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제껏 겪지 못했던 일을 겪고 있습니다.일견, 생각하면
우리보다 앞서 산 사람들은
전쟁, 기아, 전염병, 재해 등
그들도 겪지 못했던 것을 겪었을 겁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있어 그래도 괜찮을까요...
그럼, 우리 어른들은 이 불안과 두려움을 어떻게 해야 할지요...
저도 알지 못합니다.
이렇게 동화책 한 권 들고, 숨을 고릅니다.
그럼 고요해집니다.
누군가의 견디는 방법으로, 동화 읽기...
가치가 있으리라 믿고 씁니다.
그런 마음으로 소개하는 동화작가, 숀 탠(Shaun Tan)입니다.
호주의 항구도시에서 태어난 중국계 말레이시아 이민 2세로, 그의 고향은 우리같은 이민자들이 모여살던 곳입니다. 아시안 계로 서구의 세계에 살면서 어려서부터 정체성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나?
자신의 뿌리와 근거에 대한 고민은 혼란과 고독을 낳고, 그의 창작 세계의 근간이 됩니다.
독특한 상상력과 은유로 가득한 숀 탠의 창작 세계에는 딱 떨어지는 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봐도 시원하게 어떤 구체적이고 선명한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을 덮고 나면, 가슴 한 구석에서부터 시작되는
은은한 온기가 조용히 퍼져나가는 듯합니다.
자신이 아프고, 외로워 보았기에,
자신이 떠돌고, 헤매다녀 보았기에,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이리 오라고,
이쪽으로 오라고,
끌어줄 수 있는 걸까요...
그런 의미에서 그의 작품 중에서 '도착'을 가져왔습니다.
음악과 더불어 멋진 영상으로 제작한 버전이 있습니다.
낯익은 곳을 떠나 어디론가 간 주인공은 기괴한 글자와 암호, 이상한 생명체를 만납니다.
완벽하게 낯선 세계에 대한 두려움, 막막함, 떠나 온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처절한 외로움이 갈피마다 묻어납니다.
그렇게 '도착'하지 못하고 떠돌고 헤매던 주인공은 드디어 어딘가에 '도착'합니다.
글자 하나 없이 841개의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동화책입니다.
이야기도 없습니다. 그저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나는 것은...
이미 우리들 안에 이야기가 가득하기 때문이겠지요.
그 이야기를 따라가 보세요.
그리고 도착해 보세요.
당신이 가고 싶어하는 그 곳으로 말입니다.
당신의 평화가 있는 곳.
당신의 사랑이 있는 곳.
잘, 오셨습니다.
![일러스트]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숀탠' : 네이버 블로그](https://lh3.googleusercontent.com/proxy/fOiWc0DU9ZLKW__t2Hkwn1b_8edKAX3CjACGmXnZBhDQpNVKITMGMlCrW17_qpEpzNXyWDGMC9xX_lJNU4PJU9JHzxZtBlk6kp55IqOP77v5tc1leG4yBS4PWcIDGw4aGRXoOzs6uNNBZxjSqXdIWEcBZXV49_p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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