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문제는 미국 대도시 어디에서든 두드러지는 상황입니다. 언론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65만명 정도라고 추산했지만, 실제로는 이것보다 많을 겁니다. 시애틀 곳곳에서도 노숙자들이 함께 모여 생활하는 텐트촌이 생겼다가 강제로 해산되어 다른 곳으로 모여드는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당연히 범죄와 위생, 이에 따르는 질병과 치안부재 문제가 당연히 생겨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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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해법은 민주당의 경우엔 지원, 공화당, 특히 트럼프의 경우엔 강제시설 수용을 해법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은 분명합니다. 특히 강제 시설 수용의 경우 바로 인권의 문제가 대두될 것입니다. 문제는 이 극우적 발상에 대해 사람들이 호응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들은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그 정책을 옹호하고 있는 사람들 자체가 언제든지 자기들도 그런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는 처지라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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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노숙자로 내몰린 이들의 상당수는 코로나 창궐 때 직장을 잃고, 각 지방정부 등에서 지원하는 주거보조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가 결국 퇴거당한 케이스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이런 상황을 그 전엔 겪어본 경험이 없는 이들입니다. 물론 평균적인 미국인들의 저축 습관에도 문제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만, 요즘 미국의 경제상황 아래서 여축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매우 소수라고 봐도 됩니다. 고용도 불안정한데다 소득 수준도 낮은 이들은 언제든지 멀쩡한 삶을 살다가 길거리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이들은 쉽게 마약의 유혹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현실을 잊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유일한 탈출구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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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계선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트럼프를 더욱 지지하고 있는 이 상황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가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렌트비만 내는 형태의 주거에서 사는 사람들은 물론, 자가 주택을 갖고 있는 이들조차 은행 모기지를 계속 체납하면 집에서 쫓겨나는 건 매한가지입니다. 과거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던 중산층들이 모여살던 디트로이트 시 같은 곳이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들여다보면 이 잔혹한 신자유주의 이후 자본주의의 가장 끔찍한 얼굴이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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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방법은 소수가 독점하고 있는 부를 더 많은 이들이 분배해 나눠가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것 뿐입니다. 대공황 이후 시달리던 미국 경제가 가장 극적인 성장을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부자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공산주의적'이라고까지 불리우던 뉴딜 정책 덕이었습니다. 전쟁 때는 상위 고소득층으로부터 무려 소득의 80% 이상을 뜯어가던 그의 악명높은 과세는 미국의 현재 인프라들을 만드는 바탕이 됐고, 그것이 중산층을 탄탄하게 만들어 미국이 건강한 부자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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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레이건의 등장 이후 미국의 상황은 급전직하했지요. 아무튼 그때 망가진 미국은 지금 더욱 망가져가고 있습니다. 기사에 나온 것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길거리의 사람들이 되어 거리를 전전하는 모습이 마치 존 스타인벡의 명저 '분노의 포도'의 현실판처럼 느껴지는 건 그런 이유에서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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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더 많은 국민들이 함께 잘 살도록 하는 데 존재 이유가 있을 겁니다. 하긴 우리도 '개인의 부와 영달'만을 삶의 목표로 삼도록 부추겨 온 수구 세력들이 교묘하게 일반 국민들을 그런 식으로 세뇌해 왔고, 그것 때문에 아직도 윤석열 같은 자가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거겠지요. 그러나 이번 기회에 확실히 다시한번 민주주의를 살리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가 '공공선'에 있다는 걸 모두가 함께 깨닫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어쩌면 우리의 변화가 세계의 변화를 불러오는 몸짓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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