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속도로 운전만 하면 잡니다.  

저는 운전을 잘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운전만 잘합니다. 길도 못 찾고, 고속도로에서는 운전대 만 잡았다 하면 좁니다.

오늘은 베를린을 떠나서 4시간 거리에 있는 폴란드의 워크로라는 도시에 가야 하는데 와 정말 그 4시간이 저 한테는 너무나 참기 힘든 운전이었습니다.  차를 다섯 번 정도 세우고 잠깐씩 자다가 또 운전했던 거 같습니다 아들과 저는 아직 오랜 시간을 한 번도 같이 보내 본 적이 없어서 저 또한 딱히 아들한테 할 말이 없고 또 겨우 찾아내서 말을 할성 싶으면 아들이 바로 끊어 버립니다. 아마 아들도 어색해서 겠지요.

아들은 옆에서 전화기로 끊임없이 오락만 합니다. 그런 아들이 너무 미웠습니다.

'엄마랑 말 좀 해'라고 말을 했는데도 '무슨 말을?' 그러고는 다시 오락에 빠져듭니다. \

저는 조느라 주위 경관을 느낄 수조차 없었습니다.

제가 간과했던 또 하나의 실수입니다.

옛날에 10년도 훨씬 전 동생들과 자동차 리스를 해서 유럽 여행을 할 때도 오로지 저 혼자 운전을 다 했는데 그 때는 그렇게 크게 힘들다거나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어요. 그리고 옆에서 동생들이 계속 말을 하고 잘 들어 주니까 대화를 하면서 가니 그렇게 운전이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다르더라고요.

우선 제가 나이가 먹었다는 것을, 체력이 딸린다는 것을 느꼈고 또 대화할 상대 없이 이렇게 장거리를 운전한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정말로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그래도이 도시는 Wroclaw 와 볼 만한 곳이 습니다. 우리가 묵은 호텔도 아주 마음에 드는 편이었구요.

우리는 짐도 풀지 않고 호텔 체크인을 한 후 바로 올드 타운으로 나갔습니다.

각 도시에서 하루 이상, 1박 2일 이상 하지 않는 관계로 서둘러서 걷지 않으면 2만 스텝을 채울 수가 없을 거 같아서 저는 아들을 데리고 바로 시내로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도시는 예뻤고, 작았고 하루 머물기에 딱 적당한 곳이었습니다.

아들과 저녁을 먹고 남은 음식을 싸달라고 해서 가져오는데 박스 값을 받더라고요. 그것도 이불이나.... 아직도 유럽에서는 공짜가 없다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 않은 거 같습니다. 리필도 없고,  더 달라고 하면 돈 받고, 한국 음식점 가도 반찬은 따로 돈 내고 사 먹어야 되고...... 너무나 모든게 차고 넘치는 나라에서 오다 보니 참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돈이 너무 아까워요.

내일은 5시간을 운전해서 프라하로 가야 하는데 앞이 캄캄합니다.

싼더 생각

엄마는 운전하면서 끊임없이 존 다. 나한테 계속 무슨 말인가 해 달라고 하지 만 나는 도대체 엄마랑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 운전하다가 차를 세우고 10분 후에 깨워 달라 그러고 주무시고, 또 조금 가다가 10분 후에 깨워 달라고 하고 자고.....  우리 엄마는 정말 남들 엄마 같지가 않다. 이상한게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