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별 기대 없이 간 도시였는데 모든 것이다 좋았습니다.  

음식도 너무 맛있었고,아들과 싸우지도 않았고, 날씨도 좋았고, 비싸지도 않았고, 그냥 전체적으로 참 기분 좋은 도시였습니다.

독일을 올 때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저는 독일 사람들의 합리를 음식 앞에서 느낍니다.

어디를 가나 아무리 유명한 관광지에 가도 음식 가격이 거의 다 비슷합니다. 이태리나 파리는 유명 관광지에서 식사를 할 경우 자리세 와 함께 콜라 한 잔에 10불을 내야 되는 경우도 있는데 독일은 안그렇습니다.  저는 독일의 이런 합리성이 좋습니다.

우습죠? 이렇게 작은 것에서 합리를 논한다는게 하지만 아이들과 여행을 하다보니 가장 큰 지출은 호텔이 아니라 음식 값입니다. 한창 먹을나이에 있는 다 큰 아들이 거기다가 매일 2만 스텝씩 걸어야 하는 관계로 아들은 항상 배가 고프고 저 또한 먹는 것을 엄청 좋아합니다.

유럽은 양이 적어도 너무 적어요. 항상 한 사람당 두세게 정도는 시켜야지 포만감을 느낄 수 있더라구요.  그러니 저에게 합리적인 음식 값이 얼마나 반가웠겠어요.

제가 베를린 해서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은 베를린 시티 홀입니다. 얼마 전에 새로 더해진 유리 천장은 정치인들은 항상 누가 지켜 보 듯  그리고 공정 해야 한다는 생각을 건축 양식으로 녹여내는 하나의 커다란 예술 작품 이였어요.

베를린은 유럽 도시 중에서도 큰 도시에 속하는 편입니다. 여기 저기 이것 저것 다 돌아 보시려면 아무리 부지런이 여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2 3일은 필요한 곳입니다.

아들과 저는 베를린에서 하루에 3만 5천 스텝을 걸었습니다. 아들이 저를 아직은 많이 어색해 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오래 걷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주 가끔식이지만 속 마음을 살짝 살짝 내비치더라구요. 발에 물집이 잡혔지만 아들이 마음을 조금 열어준 것 같아서 좋았어요.

싼더생각

나는 엄마와 처음 이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본다.

무슨 말을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어색하기도 해서 하루 종일 엄마 하자는대로 하기로 했다.

내가 너무 쉽게 예스라고 대답해서인지 엄마가 걸어도 너무 많이 걷는다.

엄마도 나도 발이 부르터서 호텔에 돌아오자마자 쓰러져 버렸다.

엄마는 자꾸 도시 역사를 얘기해 주려고 하는데 나는 그때마다 말을 돌려 버렸다.

진짜 관심이 없다. 내가 말을 돌려도 엄마는 하루 종일 말을 이어가고 이어갔다.  

늘 느끼는 거지만 우리 엄마는 눈치가 없다.

오늘 ‘베를린’이라는 레스토랑에서 먹은 피자는 내가 태어나서 먹은 피자 중에서 가장 맛있는 피자 였다.  피자를 좋아하지 않는 엄마도 맛있다고 한다. 엄마는 항상 음료수는 딱 한 잔 밖에 시켜 주지 않으면서도 음식은  얼마든지시켜 준다. 피자를 먹으면서 나는 콜라 무한 리필이 가능한 미국집이 그리웠다.

엄마가 오늘 하루 종일 입고 다닌 그린 드레스를 보고 내가 슈렉 같다고 했더니 엄마는 내가 패션을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는 여행이 끝날때까지 다시는 이 그린색 드레스는 입지 않았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