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앞 머리를 살짝 세우는게 유행이었는데 교복을 입는 학생들이 그 유행을 지나치게 따라 늘 "닭벼슬"같은 머리로 등교했다.

나의 일은 교문에서 그들의 복장을 확인하고 지각을 잡는 일을 할 때였다. 

그 싱그러운 젊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나이가 되었기에 충분히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지만 그때는 통통뛰는 그 여교사가 조금은 교무실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교무 회의가 시작된 후 1,2분 늦게 신임교사가 들어오는데 하이힐을 신고 특유의 날카로운 소리를 내면서 그것도 늦었다는 생각에서인지 뛰어서 들어오는데 모든 사람들의 시선 집중.

날씨가 조금 더워지니 복장이 점차 노출에 가까워지자 교감 선생님이 불러서 복장에 대한 예의를 가르치자,

"요즘같은 날씨에 더워서 수업이 안됩니다. 노출 수준은 아닌데 규제를 하시네요."

당당한 그녀의 말투가 너무 존경스런 구세대가 된 나의 모습.

자세히 복장을 보니 등이 목에서 20센티는 파진 등의 1/3이 보이는 셔츠에 속옷을 입지 않고 훤히 비치는 브라.

울 학교 여학생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복장이 런닝을 입지 않고 다니는 것이었고 그것을 학교에서 단속을 하던 때였기에 조금은 눈살이 찌푸려졌다.

단정하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받던 시대였다. 

치마가 여자의 정장이라 생각했던 때라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치마를 입고 다녔는데 그녀는 그야말로 미니스커트를 입고 학교에 출근하니 학생들은 환호, 인기짱인 신세대 선생님었다. 그 당시엔 그녀가 만들어낸 수 많은 학교에서의 문제(?)는 골칫거리가 되고도 남았다. 규제를 하건만 교사가 흐트리는 머리 스타일, 복장, 신발, 말투..인기있는 젊은 교사의 파워는 학생과 교사의 지도를 무색케 하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에 와서 공립학교에서 일하면서 이들의 자유로운 복장을 볼 때마다 생각이 나는 일들이다.(모든 교사가 그렇지는 않다. 한국의 교사보다 더 멋지게 교사의 복장의 중요성을 아는 교사가 많다.)

덩치가 큰 사람들은 여름 복장에 신경을 써야 할 듯한데 이곳의 여름 옷들은 가슴이 거의 드러나는 옷들이다 보니 어디다 눈을 두어야할지 민망한 경우도 있고 속옷인지 겉옷인지 구분이 안되는 복장을 보면서 적당한 규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바지는 거의 언더웨어 수준에 신발은 플립플랍을 신고 맨발로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자유"가 뭔가 생각도 해 본 시간이 있었다.

너무 규제를 하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놔두는 것도 그렇게 아름다와 보이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 생각이다.

덧붙혀서 내 생각은 복장이 그 사람의 마음가짐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있다. 

더군다나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본보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한국의 교육이었다. 

아쉽게도 지금은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교사에 대한 인식은 그리 많이 달라지지 않은 면도 보인다.

만약 도둑질을 한 사람을 잡았는데 그 사람이 교사였다면 일반 도둑놈보다 더 질타를 받는 것들이 그렇다.

학생들의 눈에는 교사의 복장이나 말투, 신발등은 중요하지 않지만 중요한 허용을 허락할 수 있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교권이 땅에 떨어져 학생들에게 매맞는 교사도 생기는 세태이지만 그러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라 여러모로 행위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오랜 교사를 한 나의 생각이고 요즘의 학교는 안그렇지만 말이다.

미국에 와서 보니 우리가 말하는 미국의 문화는 중하류 문화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닌 문화들이 많다. 

잘 사는 상류층은 아직도 교복을 입고 단정하게 수업을 하고 교사들도 우리나라의 "스승"의 개념으로 인식이 된다.

스스로 선택할 문제이지만 교사는 교사로써 프라이드를 가질만큼 충분히 인정받는 공교육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