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에 관한 내용은 6분 30초부터 있습니다만, 여기에도 간략히 요약해보겠습니다.

1.

공화당 후보가 이례적으로 빨리 결정되었습니다(보통은 5~6월에 그림이 나오고 7월 쯤 후보 확정). 트럼프가 또 한번 돌풍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정치적 양극화를 최대치로 활용하는 동물적인 감각이 있습니다. 최근 몇년은 가히 내전이라고 불리어도 무방할 정도로 민주당 대 공화당 대립이 극심한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민주당을 제압할 후보는 ‘역시나 트럼프 뿐’이라는 지지자들의 결집이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 원초적인 인종주의를 자극합니다. 미국의 주인은 백인이라는 선명한 정체성, 즉 ‘백인 우월주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남미 이주민들이 미국의 피를 더럽히고 있다(poisoning the blood)고 주장합니다.

- 정치 냉소주의를 불러일으켜 일반 유권자들을 떠나게 만들고, 철통같은 지지자들만 투표장으로 나오게끔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를 견제해야할 역할을 향해서는, 소위 트럼프 ‘면역력’을 키워놓았습니다. 보통의 정치인들이 하면 질타를 받을만한 발언이나 행동들을 하여도 “트럼프니까” 어느 정도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는 것입니다.

2.

공화당 경선에서 겨루었던 니키 헤일리(전 유엔대사) 후보는 사퇴하면서도 트럼프 지지선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디센티스 등 다른 후보들은 트럼프를 흉내내는 정치인이었습니다. 반면 헤일리는 그에게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트럼프를 용납하지 못하는 보수파들의 지지와 정치자금을 얻었습니다. 이런 본인의 장기적인 정치 인생을 고려했을 때, 현재 트럼프를 인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겁니다.

3.

바이든 대 트럼프 구도에서 현재 여론은 ‘트럼프에게 유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Decision Desk와 The Hill이 공동으로 수집하고 있는 미 전역 여론조사 수치의 평균에 따르면 45.6%(트럼프) 대 43.5%(바이든)입니다(방송 날짜 기준). 오차범위 내 접점이지만, 문제는 (1) 바이든이 앞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과 (2) 선거에서 결판을 내는 스윙스테이트, 이른바 ‘러스트벨트’의 차이는 오히려 더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들 주 중에서는 4~10%까지 트럼프가 앞서는 경우도 있습니다.

4.

오늘 선거가 이루어진다면 트럼프가 이길 확률이 높지만, 11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앞으로 주목해보아야 할 변수는 무엇일까요? 역시나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입니다만 몇가지 더 보탤 것이 있습니다.

- 나이: 사실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4살 많은데, 상당히 노쇠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반면에 트럼프는 역동적이고 에너제틱해보이고요. 바이든의 노인 이미지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상당히 불리한 부분입니다.

- 낙태 이슈: 미국은 여전히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 여성의 결정권을 국가가 빼앗아간다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2022년 연방대법원에서 헌법상 낙태의 권리를 보장하는 판결(1973)을 폐기함에 따라, 각 주는 독자적으로 낙태를 금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변화가 민주당에 표를 던지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 난민 문제: 남미에서 들어오는 불법이주자와 난민 정책에 있어서 바이든이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이 지점을 트럼프가 맹렬히 공격하고 있고요.

5.

트럼프의 당선은 우리의 외교를 훨씬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 우선 트럼프는 동맹의 역사와 정당성과 같은 것들을 안중에 두지 않고, 오직 ‘America First’가 제1원칙입니다. 이미 지난 임기 때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현재 한국 정부가 한미일 군사 협력을 ‘업적’이라고 주장하는데, 트럼프가 그 대가를 요구하지 않으리란 법이 있을까요? 그 업적 지키고 싶으면 비용을 지불하라고 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미 내고 있는 분담금을 올릴 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주둔비, 훈련비도 더 청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두 번째는 공장이전 보조금 문제입니다. 국외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안주겠다고 아예 선언을 한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에 봉착한 우리 정부가, 기업을 대변해서 과연 제대로 요구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조지아 평화포럼 화상 토론회
 주제: 요동치는 세계정세와 불안한 한반도 그리고 미국 대선
 일시: 2024년 3월 15일 (금) 오후 8시 (미국 동부)
 2024년 3월 16일 (토) 오전 9시 (한국)

진행: 이재봉 (원광대학교 정치외교학.평화학 명예교수)
토론: 김준형 (한동대학교 정치학 교수/ 외교광장 이사장 / 전 국립외교원장)
 문장렬 (전 국방대학교 군사전략학 교수 / 전 청와대 NSC 전략기획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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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조지아 평화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