.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 졸려 죽겠는데  엄마가 조금 걸어가서 파킹을 하면 3일 동안 200불 정도 세이브 할 수 있는데 같이 걸어가 줄 거냐고 물어본다.

엄마는 당연히 내가 “노” 라고 대답 못 할 것을 알면서 물어보는 거 같다. 당연히 새벽에 내가 엄마 혼자 갔다 오라고 말할 수 없는 걸 알면서  말이다.

나는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주차할 돈이 없다고 이렇게 먼 거리를 걸어서 공짜 주차장을 찾아서 주차하고 오면서도 우리한테 80일간의 여행을 하자고 하고 도대체  뭐가 뭔지 어느 쪽이 진실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