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본의가 아니게 집안의 냄새가 좀 그렇다. 

초를 켜고 창문을 열고 하지만 그 때뿐이고 늘 냄새에 민감해졌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에도 예민해져서 골치가 아플 때가 많다. 

 하루만 안 감아도 머리 냄새를 나 스스로 느끼는데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냄새를 못 맡는지 일하다가 동료들의 머리 냄새때문에 힘들 때가 있다. 

나이가 들면 머리카락을 잘라야하는 이유도 냄새와 연관된 것도 있지 않을까 싶다. 나이들어 머리카락이 치렁한 것은 초라해 보이는 것은 물론 머리를 자주 감지 않으면 냄새가 역하기 짝이없다. 

학생부 교사로 있던 때, 그 때는 학교에서 머리 길이를 확인하고 가위로 자르기도 하고 염색한 머리를 색출해 벌도 세우던 시절이다. 

교실에 들어가면 알 수 없는 묘한 냄새가 나는지라 늘 무슨 냄새인지 궁금했다. 결혼하고 남편이 담배를 피우니 태우지 않은 담배에서 나는 냄새가 바로 그것. 가방 검사가 일반화되던 때인지라 학생들이 운동장 조회를 서면 학생부 교사들은 각 반을 돌면서 가방 검사를 하곤 했다. 물론 모든 학생을 다 검사할 수 없는지라 냄새로 찾아내던. 볼펜 몸체에 담배를 말아 넣어서 눈으로는 도무지 찾을 수 없게 만드는 학생들의 머리굴림은 교사가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걸 냄새로 찾아내서 난 졸지에 마귀할멈에서 개코로 별명이 바뀌는 순간도 있었다.

나에게 나는 냄새는 남에게 얼마나 영향을 줄 지 생각하면 적당히 살자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분명한 생각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니까.