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책 소개
《삶이 머무는 자리, 그네》는 그네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모든 순간이 주인공입니다. 운동장 끝에 걸린 서너개의 그네를 타기 위해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이 전력질주를 했죠.
숨이 턱에 차서 헉헉거리며 겨우 그네 하나를 쟁취하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지요.
누가 뒤에서 밀어주지 않으면 앞으로 나가지 않았어요.
저는 혼자 발 구르는 법을 잘 몰랐으니까요.
어떤 아이는 몇 번 만에 공중으로 차고 올라 까마득히 멀어졌죠.
힘을 내서, 용기 내서 계속 발차기를 시도한 끝에 나도 어느 정도 올라갔어요.
하지만 이내 무서워져 속도를 줄이죠.
누가 뒤에서 밀어주던 힘이 점점 거세지면 비명을 질렀고요.
지금은 많이 후회해요.
지금 이 나이 먹어 그네를 탈 수는 없잖아요.
그네를 타고 공중으로 높이 올라간 느낌은 어떤 걸까요.
더 멀리 바라볼 수 있었던 그때의 그 겁없던 아이들은 지금 세상이 두렵지 않을까요.
지금의 나보다는 어쩐지, 잘 살고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아는 어떤 사람은 어렸을 때 집 마당 나무에 아버지가 그네를 달아줬다죠.
그 그네를 아버지가 늘 밀어주셨고요.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그네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죠.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집이 팔릴 때, 그 사람은 그네에 앉아 한참을 울었대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보다도 더 많이...
그네는 추억 같아요.
외로운 추억
슬픈 추억
즐거운 추억
행복한 추억
분명, 그네를 안 타 본 사람이 없으니까요.
여러분의 그네는 안녕한지요.
안녕하길 빌어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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