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의 끈 
• 이브 번팅 (글),테드 랜드 (그림),신혜은 (옮긴이)사계절2009-06-08
• 원제 : The Memory St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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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는 고양이 위스커스와 뒷마당에 앉아 있어요.

아빠와 새 엄마, 제인은 울타리를 파란색으로 페인트 칠을 하고 있어요.

아빠와 제인은 로라에게 페인트 칠도 같이 하자 하고

레모네이드도 마시라고 하지만

로라는 거절합니다.

로라는 벨벳주머니에서 '기억의 끈'을 꺼내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했던 지난 날의 추억이 담긴 단추들을 끈에 꿰어 엮은 기억의 끈-.

증조할머니가 소녀 시절 처음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가던 날의 단추,

고모 할머니가 모임에 나갈 때 입었던 드레스의 단추,

스펠링 비 대회에 나갈 때 또다른 친천 할머니들이 입었던 옷의 단추,

걸프전 전쟁에 나간 아빠가 그때 입은 군복에 달렸던 단추,

그리고 엄마의 단추.

엄마가 무도회에 갈 때 입은 드레스에 달렸던 단추.

엄마가 아빠와 결혼할 때 입은 웨딩드레스의 단추.

로라는 그 단추들을 하나하나 들어 고양이 위스커스에게 추억을 들려 줍니다.

고양이는 자꾸 빠져나가려 하네요.

로라는 그런 고양이를 억지로 앉히고 이야기를 듣게 합니다.

"내가 나한테 이야기할 수는 없잖아." 하면서 말이죠.

그러면서도 로라의 신경은 울타리를 칠하는 아빠와 제인에게 자꾸 쏠립니다.

저녁이면 베란다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아빠와 제인.

로라는 친절한 제인이 싫지는 않았지만 자꾸 못돼게 구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위스커스에게 지난 추억을 들려주는 로라의 목소리를 듣는

제인의 마음은 움츠러 듭니다.

그때 위스커스가 움직이면서 그만 끈이 풀어져 단추가 사방에 흩어집니다.

아빠와 제인도 로라와 함께 단추를 찾아봤지만 

아빠 군복에 달려있던 단추는 끝내 찾지 못합니다.

로라는 결국, 울음을 터뜨립니다.

왜냐하면 그 단추는 로라의 엄마가 제일 좋아했던 단추였거든요.

아빠는 내일 다시 단추를 찾아보자고 하지만 그 옆에서 제인은 로라를 바라보기만 할뿐,

안아주거나 달래주지 못합니다. 

그날 밤, 로라가 잠자리에 든 뒤, 아빠와 제인은 베란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빠가 똑같이 생긴 '가짜' 단추가 있다면서 제안하죠.

군복을 거내 보면 단추가 있을 거라고요.

그러나 제인은 반대합니다.

모양이 같다고 같은 단추가 아니라면서요.

로라에게 필요한 건 엄마의 추억이 담긴 바로 그 단추라면서요.

다음 날, 제인은 잃어버린 단추를 찾아냅니다.

제인은 그 단추를 로라 눈에 잘 띌만한 곳에 둡니다.

요정이 갖다 준처럼요.

그런데 로라는 이 모든 걸 다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제인의 따뜻한 마음도, 단추를 찾은 것도요.

밖으로 나온 로라의 눈에 제인이 입은 작업복의 녹색 단추가 들어옵니다.

로라는 '예뻐요'하고 말하고 싶지만 하지 못합니다.

대신 이렇게 말합니다.

"단추를 끼는 걸 도와줄 수 있나요?"

제인은 흔쾌히 그러겠다고 합니다.

"그럼, 네가 원하면 난 언제든지!"

새로운 가족이 탄생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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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일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그만큼 부부의 이혼이 늘어나고만 있는 추세라고 하지요.

어른도 마찬가지죠.

결혼으로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또 이혼으로 또다시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새로운 가족을 맞는 일은 두렵습니다.

기존의 가족이 그립고

기존의 가족의 마음을 다칠까 걱정되고...

새엄마, 새아빠란 사실을 누가 알까봐 그것도 걱정됩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모든 걸 자연스레 받아들이기는 아이도, 어른도 어렵기만 합니다.

그럴 때 이 동화의 '단추'가 끈이 되어 줄 수 있겠지요.

이 동화의 '단추'는 '마음'을 말합니다.

과거에만 이어져 있는 줄 알았던 마음.

그러나 그 마음은 현재와 미래에도 열려 있었던 겁니다.

우리가 자꾸 과거를 향해서만 닫으려는 마음.

이미 마음은 현재와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데

과거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미련과 의리 때문에 

그 마음을 자꾸 부정하고 닫으려만 하죠.

특히, 순수한 아이들이 더 그렇겠지만

어른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단추'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새가족을 아무렇지도 않게 두팔 벌려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단추를 꿰듯 천천히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를 맞이해 간다면

새가족은 어느덧 '가족'이 되어 있겠지요.

작은 '단추' 하나로 이어진 로라와 제인의 마음처럼

여러분도 오늘 작지만 소중한 '단추' 하나,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